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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적 개인, 공공의 정부는 환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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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공공선택(public choice) 이론의 주창자이자 1986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미국 학자 제임스 M. 뷰캐넌(사진)이 10일 버지니아주 블랙스버그 루이스게일 병원에서 타계했다. 93세. “뷰캐넌의 공헌은 개인 간 상호 교환에서 유래하는 이익의 개념을 정치 의사결정에도 적용시킨 데 있다.” 노벨상위원회의 발표처럼 그는 경제사상사를 넘어 정치이론에서도 중요하게 자리매김된다.

  그의 공공선택 이론에 따르면 ‘이기적 개인 대 공공의 정부’라는 가정은 환상이다. 국가와 정부를 위해 일하는 사람 역시 이기적인 동기에 따라 움직인다. 사회적 후생, 정의·복지 등을 내세우지만 실제로는 정부 기능과 규모를 키울수록 해당 부처가 이익을 얻는다. 결국 정부는 점점 몸집을 불리고 재정 적자는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뉴욕타임스는 실제 이 같은 일이 미국 정부에서 일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뷰캐넌은 정치인의 위선이 성품 때문이 아니라 잘못된 정치제도에서 비롯된다고 봤다. ‘적자 속의 민주주의’라는 그의 유명한 말은 이런 시각에서 유래했다. 이런 실패를 해결하기 위해 소득세율을 단일화하고 통화량을 성장률 등에 연동시켜야 한다고 했다. 『헌법적 질서의 경제학과 윤리학』 등 30여 권의 저서를 통해 ‘헌법경제학’을 설파하기도 했다.

 1919년 테네시주 머프리즈버로에서 태어난 그는 48년 시카고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버지니아대 등을 거쳐 조지메이슨대 교수를 역임했다. 69년 공공선택연구소를 설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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