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이사람] 심훈문학상 이규성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실천적 소설가인 심훈선생을 기리는 문학상을 받게돼 더욱 기뻐요."

제5회 심훈문학상에 소설 '돌비녀'로 당선된 이규성(李圭成.41.대구시 달서구 도원동.사진)씨는 한 기계부품회사의 무역부장. 섬유기계부품과 산업용 청소기를 싱가포르 등 동남아 국가에 팔기 위해 한 해 십여차례 해외출장을 간다.

10여년을 눈코뜰 새 없이 바쁜 직장생활로 보낸 그는 문득 삶의 무력함이 느껴져 고교시절부터 가졌던 소설가의 꿈을 다시 펼쳐 보기로 했다.

지난해 18년전 휴학했던 대학(계명대 생물학과)에 복학하고 문예창작을 부전공으로 선택했다. 본격적으로 글쓰기 공부를 하기 위해서다.

지난해 단편소설 10여편을 완성했다.한달에 두편꼴로 쓴 셈이다.그는 가족들이 모두 잠이 든 새벽에 글을 쓰며 국내외 출장때도 작품의 맥이 끊어질까 노트북을 끼고 다닌다. 그 중 한 편이 지난해 계명대 문화상(소설부문)에 뽑히기도했다.

올해 초부터는 중편소설에 도전,원고지 2백50여매 분량으로 이야기를 꾸며 나갔다. 네달동안 퇴근후.휴일의 모든 시간를 투자해 쓴 작품이 '돌비녀'다.

이번 심훈문학상에 뽑힌 '돌비녀'는 어린 시설 잠시 한 동네에 살았던 남녀가 서로 다른 인생의 길을 걷다가 노숙자.장애인 창녀 등 만신창이의 모습으로 다시 만나 서로가 가졌던 연민의 정을 확인하는 내용이다.

심사를 맡았던 조동길(52.공주대)교수는 "진한 경상도 사투리가 소설적 재미와 감동을 더 해 준다"고 말했다. 李씨는 이번 수상작과 단편 여섯편을 모아 연내에 자신의 소설집을 내고 내년에는 장편에도 도전할 계획이다.

충남 당진군은 심훈(沈熏.1901~1936) 1931년 송악면에 낙향해 필경사(筆耕舍)를 직접 짓고 '상록수'등을 집필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 해마다 문학상 시상 등 다양한 행사를 열고 있다.

당진=조한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