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난 산림 복원 위해선 나무 안심는게 좋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9면

산불이 난 뒤 불에 탄 나무를 없애고 소나무를 심는 것보다는 자연상태로 내버려두는 것이 생태계 복원에 더 좋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는 환경부가 강원대 정연숙 교수팀에 의뢰해 2000년 4월 동시다발적으로 큰 산불이 난 동해안 지역을 1년8개월 동안 조사한 결과다.

이에 따르면 산불 발생 1년 뒤 비교한 결과 인공조림지에 새로 심은 어린 소나무는 20~30㎝ 성장한 반면 자연복원지에서는 활엽수가 1백60㎝나 자라는 등 복원력이 더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주로 불에 탄 나무의 그루터기와 뿌리에서 새싹이 돋아났기 때문이다.

또 산불이 나기 전에는 소나무숲이 70%, 활엽수림이 3% 가량이었던 것이 자연복원 상태에서는 대부분 활엽수림으로 바뀌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같은 활엽수림 자연복원지가 인공조림지보다 산불.병충해에 더 강하다고 밝혔다.

인공조림의 경우 불에 탄 나무를 제거하기 때문에 영양분을 품은 토양도 자연복원지보다 30여배나 많이 씻겨내려가는 것으로 분석됐다.연구진은 동해안 산불피해지역의 81%는 자연복원이 충분히 가능한 것으로 추정했다.

이후남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