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하인드컷] 가짜 뉴스 제조기? BBC의 AI 활용법

    나원정 문화부 기자 인공지능(AI)도 거짓말을 한다. 유명인사 얼굴을 딥페이크 조작한 가짜 인터뷰 영상으로 허위 정보도 유포한다. 보이스피싱을 넘어, AI 생성한 지인 얼굴로 화상통화를 거는 페이스피싱까지 등장하다 보니, AI가 날조나 범죄의 수단이란 인식마저 생겼다. 하지만 무서워하고 외면할 수만은 없다. 영국 영화감독 제임스 하웨스 말을 빌리면 “램프의 지니(마법 요정)는 이미 램프에서 나왔기” 때문이다. 가파른 속도로 진화하는 지니를 어떻게 잘 쓸지 고민하는 시간조차 빠듯하다.   비하인드컷 지난해 2월 영국에선 AI가 진실 보도에 도움이 된 사례가 나왔다. BBC 다큐멘터리 ‘홍콩의 자유를 향한 투쟁’(사진) 제작진이 취재에 응한 시위대의 신원보호를 위해 AI를 활용했다. 시위자와 같은 조건으로 대역 연기자를 촬영 후 생성형 AI를 두 달간 훈련해 시위자 영상에 대역 얼굴을 덧씌웠다. 그 결과, 시위자를 보호하되 진실을 말하는 강력한 AI 영상이 탄생했다. 최근 영화진흥위원회가 발간한 ‘영국 영상산업의 AI 사용 현황 및 정부 규제 정책’ 보고서의 내용이다.   결국 AI도 사람 하기 나름이다. 유럽연합·미국 등도 잇따라 AI 규제책을 내놨다. 한국은 아직 ‘AI 기본법’조차 없다. 여야 정쟁 속에 1년 넘게 국회 문턱을 못 넘고 계류 중이다. ‘AI 강대국 3위’에 들겠다는 우리 정부의 현주소다.   영국도 성문법은 준비 단계지만, 정부 가이드라인에 따라 올 초 각 산업 분야에 AI 규제 원칙이 발표됐다. 저작권 존중, 인간 창의성 중시, 투명성, 다양성과 포용성, 정보 보호 등이다. 산업 현장의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건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나원정 문화부 기자

    2024.05.01 00:18

  • [비하인드컷] 칸영화제 한국영화 실종 내막

    나원정 문화부 기자 칸영화제 경쟁부문에서 2년 연속 한국영화 진출이 불발됐다. “한국영화 ‘넥스트’가 안 보인다”는 해외 반응도 들린다. 최근 10년간 칸 경쟁에 나선 한국감독 명단을 보면, 이유가 보인다. 세계적 반열에 오른 박찬욱·봉준호·이창동·홍상수 감독의 돌림노래였다. 이들 신작이 없는 해는 자연히 공백이 생겼다.   이 중 ‘막내’격인 봉 감독의 데뷔가 2000년이다. 이후 20년간 한국영화 산업은 상업 대중 영화 위주로 팽창해왔다. 칸에서 장르 영화를 트는 심야상영 부문은  한국영화가 2014년부터 거의 매해 개근했다. 올해 칸에 가는 유일한 한국영화 ‘베테랑2’(사진)도 이 부문에 초청됐다.   비하인드컷 그러는 사이 2000년대 한국영화 역동성을 이끈 개성 강한 작가주의 신인들의 중소규모 독립·예술영화는 시장이 사라지며 신작도 줄었다. 그간 칸에서 공식경쟁 전초전 격인 비경쟁, 주목할 만한 시선, 감독 주간, 비평가 주간 부문에서 주목받은 젊은 감독들은 장르색 짙은 상업영화나 OTT 시리즈에 매진했다.   올해 칸의 아시아 영화로는 인도·베트남·중국 신진 감독들이 돋보인다. 한국을 배우겠다며 영화산업에 집중 투자한 사우디아라비아도 처음으로 공식 선정 작품을 배출했다. 다국적 투자로 ‘검증된’ 작품이 주목받는 요즘 국제영화제 추세 때문에 국내 투자에 주로 의존하는 한국영화가 약세를 보인다고도 한다.   힘든 시기일수록 씨앗을 심어야 할 정부가 최근 독립·예술영화 지원을 끊은 건 자못 근시안적으로 보인다. 5년 전 ‘기생충’의 쾌거는 그 전 20년간의 한국영화 성장의 결실이란 걸 기억해야 한다.      나원정 문화부 기자

