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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영은 되는데 난 왜 안돼?

중앙일보

입력

누드 걸들의 '누드 그 후'가 고행길이다. 특히 연기자 출신 누드 걸은 고행을 하고 있다. 공중파 방송에서 그들에 대한 부담감을 느끼고 있는 탓이다.

권민중이 지난 6일 오후 8시 대한항공 편으로 괌으로 출국했다. 휴식을 위해서였다. 4박 5일 일정. 지난 달 28일 서울 우림 청담씨어터에서 펼쳐진 뮤지컬 <나에게 사랑은 없다> 공연 때문에 쉴 틈 없이 달려온 그이기에 휴식이 필요한 시기다.

하지만 아픔을 달래기 위한 목적도 담겨 있다. 누드 이벤트를 펼쳤던 권민중의 궁극적인 목적은 드라마와 영화 등에서 보다 왕성하게 활동하는 것. 하지만 이런 꿈이 얼마 전 좌절되는 아픔을 겪었다.

그는 다음 달 10일 시작하는 KBS 2TV 월화극 <그녀는 짱>(극본 조희, 연출 김용규)에 정보석의 애인 역으로 캐스팅 물망에 올랐다. 하지만 성사가 되는가 싶더니 결국 고배를 마셨다. 권민중이 거론되던 역할엔 무명급 신인 연기자가 확정됐다.

권민중의 속이 상할 수밖에 없는 상황.

이는 그만의 고통이 아니다. 누드 걸들은 대부분 공중파 TV에서 대접을 못받는다. 단발성의 오락 프로그램에서 화제성만 뽑아 먹을 뿐 연기자로 대접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아무래도 부담스러운 때문이다.

앞서 모험을 감행한 성현아도 권민중과 같은 경험을 했다. 그도 누드 이벤트 직후 SBS TV 일일극에 캐스팅설이 오가더니 결국 무산되는 아픔을 겪었다. 대신 현재 홍상수 감독의 영화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에 캐스팅돼 촬영을 하고 있다.

최근의 이혜영은 그나마 낫다. 그는 다음 달 7일 시작되는 SBS TV 주간 시트콤 형사(연출 송창의)에 전격 캐스팅됐다. 여기서 그는 코믹한 고참 여형사 역을 맡았다. 섹시함도 전면에 부각시킬 계획.

누드 이벤트 진행 후 바로 공중파에서 활동하는 드문 케이스. 하지만 이 또한 정통 드라마는 아니다.

일간스포츠=이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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