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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김도향씨 경인방송 '굿나잇쇼' 진행

중앙일보

입력

지난해 10월 말 경남 산청의 군청 체육관. '사랑의 문화봉사단'주최로 가수들의 공연이 열렸다.

가수에서 명상 음악가로 변신한 김도향(57.사진) 씨의 입에서 '벽오동' 등 가수 시절 히트곡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20여년 만의 노래였다.

주민들의 박수 소리로 체육관은 떠나갈 듯했고, 그 순간 '각성(覺醒) '의 충격이 그의 머리를 때렸다고 한다. 노래는 추하지 않고, 사랑은 나눔으로써 더 풍요해진다는 깨달음. 도인의 삶을 지향하던 그가 속세로 내려오는 순간이었다.

그후 김도향의 생활은 변했다.

올해 초부터 새 음반 작업에 착수했고, 오는 26일부터는 방송 진행자로 변신한다. 경인방송(iTV) 에서 새로 신설한 '김도향의 굿 나잇 쇼'(금요일 밤 12시15분) 란 한시간 짜리 프로를 맡은 것이다. 명사 한 명과 그가 지정하는 가수를 초청해 노래도 듣고 진솔한 이야기도 나누는 본격 문화 토크쇼다. 그도 직접 노래를 부른다.

"너무나 척박한 생활 속에 모두들 삶의 의미를 잃어가고 있지요. 재미와 정감이 넘치는 문화 공간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첫 방송에는 영화감독 이장호씨와 가수 김세환씨가 출연하고, 2회에는 지휘자 금난새씨와 가수 노영심씨가 나온다.

이 프로를 위해 그는 이미지도 바꾸었다. 그의 분신이나 다름없던 한복을 벗고, 흰 수염도 3분의 1이나 잘라냈다. 필요에 따라 선글래스도 낄 각오다.

"온 세상이 웃음판으로 변하는 현실이 서글프다"는 김도향씨는 "이런 세상에 향기를 전달하고, 맑은 샘물 한 방울을 떨어뜨린다는 의미로 방송을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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