    2024.04.24 00:12

  • [비하인드컷] 볼쇼이 내한 공연 취소 후폭풍 우려

    나원정 문화부 기자 러시아 볼쇼이 발레단 내한 갈라 공연(사진)이 개막 하루 전(15일) 취소되며 논란이 나온다. 지난달 ‘친(親) 푸틴’ 스타 무용수 스베틀라나 자하로바의 ‘모댄스’ 내한공연이 우려하는 여론 속에 ‘안전 문제’로 취소되자, 이 공연은 ‘볼쇼이’ 대신 한국 에이전시 이름을 내세워 제목을 바꿨다. 출연 인원이 절반으로 줄고 프로그램 내용까지 변경되자 공연장인 세종문화회관측은 내규에 따라 공연 변경 심사를 열고 부결로 결론 내렸다. “변경 정도가 상당해 퀄리티를 담보하기 어렵다”는 이유다.   비하인드컷 개막 전날까지 예매 오픈을 못 하고 결국 공연을 취소한 공연사 측은 외압설까지 제기했다. 공연계에선 자칫 전쟁 지지 여부와 무관하게 러시아에서 활동해온 무용수에 대한 보이콧으로 번질까 봐 우려한다.   러시아 예술가들에 대한 보이콧은 2022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후 서구를 중심으로 시작됐다. “실제 전쟁 중인 만큼 냉전 시대보다 보이콧이 더 심하다”는 논평도 나온다. 보이콧에 압박을 느낀 러시아 예술가들이 정치적 노선을 바꾸거나, 러시아 정부 지원 단체에서 탈퇴하기도 했다. 유럽에선 푸틴을 비판해온 러시아 출신들까지 보이콧 대상이 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국은 당장 다음 달 볼쇼이·마린스키 무용단 출신들의 내한 공연 두 건이 예정돼 있다. 러시아 무용단에 소속됐지만, 무용수 각각은 우크라이나 등 다국적이다. 한 공연 관계자는 “지난해 발레리나 강미선이 러시아 ‘브누아 드 라 당스’ 최고 여성 무용수상을 받았을 때는 축하 분위기 아니었느냐”면서 “전쟁을 지지할 순 없지만, 예술가 개개인의 교류까지 색안경을 끼고 봐야 할까”라고 반문했다. 엉뚱한 후폭풍이 번져서는 안 된다는 우려다.      나원정 문화부 기자

    2024.04.17 00:16

  • [비하인드컷] 로봇 배우보다 더 중요한 건

    나원정 문화부 기자 최근 스타들의 얼굴을 감쪽같이 본뜬 인공지능 기술 ‘딥페이크’가 화제다. 그런데 이보다 먼저 인간 배우의 자리를 위협할 걸로 주목받은 존재가 바로 로봇 배우다. 일본에선 2010년, 안드로이드 로봇 ‘제미노이드 F’가 개발돼, 인간 배우와 2인극 무대에 오르며 세계적 주목을 받았다. 2015년 이 연극을 영화화한 감독은 이런 소감을 남겼다. “일반 배우보다 제미노이드 F와 작업이 더 쉬웠다. 밥을 먹거나 잠을 자지 않아도 되고, 아무 불평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배우들의 잇따른 사생활 리스크로 타격을 입은 작품 제작자라면 솔깃할 얘기다. 이후 안드로이드 배우의 공연은 세계 곳곳에서 시도됐다.   비하인드컷 국립극단 사상 최초 로봇 배우가 주연을 맡은 연극 ‘천 개의 파랑’(사진)은 이런 분위기 속에서 단숨에 기대작에 올랐다. 휴머노이드 로봇 경마 기수가 주인공인 동명 소설을 토대로 했다. 이달 4일 개막을 앞두고 로봇의 어떤 이미지도 사전 공개되지 않았지만, 데뷔 무대를 위한 홍보전략으로 받아들여졌다. 74년 역사 국립극단에의 신뢰도 컸다.   이 연극 개막이 16일로, 갑자기 2주나 밀렸다. 초반 10회차 예매 관객한텐 개막 하루 전 공연 취소 통보가 날아들었다. 어렵게 표를 구한 관객들은 일방적인 환불 통보에 분통을 터뜨렸다.   극단 측은 2일 리허설 도중 로봇 전원이 꺼져 전체 회로를 점검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개발에 7개월 걸렸다는 작품치고 아쉬운 대처다. 이런 상태라면 공연 중 안전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건 아닌지 걱정이 생긴다. 새로운 도전보다 더 중요한 게 관객과의 약속과 안전이란 걸 잊어선 안 된다.      나원정 문화부 기자

