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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누스의 달 1월, 날씨도 이름값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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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야누스(Janus)는 앞뒤를 동시에 향하는 두 얼굴을 지닌 로마의 신이다. 그래서 종종 ‘야누스 같다’는 표현은 이중적인 사람을 일컫는 말로 쓰이기도 한다. 하지만 로마신화 속 야누스는 배의 사용법을 고안하고, 화폐를 널리 통용시킨 능력 있는 통치자였다. 그는 자기 백성들에겐 한없이 자애로웠지만 침입자에겐 엄하고 무서웠다.

 영어에서 1월을 가리키는 ‘January’는 ‘야누스의 달’을 뜻하는 라틴어 야누아리우스(Januarius)에서 유래했다. 그래서인지 요즘 날씨도 두 얼굴의 야누스 같다. 1월 들어서 최근까지 기록적인 한파가 한반도를 강타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10일까지 서울 지역 평균 최저기온은 영하 11.5도였다. 영하 13도를 기록했던 1986년 이후 27년 만에 가장 낮다. 이토록 끝나지 않을 것 같던 날씨가 야누스의 두 얼굴처럼 갑자기 뒤바뀐다. 매서운 한파는 이번 주말께 확 누그러들 것 같다. 오랜만에 평년 기온(최저 -12~4도, 최고 0~9도)을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

 로마인들은 야누스의 두 얼굴을 시작과 끝을 상징하는 의미로도 받아들였다. 1월에 야누스의 이름을 붙인 것도 묵은해와 새해의 접점이라는 뜻이다. 주말부터 다음주 수요일까진 포근한 날씨가 계속된다. 상쾌한 공기를 벗삼아 나들이라도 하면서 지난해를 정리하고 새해 다짐을 다시 한번 다져보는 것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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