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남 대선 개입 보도 17대 때의 3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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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노골적인 대선 개입을 시도해 온 북한이 선거 결과에 어떤 반응을 보일지 관심거리다. 북한은 대선 기간 동안 우리 국민을 대상으로 “새누리당의 재집권 기도를 절대로 허용하지 말아야 하며 정권교체를 기어이 실현해야 한다”(11월 3일 조평통)고 주장해 왔다. 말로는 “남조선 대선에 개입할 어떤 내부 사정도 없고 필요도 없다”(10월 3일 대남선전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면서도 박근혜 후보와 새누리당에 대한 극렬한 비난과 함께 낙선을 선동했다.

 반면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에 대해서는 별다른 비난 없이 “여론조사에서 대통령에 가장 적합한 인물로 지목됐다”(8월 6일 노동신문) 등 우호적 입장을 보였다. 2007년 12월 대선의 경우 북한 선전매체의 월평균 대선 개입 보도가 50여 회였지만, 이번에는 140여 차례로 3배에 달할 정도로 극심했다.

 정부 당국자는 19일 “김정은 체제 첫 대선인 만큼 북한도 그 어느 때보다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웠을 것”이라 고 말했다. 북한은 통상 선거 하루 이틀 뒤 짤막한 사실 보도를 내놓는다. 또 길게는 2~3일의 시간을 두고 공식 논평을 발표하는 방식을 취해 왔다.

 북한은 이번 대선 결과에 더욱 신중한 입장을 취할 것으로 예상된다. 결과가 집권 2년차를 맞는 내년 김정은 체제의 대남정책 구도에 상당한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다. 당국자는 “대선 결과와 당선인의 첫 대북 메시지 등을 반영해 다음 달 1월 1일 공표될 노동신문 등 3개 신문의 공동사설 에 어떤 내용을 담을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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