    2024.04.10 00:24

  • [비하인드컷] 80년대 아저씨의 시의적절 타임슬립

    나원정 문화부 기자 ‘라떼는’은 “나 때는 말야” 하며 과거 방식을 강요하는 사람을 풍자하는 말이다. 심하면 ‘직장 내 괴롭힘’ 사례로 꼽힌다.   일본에도 이런 고민이 많은지, 최근 한 일본 드라마가 참신한 해법을 내놨다. 넷플릭스를 통해 한국에도 출시된 TBS 드라마 ‘부적절한 것도 정도가 있어!’다. 극 중 사내 상담사 오가와는 윗사람의 이야기를 끊기도 조심스럽다는 직원들의 고민을 전해 듣고, 모두를 대신해 옛날이야기를 전담해서 듣겠다고 자처한다. 그는 알고 보면 과거에서 온 시간 여행자다.   비하인드컷 1986년의 중학교 체육교사 오가와는 얼떨결에 2024년에 불시착해 방송국 상담사로 채용되며 세대 격차에 정면으로 부딪힌다. ‘라떼 아저씨’의 타임슬립 코미디란 설정을 빌어, ‘정치적 올바름’에 얽힌 요즘 사회 갈등 요소를 건드리는 게 드라마 묘미다. 주인공이 구시대 아저씨다 보니, 현대사회가 예민하다는 식으로 몰고 가는 뉘앙스가 비판받기도 했지만, 피부에 와 닿는 질문거리가 많다. 동료의 노출 옷차림을 어떻게 봐야 할까, 적절한 부하직원 격려 방법은 무엇일까 등이다.   오가와가 요즘 시대에 ‘초짜’다 보니 잘 모르는 ‘암묵적 예의’도 소재다. 가령 주말엔 업무용 단체 메신저에 말을 거는 게 실례고, ‘읽씹’(읽고 무응답)은 그 자체로 ‘알았다’는 답이니 집착하지 말라는 충고 등이다. 국내 리뷰 사이트에는 “요즘 시대 짚고 넘어가야 할 이야기”란 공감과 함께 리메이크 요청이 나온다. 극 중 결론을 모두 수긍하지 않더라도 대화의 물꼬를 터주기 때문이다. 비판받을 각오를 하고 만드는 드라마도 때로 필요하다.      나원정 문화부 기자

    2024.04.03 00:27

  • [비하인드컷] 1982 김금화 2024 ‘파묘’

    나원정 문화부 기자 1982년 7월 미국 뉴욕 파크에비뉴에선 만신 김금화의 굿판이 펼쳐졌다. 한·미 수교 100주년 친선공연에 초청된 그와 무당들이 신령을 부르는 노래·농담을 오가며 칼날 위에 맨발로 올라섰다. 당시 뉴욕타임스 신문엔 상세한 묘사와 함께 “김금화의 코믹(Comic)하고도 우주적인(Cosmic) 재능이 놀랍다”는 호평이 실렸다.   김금화는 무형문화재 서해안배연신굿 및 대동굿 보유자다. 굿이 ‘미신’이란 선입견을 넘어, 우리 전통 기예와 복식·음식을 맛보이며 현지인을 사로잡았다. 2003년 김금화가 뉴욕 링컨센터 초청으로 9·11테러 참사의 아픔을 위로한 대동굿도 수개월 전 관람 티켓이 매진될 만큼 화제였다고 한다.   비하인드컷 지난 주말 북미 극장가에 한국 굿판이 부활했다. MZ 무당들의 퇴마를 그린 영화 ‘파묘’(사진)의 북미 흥행이 예사롭지 않다. 국내 천만을 돌파한 지난 주말, 북미에서 첫 주말 박스오피스 13위에 올랐다. 1~12위 작품들은 모두 상영관이 1000개 넘는데, ‘파묘’는 단 67개관에서 얻어낸 결과다. 흥행 1위 ‘고스트버스터즈’ 등 10위권 내 귀신영화가 4편이나 포함된 극장가 ‘공포 분위기’도 ‘파묘’에 호재다.   로튼토마토·IMDB 등 영화 사이트에서도 호불호는 갈리지만, “배우 김고은의 ‘대살굿’에 브라보를 외쳤다” “한국의 무속신앙을 넘어 현대사, 일본제국주의까지 담았다” 등 관람평이 나온다. 현지 매체들도 할리우드 프랜차이즈 영화에 질린 현지 관객들이 OTT로 익숙해진 다국적 콘텐트에 눈을 돌리고 있다며 ‘파묘’를 주목한다.   ‘파묘’는 이미 세계 133개국에 판매돼 최근 200만 관객을 돌파한 인도네시아에 더해 아시아·북미·영국·러시아·유럽 등 개봉을 확대하고 있다. 일본도 개봉 시기를 조율 중이다. 넷플릭스 같은 글로벌 OTT 파급력 없이 세계 극장가에서 K장르물의 힘을 내다볼 시험대가 열렸다. 나원정 문화부 기자

