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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 옷 거는 스파오·탑텐·에이랜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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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이랜드의 SPA 브랜드 ‘스파오’는 올 들어 지난달까지 매출 1030억원을 기록했다. 연매출 1000억원을 넘어선 건 국내 SPA 브랜드 중 최초다. 이랜드 측은 “국내 소비자의 체형에 잘 맞는 옷을 만들어 보다 합리적인 가격에 판매할 수 있는 게 토종 SPA의 경쟁력”이라고 풀이했다.

 국내 SPA 시장은 유니클로, H&M, 자라 같은 글로벌 기업들만의 각축장이 아니다. 토종 SPA 브랜드들의 기세 또한 만만치 않다. 이랜드는 2009년 론칭한 스파오를 비롯해 ‘미쏘’ ‘미쏘시크릿’ ‘후아유’ 4개 브랜드를 갖고 있다. 내년 이후엔 옷뿐 아니라 가방·신발·시계처럼 세분화된 SPA 브랜드 10여 개를 새로 출범시킬 예정이다. 제일모직이 2월 문을 연 ‘에잇세컨즈’는 10개월 만에 연매출 600억원 돌파를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3월 론칭한 국내 브랜드 ‘LAP’은 1년 새 매출이 500% 늘었다.

 이뿐 아니다. LG패션의 ‘TNGT’, 에이다임의 ‘스파이시칼라’, 신성통상의 ‘탑텐’과 같은 브랜드가 그야말로 ‘토종 SPA 춘추전국 시대’를 열고 있다. 다른 분야의 의류 브랜드가 SPA로 바꾸기도 한다. 1992년 론칭한 캐주얼 ‘메이폴’이 5월 SPA로 전환했다.

 국내에서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토종 SPA 브랜드들은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지난해 10월 문을 연 ‘스파이시칼라’는 올 4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의 이세탄 백화점 1층에 매장을 냈다. 10월엔 중국 칭다오(靑島)의 래플스시티 백화점에 입점했다. 국내 매장은 12개에 불과하지만 중국·동남아의 한류 바람을 이용해 입지를 다져놓는 것이 이 브랜드의 전략이다. 쿠알라룸푸르의 이세탄 백화점에서는 여성복 브랜드 중 가장 넓은 매장, 수수료율 인하를 조건으로 내걸고 입점을 먼저 제의했다.

 대부분 토종 SPA 브랜드는 이처럼 중국·동남아 시장을 우선 공략하고 있다. 서울 명동·홍대·신사동에 매장을 둔 ‘에이랜드’는 홍콩의 유명 쇼핑몰인 하버시티에 132㎡(40평) 규모 입점이 결정됐다. 이랜드는 내년에 스파오·미쏘를 중국에 진출시킬 계획이다. 국내에서 ‘H&T’를 론칭한 브랜디드라이프스타일코리아(옛 행텐)는 ‘H&T’의 글로벌 브랜드로 ‘에이치 커넥트’를 따로 만들었다. 중국·싱가포르·타이완에 우선 매장을 낸다는 계획이다.

 올 6월 론칭한 ‘탑텐’은 미국 진출을 계획 중이다. 국내에서 자라·유니클로보다 20~30% 저렴한 가격을 앞세우고 있는 브랜드다. 2014년 캘리포니아 오렌지카운티의 한 쇼핑몰 내에 1388m²(420평)의 대형 매장을 열 예정이다. 탑텐을 운영하는 신성통상 측은 “K팝을 비롯한 한국 문화에 대한 세계적 관심을 고려하면, 빠른 시일 내에 진출해 자리를 잡아놓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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