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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공부의 신 프로젝트] 공부 개조 클리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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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면

이투스교육 강민수 영어강사가 배수지양에게 지난달 치른 모의고사 문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진원 기자]

“보통 외국어영역 1번 문제는 그림이 나오고 지문도 그리 짧지 않거든요. 그런데 이번 시험에선 그림도 없고 지문도 ‘벌써 끝났어?’라는 의문이 들 정도로 빨리 지나가 당황했어요.”

지난달 모의고사에서 바뀐 문제 유형 때문에 진땀을 흘린 ‘예비고3’ 배수지(경기도 부천여고 2)양의 말이다. 고등학교 2학년생들이 2014년도에 바뀌는 수능으로 불안해하고 있다. 특히 조금의 변화에도 심리적인 부담감이 커 성적에 많은 영향을 받는 배양 같은 중위권 학생들은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중앙일보 ‘공부의 신’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공부 개조 클리닉(공개조)’ 학습전문가들은 그런 학생들을 위해 바뀐 수능 대비법과 겨울방학 공부법을 조언했다.

영어, 독해 풀며 어휘 익히고 문장구조 분석

2014학년도 수능은 국어·수학·영어가 쉬운 A형과 어려운 B형으로 나뉜다. 학생들이 자신의 수준에 맞춘 문제 유형을 선택할 수 있는 것이다. B형은 3과목 중 2개로 선택이 제한되며 국어와 수학은 둘 중 한 과목만 B형 선택을 할 수 있다. 따라서 배양처럼 자연계열 학생들은 수학과 영어를 B형으로 선택하고 국어를 A형으로 선택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배양 역시 같은 형태로 과목을 선택할 예정이다. 문제는 이과생인 배양이 영어에 취약하다는 것이다.

이투스교육 강민수 영어강사는 “어휘력이 많이 부족하다 보니 지문을 읽고 문장을 분석해 핵심을 파악하는 걸 어려워한다”며 “특히 이번 모의고사에선 어휘나 어법 문제를 어렵게 출제해 변별력을 높이려는 의도가 보이기 때문에 기본 어휘력 상승에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11월 모의고사에선 직접적인 어법, 어휘 문제가 모두 3점이었고 어휘력이 필요한 빈칸 추론 문제도 6문제 중 4문제가 3점이었다. 이처럼 어휘력이 강조되는 3점 문제가 많아지면서 전체적인 문항수가 줄어들었는데도 시간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중위권 학생이 많다는 지적이다.

강 강사는 어휘력 향상을 위해 독해 지문을 많이 풀 것을 조언했다. 이에 따라 배양은 “해석이 안 되는 부분을 따로 적는 노트를 만들어 정리하고 있다”며 “자주 나오는 어휘들을 익히고 문장 구조를 분석해 핵심 단어를 파악, 주제를 뽑아내는 연습을 중점적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예비고3들에게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겨울방학은 매우 중요하다. 많은 기출 문제를 여러 번 반복해서 꼼꼼히 풀어볼 마지막 기회이기 때문이다. 강 강사는 “수능이 바뀐다고 해도 기본적으로 3년 치 기출 문제는 한 번씩 봐야 하는데 1300여 개가 넘는 문제를 3학년 올라가서 보는 건 불가능하다”며 “방학 때 문제를 푼 후 학기 중엔 EBS를 중심으로 공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국어, 지문 요약 훈련하고 중세 후기 문학 공부

이번 모의고사에서 국어는 난도가 낮아 변별력이 약했다. 하지만 문제가 쉽다고 해도 조금씩 변형된 유형으로 인해 당황하면 실수를 할 수 있어 대비가 필요하다.

배양 역시 “문제를 풀던 중 지문에 ‘좀 더 읽은 후’라는 표현을 ‘이어지는 내용을 읽는다’가 아닌 ‘여러 번 읽다’로 착각해 틀렸다”고 말했다. 빈칸을 채우는 추론 문제도 글의 핵심 내용과 주제를 파악하면 쉽게 풀 수 있는데 표면적으로 드러난 문항의 형태에 현혹돼 문제의 본질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이병혁 국어 강사는 “수지는 제시문이나 보기 등에 주어진 정보를 파악하는 능력이 부족하다”며 “지문을 요약하는 훈련을 중점적으로 하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겨울방학 학습계획을 치밀하게 세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문학 영역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수능에서 중요하게 다뤄지는 중세 후기~개화기의 개별 문학작품들을 중심으로 교과서에 수록된 필수 작품들을 공부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몇 년간의 기출 문제들을 중심으로 영역별 독해 방법, 문제 풀이에 대한 필수 개념들을 정리해 자기 것으로 만드는 방법도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수학은 특별히 눈에 띄는 새로운 유형의 문제는 없었지만 지난해 시험에 비해 조금 어려웠다는 평이다. 유형이나 범위의 변화보다 배점을 3점과 4점으로 달리 출제해 A형은 기존 수능보다 더 쉽게, B형은 기존 난이도와 유사하게 출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수학 실력이 출중한 학생을 제외하면 배운 지 오래된 내용이나 단원 통합형 문제들은 흔히 틀리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에 기존 수능과 큰 차이가 없다고 하더라도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

우선 겨울방학은 그동안 배웠던 단원들의 개념을 복습할 좋은 기회다. 각자 취약한 부분을 중심으로 정리한 개념노트를 만들고 내년 3월 신학기가 시작되면 최근 출제됐던 기출 문제와 EBS 교재를 토대로 많은 문제 풀이를 해야 한다. 정경섭 수학강사는 “여기서 중요한 점은 무작정 많은 문제를 풀기보다 평가원·EBS 교재와 관련된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심영주 기자

공부 개조 클리닉(공개조)=중앙일보 ‘공부의 신’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학습전문가들이 학생들에게 성적 향상은 물론 자기주도학습을 습관화할 수 있게 돕는 프로그램. 학생들은 프로그램 참가 신청 후 일정 선발 기준을 통과하면 5개월 동안 지도를 받을 수 있다. 현재 배수지양을 비롯한 5명이 내신과 입시 관련 학습을 도움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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