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미주 이민 100주년] 불고기 패스트푸드체인 운영 피터 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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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한인들이 운영한다고 해서 다 소규모 자영업은 아니다.낯선 이국땅에서 치열한 경쟁을 뚫고 대형화에 성공한 기업도 곳곳에 있다.

하와이의 '여미 코리안 비비큐(Yummy Korean BBQ )'는 그 중 하나. 1986년 호놀룰루에서 불고기 식당으로 출발한 이 업체는 17년 만에 점포 40개에 하루 고객 1만여명인 대형 패스트푸드 체인으로 성장했다.

이 업체의 피터 김(43.사진)사장은 대학 졸업 후 미국 알코올.담배.마약국(ATF)의 임용시험에 합격하고도 집안에서 운영하던 식당을 택했다. "불고기라고 맥도널드 햄버거처럼 팔면 안된다는 법은 없다"는 게 그의 사업 아이디어였다.

그는 우선 매장부터 맥도널드 햄버거점처럼 미국식으로 완전히 뜯어 고쳤다. 그리고 종이접시 위에 햄버거 대신 불고기를, 감자튀김 대신 브로콜리와 숙주나물을 올려 팔았다.

그의 시도는 동양인이 많은 하와이에 정확하게 맞아 떨어졌다. 지금 여미비비큐는 하와이는 물론 미국 본토의 밴쿠버.라스베이거스에까지 진출해 있다.

워싱턴 일대의 대형 쇼핑센터들도 구멍가게식 소매상에서 탈바꿈에 성공한 한인 자본들을 보여준다. 지난해 5월 이후 이 지역에는 글로벌마켓.그랜드마트.수퍼H마트 등 1천5백여평 이상의 대형 한인 매장들이 대거 들어섰다.

워싱턴.버지니아의 한인들은 물론 중산층 중국계.베트남계와 백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쇼핑센터들이다. 수퍼H마트의 경우 주말 1만여명의 고객 중 비(非)한인을 절반으로 상정해 매장을 꾸몄다.

그랜드마트는 개장 때부터 '동서양 모든 음식을 살 수 있는 곳'이라고 광고에 나섰다. 수퍼H마트의 허선 전무는 "이곳의 한인 자본들은 이제 월마트 못지않은 대형 매장과 최신 디스플레이로 무장해 현지의 주요 유통업체와 경쟁에 나설 만큼 성장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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