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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메이저리그시즌 결산 (3)

중앙일보

입력

“많은 것을 경험한 한 해였다.”
 
‘코리아 특급’ 박찬호(LA 다저스)는 본인의 말처럼 올시즌 천당과 지옥을 들락날락했다. 박은 시즌 전반 15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 피칭(선발 6이닝동안 3실점 미만)과 2점대 방어율을 유지하며 이제까지 늦게 발동이 걸린다고 해서 붙혀진 ‘여름 사나이’라는 꼬리표가 무색할 정도였다.

 
전반기 8승5패라는 성적이 말해 주듯 박은 부상 병동인 다저스 마운드의 희망, 자체였다.

여기에 난생 처음 올스타에 뽑히는 영광까지 덤으로 안았다.

그러나 후반기 들어 박은 허리 부상으로 ‘널뛰기 피칭’에 시달렸고 여기에 ‘2,000만달러 연봉설’과 팀 성적 부진의 원흉으로 지목돼 주류 언론으로부터 집중 포화를 받았다.

15승11패, 방어율 3.50.

시쳇말로 산전수전 다 겪은 박찬호의 올시즌 희비쌍곡선을 그려본다.

▲Mr. 올스타
 
박찬호의 올시즌 가장 큰 업적은 한국 선수로는 최초로 메이저리그 올스타에 당당히 선발 된 것. 메이저리그 정상급 투수로 인정받은 것.

이날 경기에서 박은 올시즌을 끝으로 은퇴한 ‘철인’ 칼 립켄 주니어(볼티모어 오리올스)에게 솔로홈런을 허용, 영원히 기억에 남을 값진 선물(?)을 선사했다.

▲탈삼진 기록
 
박은 올시즌 218개의 삼진을 잡아내 지난해 세운 탈삼진 기록(217개)을 한개 더 늘렸다.

또 2년 연속 200개 이상의 탈삼진을 솎아냈고 6월16일(한국시간) 애나하임 에인절스전에서 ‘6년 연속 100탈삼진’, 6월25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에서는 ‘통산 1,000탈삼진’ 기록도 세웠다.

▲퀄리티 피칭
 
박은 선발 등판한 35경기에서 총 27번의 퀄리티 피칭을 하며 선발 투수로서의 의무를 다 했다.

또 4월25일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전을 시작으로 7월5일 샌프란시스코전까지 총 15경기에서 연속 퀄리티 피칭 기록을 세웠다.

▲완봉승
 
7월19일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홈경기에서 박은 통산 2번째이자 시즌 첫 완봉승을 거두었다. 특히 박이 데뷔 이후 처음으로 무 4사구 완봉이라는 점에서 더 큰 의미가 있었다.

▲구원 실패
 
9월17일 샌디에고 파드레스전에서 4년 5개월만에 구원 등판한 박은 5타자를 상대로 안타 2개와 볼넷 3개, 4실점하고 강판당하는 최악의 결과를 낳았다. 박이 팀을 위해 자진 등판했다고 하지만 결국 스스로 무덤을 판 결과가 되고 말았다.

이후 박은 주류 언론들로부터 ‘미완성 투수’라는 질책에 시달리기 시작했다.

▲홈런 공장(?)
 
올시즌 최고 화두였던 배리 본즈(샌프란시스코)의 홈런 신기록 희생양은 박찬호.

10월6일 시즌 마지막으로 등판한 박은 본즈에게 역사적인 71호 홈런 신기록을 허용한데 이어 72호까지 내주고 말았다.

이보다 앞서 4월19일 본즈는 생애 통산 501호 홈런도 박으로부터 뽑아냈다. 립켄, 본즈 등 박이 허용한 홈런들이 역사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어 ‘기록 제조기’라는 불명예를 썼다.

▲구설수
 
지난 9월26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에서 7회초 강판돼 덕아웃으로 향한 박찬호에게 한 사진기자가 플래시를 터뜨리며 카메라를 들이대는 실수로 살벌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평소 카메라 기피증이 심한 편인 박찬호가 덕아웃에 있던 집기를 내던지며 화를 낸 것. 이 문제로 한국 언론으로부터 불필요한 서리를 맞았고 ‘식당, 미장원, 샤핑몰 주차장 등에서 거들먹 거렸다’등의 일부 항의(?)로 유명세를 치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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