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종배 아나운서 아이들 지침서 펴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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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감은 염색에서, 술은 냄새에서, 꽃은 향기에서, 사람은 말투에서 그 됨됨이를 알 수 있다.

원종배 아나운서(47.사진) 는 "책도 냈네요" 라는 기자의 말에 독일 속담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그가 아나운서 생활 22년만에 처음으로 책을 펴냈다. 『자신의 생각을 잘 표현하는 아이로 키워라』(아이북) 이란 제목의 말하기 교육서다.

"아나운서로 살면서 말하기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절실히 느끼고 있었죠. 그런데 딸 아이를 키우면서 아이들에게 더 관심이 가기 시작했습니다. 아이들의 말은 곧 그들의 '생각단지' 거든요. "

사실 그는 자신이 책을 썼다는 게 선뜻 믿기지 않는다고 했다. 그의 인생 스케줄에는 그런게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감히 '교육서' 를 낸 걸 보면 뭔가 굳게 결심한 바가 있는 모양이다.

실제 수수하고 친근한 이미지를 가졌지만 뭔가를 설명하고 설득해야 하는 대목에선 목소리에 상당히 힘이 들어간다. 그가 펴낸 책은 자신의 풍부한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거울 보고 말하기, 가족 이름 3행시 짓기, 속담 넣어 말하기 등 다양한 말하기 교육법을 제시한다.

"말하기에 대해선 언젠가 꼭 얘기를 하고 싶었어요. 그 방법을 모색하다보니 책이 됐네요. 사실 우리에겐 글쓰기 교육만 있었지 말하기 교육은 없었잖아요. " "어른들은 늘 아이들의 말하기에 관심을 가져야 됩니다. 아이에게 '니가 뭘 알어' 라는 식으로 대화하는 건 금물이예요. "

'아나운서 원종배' 하면 우선 '사랑방 중계' 가 떠오른다. 벌써 10년이나 지났지만 그가 심어준 인상은 워낙 강렬했다. 이후에도 꾸준히 이런저런 프로그램을 맡았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사랑방 중계' 이야기를 먼저 꺼낸다. 그래서 예전만큼의 인기를 못 누리는 게 섭섭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천만에요. 전 인기 연예인이 아니잖아요. 방송 진행은 제 직업이에요. 인기에 연연할 만큼 욕심도 없구요. 지금도 방송을 진행할 수 있다는 사실에 크게 만족합니다. "

방송국에서 관리자로 남기보다 영원한 아나운서가 되기 위해 95년 프리랜서로 나선 그는 현재 EBS '장학퀴즈' 를 비롯 MBC의 'TV로 보는 세계' , KBS 라디오 '문화 예술 마당' 등 공중파.케이블 TV, 라디오 등에서 종횡무진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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