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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타워팰리스 문재인 득표수보니…'깜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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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최종 개표결과 1577만3128표를 얻어 득표율 51.6%로 절반을 넘겼다. 1971년 7대 대통령선거에서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53.2%)에 이어 41년 만에 ‘과반 대통령’이 됐다. 이런 박 당선인의 득표율은 박 전 대통령이 1967년 6대 대선에서 얻은 51.5%와 비슷하다. 본인이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직접 지휘했던 4·11 총선의 비례대표 정당득표(율)보다 664만여 표(8.8%포인트)를 더 얻은 것이다.

 박 당선인은 전국 시·도별 개표결과에서 서울과 호남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승리했다. 수도권 중 경기·인천, 고향인 대구·경북(TK), 부산·경남(PK), 대전·충남·충북, 강원, 제주에서 모두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를 앞섰다. 야당의 강세지역인 호남에선 문 후보가 광주(92.0%), 전남(89.3%), 전북(86.3%)을 석권했지만 박 당선인도 33만6185표를 얻어 최종 10.5%라는, 호남 두 자릿수 득표 기록을 세웠다. 호남에서 문 후보에게 250만6221표를 뒤졌지만 TK·PK 등 영남에서 313만여 표 차이를 벌린 게 승인이었다.

 최대 격전지는 수도권이었다. 서울에선 문 후보가 3.2%포인트(20만3067표) 차로 앞섰지만 박 당선인은 인천에서 3.5%포인트(5만8387표), 경기에서 1.2%포인트(8만6831표) 차로 승리했다. 그리고 유권자 수론 서울의 7분의 1인 강원에서 서울 표차보다 많은 22만2006표(24.4%포인트) 차이로 대승하고, 대전·충남·충북에서도 28만3099표 차를 벌리면서 전국 승리를 확정 지었다.

 서울에선 문 후보가 25개 구 가운데 강남·서초·송파·강동·용산 등 5개 구를 제외한 20개 구에서 모두 승리했다. 4·11 총선 때 야권이 승리한 지역에서 모두 이긴 것이다. 특히 문 후보는 ‘강남 3구’에서 43.1%(박 당선인 56.5%)의 득표율을 올리는 등 선전했다.

 2007년 17대 대선 때 이 지역에서 정동영 후보의 득표율은 17.6%(이명박 62.5%)에 불과했다. 당시 정 후보보다 25.5%포인트나 득표율을 끌어올린 것이다.

 

타워팰리스 자료사진=노컷뉴스

문 후보는 강남 타워팰리스가 있는 도곡2동 3·4투표소에서도 853표(14.7%)를 받았다. 17대 대선에선 정동영 후보가 타워팰리스 A동에서 88표를 받는 등 5.7%밖에 득표하지 못했다. 종합부동산세 세율 인상을 공약으로 내건 문 후보가 강남에서 40% 득표율을 올린 것은 전문직·고소득층이면서도 이념적으로는 진보성향인 이른바 ‘강남 좌파’ 유권자의 지지를 받은 것 때문으로 해석된다. 서울지역에서 통합진보당 이정희 전 후보의 지역구인 관악구에서 가장 큰 격차(18.8%포인트, 박 당선인 40.4%, 문 후보 59.2%)가 났다. 반면 박 당선인을 선택한 용산구는 지난 총선에 이어 ‘강북의 강남’으로 자리잡았다.

 민주통합당 측이 출구조사 이후 막판 역전을 기대했던 부재자 투표에서도 문 후보는 52.1%로 박 당선인(46.9%)을 앞섰으나 격차는 그리 크지 않았다. 2002년 16대 대선 때 노무현 전 대통령은 부재자 투표에서 64.1%를 득표해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30.6%)에게 33.5%포인트(26만3354표)를 앞섰다. 이번엔 박 당선인이 격차를 5만 표(5.2%포인트) 차이로 줄인 것이다. 노 전 대통령의 2007년 정상회담 서해 북방한계선(NLL) 포기 발언 여부가 막판 대선 쟁점으로 떠오르면서 부재자의 절반이 넘는 20대 군인·경찰에게 영향을 미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사상 처음 도입된 재외국민 투표의 경우 해외 영주권자들이 보수성향이 강해 새누리당에 유리할 것이란 분석이 있었지만 18대 대선 결과(문 후보 56.7%, 박 당선인 42.8%)는 예상과 달랐다. 주재국 공관을 직접 방문해야 하는 투표의 어려움 때문에 20~40대 유학생·주재원 등 일시 국외체류자가 주로 투표에 참여하면서 첫 재외국민 투표에선 야성(野性)이 더 강하게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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