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연중최저 미끄럼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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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의 대장주인 삼성전자 주가가 연일 급락하고 있다.

외국인들이 나흘째 순매도에 나선 데다 3분기 반도체 부문이 적자를 낼 것이라는 일부 증권사들의 추정이 나온 탓이다.

삼성전자는 20일 1만원(6.09%)떨어진 15만4천원으로 장을 마감해 지난해 10월 31일(14만2천5백원)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외국인은 물론 기관도 프로그램 매물을 중심으로 5백억원 어치를 내다 팔아 주가 하락을 부추겼다.

◇ 외국인 매도가 하락 재촉=전체 주식의 57%를 보유한 외국인은 테러 사고 직후의 관망세에서 본격적인 순매도로 전환했다.

지난 17일 4만6천여주를 내다 판 데 이어 18일부터 사흘 연속 하루 평균 10만주가 넘는 물량을 내놓았다.

외국인의 매도 이유는 복합적인 것으로 추정된다.

전문가들은 우선 미국 증시와 반도체 경기 회복이 늦어질 것으로 예상되자 전반적으로 주식투자 비중을 축소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또 국내에 투자하고 있는 글로벌펀드들이 고객들의 환매 요청 등에 대비해 투자금액의 일부를 현금화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LG투자증권 황창중 투자전략팀장은 "뉴욕 증시 폐장 기간 중 포트폴리오 조정을 하지 못했던 글로벌펀드들이 기술주 비중을 축소하고 금융.전통주 비중을 높이는 재편작업에 나섰을 수도 있다" 고 말했다.

◇ 엇갈리는 증권사들의 전망=증권사마다 실적이나 주가 전망에 대해 다른 의견을 내놓고 있다.

대신경제연구소는 20일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이 1천4백78억원의 적자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3천8백70억원 반도체 부문의 적자규모 가운데 D램부문이 3천6백억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연구소는 4분기에도 D램 3천2백60억원, 반도체 3천50억원의 영업적자를 내 전체적으로 4백70억원의 적자를 보일 것으로 보고,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시장평균으로 내렸다.

교보증권도 영업이익이 1천1백20억원의 흑자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2분기 보다 81.3%나 감소해 실적 악화가 뚜렷해질 것이라며 적정주가를 25만원에서 22만원으로 하향했다.

교보증권은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현 수준에서 투자위험이 크지 않다며 저점매수 의견을 유지했다.

또 한투증권은 삼성전자의 지난 5년간 평균적인 주식가치로 미뤄 볼 때 16만원선이 바닥이지만 단기적으로 15% 가량 더 하락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투증권은 삼성전자의 단기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조정했지만 내년까지 장기로 투자할 경우에는 기존의 매수의견을 유지한다고 덧붙였다.

나현철 기자 tigerac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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