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회갑을 맞은 아르헨티나 태생의 유대계 지휘자 겸 피아니스트 다니엘 바렌보임(사진)이 EMI 레이블로 기념 앨범 두 장을 냈다.
2000년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테아트로 콜론(2천4백67석)에서 열린 데뷔 50주년 기념 독주회 실황 앨범과 1991년 세르지우 첼리비다케(1912~96)지휘의 뮌헨 필하모닉과 녹음한 차이코프스키와 슈만의 피아노 협주곡 음반이다.
바렌보임이 11년 전 뮌헨필과 연주한 피아노 협주곡은 이번에 CD로 처음 공개되는 실황 녹음이다. 눈부신 테크닉(차이코프스키)과 다소 따분한 선율의 연속(슈만)으로 흐르기 쉬운 이들 협주곡에 숨겨진 또 다른 면모를 보여주기에 충분하다.
다소 긴 호흡과 느린 템포로 관현악의 속살을 숨김없이 드러내 보이는 첼리비다케의 거장적 풍모에다 시종 긴장감을 잃지 않고 명쾌하게 악상을 부각시키는 바렌보임의 유려하면서도 자신감 넘치는 터치가 어우러져 협주곡의 다차원적인 입체감을 느끼게 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