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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랑, 오페라·영화로 세계를 품어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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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이제는 아리랑의 세계화다.” 아리랑의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등재를 계기로 ‘아리랑 마케팅’에 시동이 걸렸다. 특히 정선·진도·밀양·문경 등 지역별 아리랑의 발상지로 알려진 자치단체들이 앞장서고 있다.

 가장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곳은 국립 아리랑박물관 유치에 뛰어든 경북 문경시다. 1200억원의 예산을 들여 문경새재 입구인 진안리 1만3584㎡(4100여 평)의 시유지에 대·소공연장과 전수실·상설전시관·수장고 등을 갖춘 박물관을 짓겠다는 계획이다. 고윤환 문경시장은 “한국인의 혼이 담겼다는 아리랑을 찾는 외국인이 많지만 정작 자료 관람과 공연 감상, 아리랑 체험을 함께 할 수 있는 공간이 전무하다는 데 착안한 것”이라 고 강조했다.

 강원도 정선에서는 군내 곳곳에 유네스코 무형유산 등재를 축하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아리랑의 시원(始源)이란 자부심이 강한 정선은 2009년 ‘정선아라리’ 단독으로 유네스코 등재를 추진키도 했던 지역이다. 정선군은 612석 규모의 전시문화공연센터(예산 280억원)와 국립아리랑연구원 건립을 추진 중이다.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은 정선아리랑 세계화의 또 다른 기회다. 정선군은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 개·폐회식 공연에서 정선아리랑을 주제가로 사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전남 진도군은 21일 진도아리랑 세계화 방안 토론회를 열고 종합 계획을 수립하기로 했다. 경남 밀양시도 매년 4∼5월 열리는 밀양아리랑축제를 내년부터 국제행사로 치르기로 하고 이를 위해 이미 확정된 예산을 추경예산 배정 등의 방법을 통해 늘리기로 했다.

 이처럼 자치단체들이 경쟁적으로 펼치고 있는 ‘아리랑 마케팅’에 대해 비판적인 의견도 있다. 진용선 정선아리랑 연구소장은 “외형적 성과 위주의 사업보다는 내실을 다져야 한다”며 “아리랑 자체로는 세계인에게 감동을 주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오페라나 뮤지컬, 영화, 춤 등 인접 예술분야와 연계된 다양한 콘텐트를 개발해 외연을 확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연갑 한겨레아리랑연합회 상임이사는 “아리랑을 소재로 한 가요만 70곡이 있는데 K팝은 지금도 다른 버전의 아리랑을 꾸준히 만들어내고 있다”며 “아리랑이 갖는 소통의 기능을 살리는 것이 세계화의 발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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