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너스’ 58년 이운일 신영와코루 회장 타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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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국내 최초의 여성 란제리 브랜드 ‘비너스’를 만들고, 58년 동안 란제리 사업에만 매진해 온 홍원(泓沅) 이운일(사진) 신영와코루 회장이 지난 13일 오후 타계했다. 93세.

 이 회장은 1919년 평안북도 평양시 교구리에서 태어나 평양승인상업학교를 졸업하고, 한국전쟁 중 서울로 내려와 정착했다. 54년 섬유산업에 뜻을 두고 신영와코루의 전신 신영염직공업사를 세웠다. 의류 원단을 직접 생산하는 한편, 국내 최초의 여성 란제리 브랜드 비너스를 출시했다. 비너스는 이후 국내 시장 점유율 1위 란제리 브랜드로 커졌고, 와코루·솔브·아르보 등의 여성 란제리 브랜드를 잇따라 내놓으면서 회사를 국내 최대의 란제리 회사로 키웠다. 신영염직공업사는 56년 신영사, 68년 신영섬유, 94년 신영와코루로 회사 이름을 바꿨다.

 인재 양성과 장학사업에도 관심이 많아 87년 재단법인 홍원문화재단을 설립해 지금까지 수천여 명을 지원해 왔다. 경기도 파주시에 있는 부설 홍원연수원은 인재 교육의 중추적인 역할을 해왔고, 여러 차례 남북회담 장소로도 이용됐다.

 유족으로는 부인 최인순씨와 2006년부터 신영와코루 대표이사 사장을 맡아 회사를 이끌어오고 있는 아들 의평씨, 딸 춘복·춘경·춘숙·효정씨 등이 있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발인은 17일 오전 7시. 3010-2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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