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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보보스 마케팅 뜬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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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F의 이동전화 서비스인 '드라마' 를 이용하려면 30만~40만원짜리 전용 단말기를 사야 한다. 다른 휴대폰보다 배 가까이 비싸지만, 올들어 가입자 수가 50만명을 넘어섰다. 이 서비스의 타깃은 30대 안팎의 고소득 전문직 여성. 단말기도 맵시있는 붉은색이라 눈에 확 띈다. 서비스 내용도 독특해 가입자들에게 다이어트 프로그램이나 생리주기체크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보보스 마케팅이 뜬다. 경제력이 넉넉하면서도 사치.낭비는 않고, 직업상 필요하거나 문화적.실용적으로 가치가 있다고 판단하면 주저없이 구매에 나서는 보보스들을 겨냥한 상품이 속속 나오고 있다.

정보통신.금융.자동차 등 주요 업체들은 보보스가 침체된 경기를 살려갈 새로운 소비계층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쏟아지는 보보스 상품〓쌍용자동차가 지난달 출시한 스포츠유틸리티 자동차(SUV) 렉스턴은 30~40대 보보스를 겨냥한 제품. 광고문구부터 도발적인 '대한민국 1%' 다. 국민의 1%만이 구입할 수 있는 차라는 고급 이미지를 강조한 것. 각종 옵션에 세금까지 더하면 차값이 4천만원이 넘는데도 출시 한 달 만에 7천대가 팔렸다.

대우증권은 30~40대 고객을 대상으로 한 '플랜마스터' 라는 랩어카운트(자산종합관리)상품을 개발, 4천억원의 판매고를 올렸다. 이 상품의 광고는 치과병원 원장이 재즈바에서 즉흥 피아노연주를 하는 내용. 고소득 전문직을 주 타깃으로 삼았기 때문이다. 지난달 창간된 '에퀴터블' 은 아예 일반인에게는 팔지 않고 연간 20만원의 회비를 받고 회원에게만 제공하는 고급 투자금융잡지다. 창간 두 달 만에 발행부수가 3만부를 넘어섰다.

LG전자는 지난달 현대백화점과 공동으로 백화점 VIP고객만 초청해 벽걸이TV인 PDP패션쇼를 열었고, 삼성전자는 아예 1천1백만명의 고객 중 30~40대 전문직을 따로 떼내 별도로 할인권을 보내는 등 마케팅을 차별화하고 있다.

◇ 늘어나는 보보스들〓LG전자 판매기획팀 허인권 차장은 "올 5월부터 판매한 벽결이TV(1천2백대)를 산 고객들은 대부분 30~40대로 나타나 이들을 위한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고 말했다. 대우증권이 플랜마스터 광고를 내보낸 뒤 문의전화를 한 고객들 역시 70% 이상이 의사.변호사 등 40대 전문직이었다.

삼성경제연구소 신현암 수석연구원은 "국내에서 3만~7만명으로 추산되는 젊은 고소득 전문계층은 새로운 문화를 창출하는 능력에서 미국의 보보스와 차이가 나지만 새로운 소비성향을 보여주고 있어 이들을 대상으로 특화한 마케팅은 더욱 활발해질 전망" 이라고 말했다.

김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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