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뽀빠이' 이상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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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늙어가고 있고, 지금 이 프로진행은 (늙어서) 이자를 받기 위해 저금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뽀빠이' 이상용(59)은 18일 서초구 우면동 EBS 공개홀에서 노인대상 프로그램인 「굿모닝 실버」추석(10월1일) 및 노인의 날(2일) 특집 프로그램을 녹화한 뒤 군장병과 어린이 프로진행이 전매특허 아니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마치 초등학교 학예회처럼 촌스럽게 진행되고 있지만 그래도 노인들 사이에서는 인기가 `캡'이죠." "그러나 아무리 인기가 높다 하더라도 과거 전국 시청자의 이목을 끌던 MBC「우정의 무대」에 비할 수는 없겠죠?" 96년말 심장병 어린이 후원금 유용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으면서 폐지된 「우정의 무대」에 대한 미련이 여전해 보였다. 당시 「우정의 무대」 인기가 하늘을 치솟을 정도였으니 어찌 가슴에 사무치지 않았겠느냐는 눈치다.

실제로 그런 심정을 숨기지 않았다. "지난 96년 11월3일 강원도 화천에 있는 모사단에서 녹화를 하던 중 라이트를 껐던게 가장 아쉽다"는 그는 "꼭 다시한번 「우정의 무대」를 진행하고 싶다. 남북을 오가며 진행하는 것은 더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동안 이로인해 겪었던 고충을 털어놓은 뒤 이 실버 프로의 시청자층을 겨냥한듯 "어린이 프로와 군인 프로는 부모가, 할아버지 할머니 프로는 자손들이 봐야겠지요"라면서 "이렇게 내용이 알차고 귀감이 되는 프로는 잘 살려야 한다"는 말을 잊지않았다.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그는 녹화도중에 장기자랑을 선보이는 노인 출연진들과어울려 이른바 `닭싸움'도 같이 해보고 할아버지 마술사의 마술을 직접 해보이겠다며 흉내를 내보기도 하지만 쉽지 않아 보였다.

지난 72년 MBC 「유쾌한 청백전」을 통해 코미디언으로 방송계에 데뷔한 그는지금은 심장병 어린이 후원활동에서 손을 뗐다고 한다. 대신 노인들을 위한 지원활동에 온 정력을 쏟고 있다. 이 실버 프로를 진행하고 있는 것과도 맥이 닿는다.

"지금까지 모두 1만2천여명의 노인들에게 돋보기를 지원했다"고 밝힌 그는 "앞으로도 노인들을 대상으로 선행을 계속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국내 최초의 `학사출신 코미디언'이란 약력이 따라 붙는 그는 데뷔 초창기 시청자들의 배꼽을 잡게 만든 `썰렁한' 유머를 소개하면서 자리를 떴다. "커피잔에 설탕을 넣고 미국사람들은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영국사람들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일본사람들은 그냥 좌우로 차스푼을 젓는 이유가 뭔지 아세요?"... "설탕 녹으라고 젓는 것이죠..." (서울=연합뉴스) 이명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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