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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송이, 7년만의 대흉

중앙일보

입력

올해 벼농사는 대풍이지만 송이는 흉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예년 같으면 9월부터 시작된 송이철이 10월 중순까지 이어지지만 올해는 애호가들도 송이를 구경하기 힘들 정도다.

올해 봄.가을의 긴 가뭄과 태풍이 없었던 기후 탓이다.

지난달 초 1백10만원에 낙찰된 팔공산의 대구시 시유림 (5천여평) 송이밭에서는 지금까지 한뿌리도 나오지 않았다.

황병윤 팔공산공원관리사무소장은 "산에서 일해도 송이 맛을 보기가 어려울 지경" 이라고 말했다.

팔공산 일대 송이 판매상 및 식당들은 추석연휴때 내린 비에 끝물 송이가 맺혀 주기를 기대하기도 하지만 '올해 송이장사는 파장' 이라는 분위기다.

이곳 큰솔밭식당의 조성호씨는 "더위가 심했던 지난 94년 이후 최대의 송이흉년" 이라고 말했다.

이때문에 이곳 식당들에서는 북한.중국산 등의 수입송이들로 송이 애호가들의 입맛을 겨우 맞춰주고 있다.

값은 껑충 뛰어 '금 송이' 대접을 받고 있다.

작년에는 ㎏당 8만~10만원이던 35만~40만원까지 치솟아 있다.

풍작을 이뤘던 작년에는 채취시기를 놓친 '핀 송이' 의 경우 ㎏당 4~5만원선까지 내려가 서민들까지 송이 시식 대열에 참가했었다.

경북 최대의 송이 산지인 봉화군도 비슷한 사정.

작년 15톤을 기록했던 봉화군산립조합의 송이 입찰실적이 올해는 2.6톤에 그쳐 있다.

봉화군산림조합의 정영기 과장은 "송이가 벼농사와는 정반대의 기후조건이어서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대흉" 이라며 "대체로 격년주기를 보여 왔기 때문에 내년에는 송이 풍년이 들 것을 기대하고 있다" 고 말했다.

대구 = 정기환 기자 einbau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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