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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추위도 돈 되더라” 어민·농민들 뭉쳤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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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추위도 상품이다.’

 20일 오후 경기도 파주시 적성면 두지리의 임진강 황포나루터. 현무암 바위절벽인 주상절리(柱狀節理)가 병풍처럼 펼쳐진 강변의 구릉지 경사면에선 제설기가 연신 하얀 눈을 소복이 뿌리고 있다. 오는 24일 개막돼 42일간 계속되는 ‘파주 임진강 황포나루 꽁꽁축제’의 막바지 준비작업이다. 파주시 적성· 파평면 등 접경지역 주민들이 지역 특유의 ‘추위’를 관광자원화하기 위해 올해 처음 마련한 축제다. 자치단체가 예산을 투입하는 다른 축제와 달리 임진강에서 어업에 종사하거나 농사를 짓는 주민들이 스스로 만든 축제라는 게 특징이다.

 가을철까지 농작물을 수확하던 밭 네 군데는 얼음낚시터로 변해 손님맞이 준비를 마쳤다. 이번 축제는 송어·빙어 얼음낚시와 메기 맨손잡기 체험 등 얼음판에서 겨울의 낭만을 즐기는 프로그램들로 구성됐다. 눈썰매와 얼음썰매, 팽이치기, 투호 등 방학을 맞은 어린이들이 즐길 수 있는 전통놀이 체험도 선보인다.

 “어차피 피해 가지 못할 추위라면 차라리 제대로 즐겨보자”는 게 축제를 준비한 장석진(49) 북파주발전추진위원장의 권유다.

 추위를 팔아 돈을 버는 겨울 축제가 늘어나고 있다. 강원도 화천 산천어축제와 인제 빙어축제 등이 대표적인 성공사례다. 강원도 지역에서는 해마다 5∼6가지 겨울 축제를 개최해 50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을 불러들이고 있다. 지역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는 2000억원대에 이른다.

  화천의 산천어축제는 연간 100만 명 이상이 찾는 아시아 3대 겨울 축제다. 올해 CNN 등 해외 언론 50여 곳에 소개되기도 했다. 올해 산천어축제는 내년 1월 5일부터 27일까지 열린다. 산천어 얼음낚시, 맨손으로 산천어 잡기 등의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다. 겨울올림픽이 열리는 평창군에서는 22일부터 내년 2월 3일까지 진부면 오대천 일원에서 ‘평창 송어축제’를 개최한다. 인제 빙어축제와 태백산 눈축제 등도 내년 1월에 잇따라 열린다.

 하지만 이들 축제는 개최장소가 강원도여서 수도권에서의 접근성이 다소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여기에 착안한 것이 임진강 꽁꽁축제를 비롯한 경기도 북부지역에서 열리는 겨울 축제들이다. 강원도 못지않게 추운 지방이지만 수도권에서의 교통이 훨씬 편리하다는 장점이 있다. 임진강 축제의 경우 자유로와 통일로를 통해 당일치기로도 다녀올 수 있다.

  경기도에서는 가평과 포천에서 해마다 겨울 축제가 열리고 있다. 가평군은 내년 1월 4일부터 27일까지 북한강 자라섬과 가평천 일대에서 ‘자라섬 씽씽 겨울축제’를 연다. 포천시는 29일부터 내년 1월 27일까지 백운계곡 일대에서 ‘동장군축제’를 개최한다. 토끼몰이, 계곡 눈썰매, 팽이치기, 송어 얼음낚시 등의 겨울 놀이가 준비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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