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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배] 강백호 투타 맹활약...서울고 경남고 누르고 4번째 우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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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회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 결승전 서울고와 경남고의 경기가 6일 오후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렸다. 서울고등학교가 경남고를 13:9로 누르고 우승을 차지했다. 장진영 기자 / 20170806

제51회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 결승전 서울고와 경남고의 경기가 6일 오후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렸다. 서울고등학교가 경남고를 13:9로 누르고 우승을 차지했다. 장진영 기자 / 20170806

서울고가 대통령배 4번째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서울고는 6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51회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중앙일보·일간스포츠·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주최) 경남고와의 결승전에서 13-9로 승리하며 우승했다. 서울고의 4번째 대통령배 우승(1984·85·2014·17년)이다.

서울고 타선는 1회부터 경남고 마운드를 괴롭혔다. 경남고 에이스 서준원(17)을 상대로 서울고는 1회에만 5안타(2볼넷)로 5점을 냈다. 흔들린 서준원을 2회에도 두들겨 2점을 더 냈다. 사실상 승부는 초반에 결정이 났다. 5회와 7회에도 3점씩을 낸 서울고는 경남고 거센 추격을 9점으로 막았다.

3학년 주장 강백호(18)는 이날 투타에서 맹활약하며 우승을 이끌었다. 마운드 위에서 7과3분의2이닝 동안 8피안타 5실점을 기록했다. 타석에선 4번타자로 나서 4타수 2안타·2사사구·3득점을 올렸다. 이번 대회 5경기에서 타율 0.476(21타수10안타) 9타점. 투수로는 11과3분의2이닝 7실점, 평균자책점 5.40이다. 최우수 선수(MVP)는 당연히 강백호의 차지였다.

제51회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 결승전 서울고와 경남고의 경기가 6일 오후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렸다. 서울고 선발 강백호 선수가 감독의 지시를 듣고 있다. 장진영 기자 / 20170806

제51회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 결승전 서울고와 경남고의 경기가 6일 오후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렸다. 서울고 선발 강백호 선수가 감독의 지시를 듣고 있다. 장진영 기자 / 20170806

강백호는 마치 만화 속 주인공 같다. 이름도 1990년대 국내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농구만화 '슬램덩크'의 주인공(강백호)과 같다. 만화 속 강백호는 실력은 떨어지지만 농구에 대한 열정이 가득한 인물이다. 하지만 2017년 현실 속 강백호는 실력과 승부욕을 모두 갖춘 '야구 천재'다. 강백호는 1학년 때부터 포수·1루수·투수를 두루 봤다. 3학년이 된 올해는 주로 포수로 뛰다 경기 막판 마무리투수를 맡았다.

제51회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 결승전 서울고와 경남고의 경기가 6일 오후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렸다. 서울고등학교가 경남고를 13:9로 누르고 우승을 차지했다. 장진영 기자 / 20170806

제51회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 결승전 서울고와 경남고의 경기가 6일 오후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렸다. 서울고등학교가 경남고를 13:9로 누르고 우승을 차지했다. 장진영 기자 / 20170806

야구 팬들은 강백호를 일본 프로야구의 '이도류(二刀類·투수와 타자를 겸하는)' 오타니 쇼헤이(23·니혼햄)와 비교한다. 강백호도 오타니처럼 투수로 시속 150㎞가 넘는 빠른 공을 뿌린다. 슬라이더는 프로 선수 직구 스피드와 맞먹는 시속 140㎞대 초반대다. 이날 강백호는 최고 시속 152㎞(방송사 스피드건 155㎞)를 기록했다. 이번 대회에서 시속 150㎞가 넘는 공을 던진 건 강백호가 유일하다.

타석에선 1m81㎝·95㎏의 단단한 체구에서 나오는 파워로 빨랫줄 타구를 만들어낸다. 이번 대회에서 강백호는 홈런을 기록하지 못했다. 하지만 안타 10개 중 5개가 2루타다. 고교 3년 통산 10개의 홈런을 때렸다. 강백호는 다음달 열리는 프로야구 2차 신인 지명회의에서 상위지명이 유력하다. 경남고는 대통령배 결승에 6번(1973·84·86·92·98·2017년)이나 오르고도 모두 준우승에 그쳤다. 故최동원, 이대호(롯데) 등을 한국 야구 전설을 배출한 경남고는 주요 전국대회에서 17번이나 우승한 강팀이지만 유독 대통령배에서는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제51회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 결승전 서울고와 경남고의 경기가 6일 오후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렸다. 경남고 동문들이 응원을 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 20170806

제51회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 결승전 서울고와 경남고의 경기가 6일 오후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렸다. 경남고 동문들이 응원을 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 20170806

양 팀은 1984년 결승에서 만난 이후 33년 만에 대통령배 결승에서 재격돌했다. 당시 서울고는 1-3으로 뒤진 9회 말 4-3으로 대역전극을 펼치며 우승했다. 이번 대통령배 결승전은 '창과 방패'의 대결이었다. 서울고는 4강전까지 팀 타율 0.349로 4경기에서 49점을 뽑았다. 경기고와의 4강전에선 17-0, 대승을 거뒀다. '방패' 경남고는 최민준(3승)-서준원(2승) '원투펀치'가 4강전까지 5승을 합작했다. 5경기에서 9실점(5자책점)만 했다. 경남고 선수들은 지난달 21일부터 보름 넘게 부산을 떠나 서울에 머물며 우승의 의지를 다졌다. 하지만 결승에선 에이스 서준원이 무너졌다. 믿었던 '방패'가 '창'의 힘을 버티지 못하고 완패했다.

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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