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 [ 시가 있는 아침 ] - '붉은 장미꽃다발'

    네 꿈의 한복판 네 온몸의 피가 밀려왔다 밀려가는 그곳 그곳에서 나는 눈을 뜰래 네 살갗 및 장미꽃다발 그 속에서 바짝 마른 눈알을 치켜뜰래 네 안의 그 여자가 너를 생각하면서 아

    중앙일보

    2005.03.23 18:53

  • [ 시가 있는 아침 ] - '화투(花鬪)'

    슬레이트 처마 끝에서 빗방울이 뚝 또 뚝 떨어지구요 창에 기울은 오동꽃이 덩달아 지네요 종일 추녀물에 마당이 파이는 소리 나는 차배달 왔다가 아저씨와 화투를 치는데요 아저씨 화투는

    중앙일보

    2005.03.22 18:46

  • [ 시가 있는 아침 ] - '생일 파티'

    싱싱한 고래 한 마리 내 허리에 살았네 그때 스무 살 나는 푸른 고래였지 서른 살 나는 첼로였다네 적당히 다리를 벌리고 앉아 잘 길든 사내의 등어리를 긁듯이 그렇게 나를 긁으면 안

    중앙일보

    2005.03.21 18:36

  • [ 시가 있는 아침 ] - '음악들'

    너를 껴안고 잠든 밤이 있었지, 창밖에는 밤새도록 눈이 내려 그 하얀 돛배를 타고 밤의 아주 먼 곳으로 나아가면 내 청춘의 격렬비열도에 닿곤 했지, 산뚱 반도가 보이는 그곳에서 너

    중앙일보

    2005.03.20 19:00

  • [ 시가 있는 아침 ] - '그렇게 그들은 어디로 가고 있는가'

    푸른 제복의 성처녀가 살았다 무트……는 땅이라는 뜻 그 땅에 발붙여 살았다. 45킬로, 몸은 가벼웠는데 지글지글 끓는 지열이 대단했지 샤스커트(스커트 안에 받쳐입는 치마) 속에 온

    중앙일보

    2005.03.18 18:53

  • [ 시가 있는 아침 ] - '내 안의 식물'

    달이 자란다 내 안에서 달의 뒤편도 자란다 밀물이 자라고 썰물도 자란다 내 안에서 개펄은 두꺼워지고 해파리는 펄럭거리며 미역은 더욱 미끄러워진다 한켠에서 자라도 자란다 달이 커진다

    중앙일보

    2005.03.17 18:42

  • [ 시가 있는 아침 ] - '춘니(春泥)'

    여자대학은 크림빛 건물이었다. 구두창에 붙은 진흙이 잘 떨어지지 않았다. 알맞게 숨이 차는 언덕길 끝은 파릇한 보리밭- 어디서 연식정구의 흰 공 퉁기는 소리가 나고 있었다. 뻐꾸기

    중앙일보

    2005.03.16 19:03

  • [ 시가 있는 아침 ] - '탕진'

    가끔씩 난 똑 같은 노래를 반복해서 부르곤 해. 같은 노래를 부르고 또 부르고 그러면 어떤지 알아? 하드보일드하게 지루하지 뭐. 전인권의 을 탕진으로 바꿔 부르는데 그것도 지루하면

    중앙일보

    2005.03.15 17:47

  • [ 시가 있는 아침 ] - '지렁이의 말'

    눈이 없었기 때문에 나는 어떤 우상도 두지 않았다. 팔이 없었기 때문에 누구도 나는 구제하지 않았다. 그리고 먹고 사는 일만으로도 충분히 고통스러웠기 때문에 고행보다는 잠을 선택했

    중앙일보

    2005.03.14 18:33

  • [ 시가 있는 아침 ] - '입마춤'

    가시내두 가시내두 가시내두 가시내두 콩밭 속으로만 작구 다라나고 울타리는 막우 자빠뜨려 노코 오라고 오라고 오라고만 그러면 사랑 사랑의 석류꽃 낭기 낭기 하누바람 이랑 별이 모다

    중앙일보

    2005.03.13 18:27

  • [ 시가 있는 아침 ] - '일요일'

    일요일에는 강물이 얕아진다. 나는 뾰족한 발가락으로 강바닥과 이야기를 나눈다. 물풀 위에 앉아 모래로 이루어진 절벽이 춤추는 것을 바라본다. 바위들은 입을 벌리고, 자동차들이 뛰어

    중앙일보

    2005.03.11 18:49

  • [ 시가 있는 아침 ] - '데이지 화분에 얼굴을 묻고'

    세상을 빠져나가려는 중이야 쉬잇 내 말을 들어봐 난 다시 돌아오지 않을 거야 다.시.는.돌.아.오.지.않.는.다 다시 돌아와도 찾을 수 없도록 도와줘 데이지, 내 얼굴을 먹어줘 내

