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 초대석] 에이브레인 이순학 회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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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의 투명성을 높이려면 자산가치 평가와 운용 감독 업무가 서로 분리돼야 한다. "

지난주초 투신.뮤추얼 펀드 사무대행회사인 에이브레인 회장에 취임한 이순학(56.사진)씨는 "펀드 관리 업무를 외부에 맡기는 관행이 일찍 정착됐더라면 대우채 파동과 같은 투신업계의 어려움은 미리 예방할 수 있었을 것" 이라고 강조했다.

사무대행사는 일반투자자와 기관투자자를 대신해 자산운용사의 자산 내용과 가치를 평가해 매일 공시하는 등 펀드의 직접 운용을 제외한 모든 업무를 관리하는 회사다. 국내에서는 현재 13개 회사가 영업중이다.

李회장은 "지난해 4월 관리 업무의 외부 위탁이 의무화된 뮤추얼펀드는 펀드간 부당 편입과 계열사 부당 지원 등 부당 운영이 제도적으로 방지되고 있다" 며 "외부 위탁이 선택사항으로 돼 있는 투신사의 일반 펀드도 하루 빨리 외부에 맡겨 투자자의 이익을 보호해야 한다" 고 지적했다.

간접투자 시장이 일찍부터 활성화된 미국 등 선진국은 투신사의 일반 펀드도 운용과 관리는 물론 자산 보관 업무까지 엄격하게 분리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李회장은 이와 관련, "채권 평가 수수료는 투자자에게 부과하면서 관리 위탁 비용은 펀드에 부담시키는 잘못된 수수료 체계도 개선돼야 한다" 고 주장했다.

지난 1999년 설립된 에이브레인은 6조원 규모인 국내 뮤추얼 펀드 시장의 70%인 4조2천여억원과 일부 투신사의 일반 펀드 1조7천여억원에 대해 사무대행을 맡고 있다.

李회장은 외환은행을 거쳐 지난 1977년 삼성그룹에 입사한 뒤 국내 최초의 CB(전환사채)와 무보증 회사채 발행 등을 성공시켰으며, 삼성투신운용 대표이사와 한솔그룹 구조조정본부장.한솔창투 사장 등을 역임했다.

나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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