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꿀+계피'와 끓이면 보약보다 좋다는 '이것'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11면

뜨거운 와인 ‘글루바인’은 레드와인에 과일과 향신료를 넣고 약불에서 끓여 만든다. 사진은 서울 논현동 임피리얼 팰리스 호텔에서 글루바인을 만드는 모습. 정향을 박아넣은 오렌지와 통계피를 넣어 끓였다.

인체는 오묘하다. 추운 날에는 본능적으로 달달한 음료가 당긴다. 찬바람에 언 몸을 풀어줄 에너지가 필요해서다. 유난히 추운 올겨울, 몸과 마음에 에너지를 불어넣어줄 제철 음료를 알아봤다. 따끈하고 달콤한 맛에 영양까지 더한 음료들이다.

새콤달콤, 끓여 먹는 와인

와인을 끓여 마시는 전통은 유럽에서 왔다. 한겨울 원기 회복이나 감기 예방을 위해 약으로 마시기 시작했다고 한다. 겨울철 축제나 크리스마스 파티 등에도 단골 메뉴로 등장하는 음료다. 뜨겁게 마시는 와인을 부르는 이름은 다양하다. 독일어로는 ‘글루바인(Gluhwein)’, 프랑스어로는 ‘뱅쇼(vin chaud)’, 영어로는 ‘멀드 와인(Mulled wine)’이다. 뜨거운 와인은 냄비에 포도주를 붓고 레몬이나 말린 과일, 꿀과 계피 등을 취향대로 넣은 뒤 뭉근한 불에 30분 이상 끓여 만든다. 피노누아·시라·메를로 등 과일향이 풍부한 포도 품종으로 만든 레드와인을 주로 사용한다. 와인을 끓이면서 오렌지주스·레몬주스 등을 약간 섞어도 괜찮다. 서울 논현동 임피리얼 팰리스 호텔의 뷔페식당 카페아미가의 ‘글루바인’ 은 와인 2L, 오렌지 1개, 정향 25~30개. 통계피 70g, 꿀 100~150g을 섞어 만든다. 재료를 모두 섞어 한꺼번에 끓이면 되는데, 정향이 떠다니지 않도록 오렌지껍질에 박아넣고 오렌지를 통째로 사용하는 게 좋다. 이렇게 끓인 와인은 혈액순환을 도와 피로 해소에 효과가 있다. 특히 감기에 걸려 몸이 으슬으슬 추울 때 마시기엔 안성맞춤이다. 끓이는 동안 알코올 성분이 상당 부분 날아가 술이 약한 사람도 쉽게 마실 수 있다.

 우리나라에도 끓인 와인과 비슷한 술이 있다. 해장술 ‘모주’다. 전주의 향토음식인 모주는 막걸리에 생강·대추·인삼 등 한약재를 넣고 24시간 끓이다가 알코올 성분이 거의 없어졌을 때 계피가루·흑설탕을 넣어 따뜻하게 마시는 술이다. 단맛이 강하고 알코올 도수가 2도 정도밖에 되지 않아 음료처럼 마실 수 있다.

1 끓인 와인을 도자기 잔에 담아냈다. 유럽에선 보온병에 넣어 가지고 다니면서 마시기도 한다. 2 말린 귤 껍질로 만든 진피라떼. 진피를 끓이는동안 온 집안엔 상큼한 향이 퍼진다. [사진 디자인이음] 3 단호박 라떼. 탄수화물과 섬유질이 풍부한 음료다.[사진 디자인이음]

 우유의 무한 변신, 라떼

『유기농 카페 음료』(디자인이음)의 저자인 푸드스타일리스트 김보은씨는 겨울 음료로 다양한 라떼 메뉴를 제안했다. 몸을 따뜻하게 데워주고 속을 든든하게 해준다는 이유에서다. 단호박·고구마·콩가루·미숫가루 등 고소한 재료는 물론 진피(귤껍질)·유자청·홍삼엑기스 등도 따뜻한 우유와 잘 어울린다. 라떼를 집에서 만들어 먹을 때 가장 어려운 과정은 우유 데우기다. 우유를 너무 높은 온도에서 데우면 막이 형성될 뿐 아니라 비릿한 맛이 강해진다. 라떼에 적당한 우유 온도는 50~60℃ 정도인데, 우유를 냄비에 넣어 데우다가 가장자리에 뽀글뽀글 기포가 올라올 때 불을 끄면 대략 이 온도를 맞출 수 있다. 우유 대신 두유를 사용할 때도 온도 맞추는 방법은 같다.

  커피전문점 등의 대표적인 겨울 메뉴로 부상한 고구마라떼는 찐 고구마보다 군고구마를 이용해 만들 때 더 맛있다. 단맛과 구수한 향이 더 강해서다. 고구마는 오븐이나 직화구이용 냄비 등을 활용해 껍질에 끈적한 액체가 흘러나올 때까지 굽는다. 고구마라떼 1인분에는 중간 크기 고구마 반개 정도의 분량(100g)이 들어간다. 고구마와 우유(1인분 200mL)를 믹서에 넣어 간 뒤 소스팬에 부어 뜨겁게 데우고, 여기에 아가베 시럽이나 꿀을 첨가해 마시면 된다. 시판 고구마라떼는 대부분 라떼용 파우더나 페이스트를 스팀우유에 섞어 만든다. 집에서도 한꺼번에 고구마라떼 재료를 준비해두고 싶다면 페이스트 형태로 만드는 게 좋다. 군고구마 속살에 시럽이나 꿀을 섞어 으깬 뒤 한 번 먹을 분량씩 작게 나눠 냉동실에 보관하면 된다. 찐 단호박을 이용한 단호박라떼도 고구마라떼와 같은 방식으로 만든다. 단호박과 함께 옥수수 가루를 넣어주면 구수한 맛을 더할 수 있다.

  한약 재료이기도 한 진피로 만든 라떼는 감기에 걸렸을 때 권할 만한 음료다. 진피에 가래와 콧물 등을 삭혀주는 효능이 있기 때문이다. 진피라떼를 만들 때는 우선 진피를 가볍게 씻은 뒤 찬물에 담가 15분 정도 끓여 진핏물을 만든다. 진핏물 50mL에 유자청 2큰술을 넣어 진피유자차를 만들고, 여기에 뜨겁게 데운 우유 150mL를 넣으면 완성이다. 진피는 대형마트 유기농 코너나 약재 상가에서 구입할 수 있으며, 집에서 만들 때는 귤 껍질을 굵은 소금으로 깨끗이 닦아 말려 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