    중앙일보

    2005.03.10 18:09

  • [ 시가 있는 아침 ] - '나무 이름 하나'

    나는 일찍 나무 이름 하나 가졌지요 좀 주제넘는다 싶었지만 無憂樹 괜찮아 괜찮을 거야 이름 너무 크고 깊어 송구스러운 맘 없지 않았지만 방문 위에 나무 이름 하나 걸어놨지요 반듯한

    중앙일보

    2005.03.09 18:33

  • [ 시가 있는 아침 ] - '지루한 세상에 불타는 구두를 던져라'

    1. 불타는 구두, 그 열정을 던져라 지루한 몸은 후회의 쓸개즙을 토하고 나날은 잉어떼가 춤추는 강을 부르고 세상을 더럽히는 차들이 구름이 되도록 드럼을 쳐라 슬픈 드럼을 쳐라 여

    중앙일보

    2005.03.08 18:38

  • [ 시가 있는 아침 ] - '시인학교'

    공고 오늘 강사진 음악 부문 모리스 라벨 미술 부문 폴 세잔느 시 부문 에즈라 파운드 모두 결강 김관식, 쌍놈의 새끼들이라고 소리지름. 지참한 막걸리를 먹음 교실 내에 쌓인 두꺼운

    중앙일보

    2005.03.07 18:05

  • [ 시(詩)가 있는 아침 ] - '세월이 가면'

    박인환 (1926-1956), '세월이 가면' 지금 그 사람의 이름은 잊었지만 그의 눈동자 입술은 내 가슴에 있어. 바람이 불고 비가 올 때도 나는 저 유리창 밖 가로등 그늘의 밤

    중앙일보

    2005.03.06 18:31

  • [ 시(詩)가 있는 아침 ] - '오감도(烏瞰圖) - 시 제1호'

    이상(1910~1937), '오감도(烏瞰圖) - 시 제1호' 13인의 아해(兒孩 : 아이)가 도로를 질주하오 (길은막다른골목이적당하오) 제1인의아해가무섭다고그러오. 제2인의아해도무

    중앙일보

    2005.03.04 18:35

  • [ 시(詩)가 있는 아침 ] - '그 여자의 울음은 내 귀를 지나서도…'

    정현종(1939~ ) '그 여자의 울음은 내 귀를 지나서도 변함없이 울음의 왕국에 있다' 나는 그 여자가 혼자 있을 때도 울지 말았으면 좋겠다 나는 내가 혼자 있을 때 그 여자의

    중앙일보

    2005.03.03 18:23

  • [ 시(詩)가 있는 아침 ] - '주전자의 물이 끓을 때'

    김승희(1952 ̄), '주전자의 물이 끓을 때' 주전자의 물이 끓을 때 거친 파도가 바위섬을 삼킬 듯이 몰아칠 때 세계의 집에서 지붕들이 고요히 벗겨지고 유리창들이 환상의 격투로

    중앙일보

    2005.03.02 18:18

  • [ 시(詩)가 있는 아침 ] - '인생은 언제나 속였다'

    이승훈(1942~), '인생은 언제나 속였다' 인생은 언제나 그를 속였다 그가 다가가면 발로 차고 그가 도망가면 팔을 잡았다 그가 웃으면 울고 그가 울면 웃었다 그가 망하면 웃고

    중앙일보

    2005.03.01 18:29

  • [ 시(詩)가 있는 아침 ] - '샤걀의 마을에 내리는 눈'

    김춘수(1922~2004), '샤걀의 마을에 내리는 눈' 샤갈의 마을에는 3월에 눈이 온다 봄을 바라고 서있는 사나이의 관자놀이에 새로 돋은 정맥이 바르르 떤다 바르르 떠는 사나이

    중앙일보

    2005.02.28 18:42

  • [인사] 보건복지부 外

    ◆ 보건복지부▶비상계획관(2급 상당) 문병순▶감사관 김명현▶건강증진국장 이종구 ▶국립의료원 한방진료부장 김용호▶한방의료담당관 이영호▶노인복지정책과장 전만복▶생활보장과장 왕진호▶국립

    중앙일보

    2004.12.30 20:43

  • [ 시(詩)가 있는 아침 ] - '기린' 부분

    박상순(1961~ ), 「기린」중에서 밤의 바닷가에 앉아 양말을 신는다. 기린이 달려오는 것 같다. 벗어놓은 웃옷을 걸친다. 아직도 기린이 달려오는 것 같다. 기린이 아닐지도 모른

    중앙일보

    2004.11.02 18:16

  • 암호 같은 시어 어렴풋한 떨림

    암호 같은 시어 어렴풋한 떨림

    초현실주의.표현주의적 시 쓰기를 선보여 온 시인 박상순(43.사진)씨가 '마라나, 포르노 만화의 여주인공' 이후 8년 만에 세 번째 시집 'Love Adagio'(민음사)를 출간

    중앙일보

    2004.09.20 18: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