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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희 "임꺽정" 대형드라마로 본격제작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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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6면

월북작가 벽초(碧初)홍명희(洪命熹)의 대하역사소설 『임꺽정』에 대한 본격적인 드라마제작이 이달말부터 마침내 카운트다운에 들어간다.
오랜 금서였던 월북작가의 실명소설이 SBS제작진에 의해 대형드라마로 만들어져 안방극장에서 방송케 된 것이다.
특히 북한측은 이미 이 원작을 6부작 비디오영화 『임꺽정』으로 제작한바 있어 동명소설 『임꺽정』을 둘러싼 남북 대결이 예상된다. 드라마 『임꺽정』은 총 32부작으로 만들어질 예정.당초 50부작으로 넉넉하게 잡았다가 『너무 길다』는 내부 의견에따라 줄어들긴 했으나 그래도 만만치 않은 작업량이다.
제작기간만 해도 1년.내년 3월까지 꼬박 찍어야 할 분량이다.봄.여름.가을.겨울 4계절의 풍경을 모두 카메라에 담아내야 한다. 촬영장소도 간단치 않다.사극이나 역사물이라면 으레 민속촌 촬영이 80%이상을 차지해 왔으나 이번은 사정이 전혀 다르다. 단골 장소인 민속촌 촬영은 10%정도 이내.나머지는 전국을 누벼야 한다.
가능하면 묘향산.백두산.금강산등 임꺽정의 활동무대였던 북한지역도 촬영한다는 계획.이를 위해 지난해 통일원측에 방북허가 신청서를 내놓고 이제나 저제나 기다리고 있다.
작품 해석단계도 제작진들의 속을 무지 썩였다.
당초 각색을 연극인인 이윤택씨에게 맡겼으나 『작품해석상 차이』로 김원석씨로 최근 전격 교체했다.
연출자인 김한영PD는『역사물이 갖는 무거움에 재미를 불어넣기위해 풍부한 볼거리를 매회 제공할 계획』이라며『지루하지 않게끔일주일 방영분인 2편을 하나로 묶어 상하 단막극 형태로 만들어장편물이 갖는 단점을 극복할 작정』이라고 말 한다.
여기에 택견.검술.창술.봉술은 물론 돌팔매.발차기등 한국 고유의 전통 무술이 총 출동된다.
金PD를 비롯한 제작진들은 북한의「조선 평양 목란비데오」가 찍은 『임꺽정』을 비밀리 입수,몇번이고 보면서 면밀한 작품분석을 끝냈다.북한측 연출은 장영복,임꺽정역은 최창수.주연배우인 최창수는 북한에서 잘 나가는 간판스타.최은희씨가 북한에 강제억류됐을 당시 『소금』이란 작품에 함께 출연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주연 『임꺽정』의 캐스팅도 최종 저울질에 들어갔다.
당초 참신한 새 얼굴을 찾았지만 마땅한 적임자가 없어 포기했다.대신 『모래시계』의 히어로인 최민수나 유인촌.유동근 중 하나를 선택,이번 주말께 최종 낙점할 예정.
원작료문제도 관심거리다.이 작품의 저작원자는 홍명희씨의 손자인 홍석중씨.미완성작품을 그가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만큼저작권은 당연히 그에게 있다는 해석.
북한측이 국제 저작권협회에 가입하지 않아 저작료를 『안내도 그만』이지만 북한측이 저작권을 주장하면 SBS측은 우리 정부당국과 협의해서 「공식적」으로 돈을 줄 계획이다.
『이 작품을 끝내면 10년쯤 늙게 생겼다』는 김PD의 야심작『임꺽정』은 내년 상반기께 첫 방영될 예정이다.
金光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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