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스와 KBO, 한쪽은 거짓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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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국내 최초 독립야구단 고양 원더스가 내년 경기 편성을 놓고 한국야구위원회(KBO)와 대립하고 있다.

 하송(35) 원더스 단장은 26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난주 KBO로부터 내년 시즌 퓨처스(2군)리그 48경기에 참가하라는 통보를 받았다”며 “2013시즌엔 100경기가 꼭 편성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퓨처스리그의 남부리그 소속 구단은 올 시즌 팀당 100경기, 북부리그 소속 구단은 92경기씩 치렀다. KBO 회원사가 아닌 원더스는 프로 2군 팀들과 번외로 48경기를 가졌다. 원더스는 20승7무21패(승률 0.488)를 기록하며 기대 이상 선전했다. 또 원더스 선수 5명이 프로 구단에 입단하는 성과를 냈다. 원더스와 프로야구가 공생했다.

 그러나 내년 계획에 대해선 입장이 서로 달랐다. 하 단장은 “KBO가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면서 “지난해 9월 e-메일을 통해 2013시즌부터 퓨처스리그 정식 참가를 전제로 100경기 편성을 약속받았다. 이를 위해 선수단 규모를 32명에서 48명으로 늘렸다”고 밝혔다. 경기력 향상과 사기 진작을 위해 원더스도 다른 2군 팀들만큼 경기를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어 하 단장은 “(구단 운영을 보증하기 위해) KBO에 예치금 3억원을 냈다. 예치금을 내지 않은 일본 소프트뱅크 3군팀과의 형평성도 맞지 않다”고 아쉬워했다. 소프트뱅크 3군팀은 원더스와 비슷하게 ‘준회원’ 자격으로 올해 퓨처스리그에 참가, 번외경기로 16경기를 치렀다.

 KBO는 원더스의 주장을 반박했다. 정금조 KBO 운영팀장은 “100경기 편성을 약속했다는 건 금시초문”이라며 “2013년 일정에 대해서는 지난 3월 원더스와 시즌 뒤 재논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정 팀장은 “원더스가 정식 회원사도 아니고, 우승을 목표로 하는 다른 프로팀들과 지향점도 다르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다. 아울러 정 팀장은 “예치금은 최소한의 안전장치로 마련했던 것이다. 11월 말 이자까지 더해 원더스에 돌려줬다”고 전했다.

이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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