    2024.03.27 00:14

  • [비하인드컷] 김장하는 마마보이 할리우드 스타

    나원정 문화부 기자 한국말 발음은 서툴지만 ‘할머니’ ‘엄마’ 같은 호칭은 자연스러웠다. 한국계 미국 배우 찰스 멜튼(33)이 최근 할리우드 영화 ‘메이 디셈버’(13일 개봉)로 내한 행사를 가졌다.   이 영화로 올 초 미국에서 22개 연기상을 휩쓴 그는 한국인 엄마 뱃속에서 미군인 백인 아버지를 따라 미국 이민 길에 올랐다. 오랜 무명 끝에 거장 감독 토드 헤인즈의 이번 신작에 발탁되며 스타덤에 올랐다.   비하인드컷 이국적인 TV 배우로 인식됐던 그가 새롭게 주목받은 계기가 2021년 미국에 확산한 아시아 혐오 범죄에 맞선 글을 ‘버라이어티’에 기고하면서다. 기고문에서 그는 “내가 아시아계 정체성을 억누르고 아메리칸 드림을 좇는 동안 한국인 어머니는 자신이 어디에도 어울리지 않는다며 자책했다는 걸 알게 됐다”면서 “더 이상 침묵하지 않겠다. 나는 자랑스러운 한국계 미국인”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타공인 ‘마마보이’ 배우로 거듭났다. 각종 시상식에 어머니를 동반하고, 분홍 고무장갑을 끼고 같이 김장하는 모습(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즐겨 올렸다. 낯선 미국에 가자마자 1991년 남편의 걸프전 참전으로 갓 태어난 멜튼을 홀로 키워낸 어머니를 그는 ‘영웅’이라 불렀다.   ‘메이 디셈버’에서 10대 때 세 아이 아버지가 된 논란 많은 캐릭터를 설득시키는 건, 가족에 대한 보호 본능 가득한 멜튼의 다부진 눈빛 연기다. 영화 토대가 된 실화에선 사모아계였던 주인공을 영화에선 한국계로 바꾼 것도 헤인즈 감독이 그의 연기력에 반하면서다.   3년 전 뿌리를 돌아본 일이 배우로서 그를 깊어지게 만들었다. 그는 내한 일정 동안 외할머니 등 한국 가족과  동행하며 “꿈만 같다”고 했다. 넷플릭스 히트 드라마 ‘성난 사람들’ 시즌2 주역에도 거론된다. 새로운 스타가 탄생했다. 나원정 문화부 기자

    2024.03.20 00:18

  • [비하인드컷] 오스카 수상 불발? K영화는 새 도약

    나원정 문화부 기자 11일(한국시간) 제96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반가운 한국말이 들려왔다. 각본상 순서에서 후보에 오른 재미교포 셀린 송(사진) 감독의 데뷔작 ‘패스트 라이브즈’의 한국말 대사가 이런 자막과 함께 무대 위 대형 스크린을 가득 채웠다. “너가 내 인생에서 사라졌는데 내가 널 다시….”   이날 송 감독은 아시아계 여성 최초 데뷔작으로 작품상 후보에도 올랐다. 수상은 불발됐지만, 아쉽게 볼 일만은 아니다.   비하인드컷 미국 내 시청자만 매년 2000만명에 달하는 아카데미 시상식은 홍보 효과가 막대하다. ‘패스트 라이브즈’도 오스카 후보 마크를 달고 개봉을 확대하며 흥행 기지개를 켜는 모양새다. 박스오피스 모조에 따르면 지난해 6월 북미를 필두로 한국·영국·프랑스·남아공·베트남·뉴질랜드·멕시코·러시아 등 약 30개국에서 개봉했다. ‘패스트 라이브즈’ 북미 박스오피스 누적 매출은 1133만달러(약 148억원). 역대 북미 개봉 한국영화 최고 흥행작 ‘기생충’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시대적 화두 ‘디아스포라’의 사랑을 한국말 ‘인연’(Inyeon)에 빗댄 이 영화를 두고 해외에선 신선함을 넘어 “아름답다”는 평까지 나온다.   ‘패스트 라이브즈’는 4년 전 ‘기생충’의 아카데미 4관왕을 일군 CJ ENM이 미국 투자·배급사 A24와 손잡고 북미 시장에 나선 합작품. A24는 에미상을 휩쓴 넷플릭스 미국 드라마 ‘성난 사람들’, 영화 ‘미나리’ 등 할리우드에서 요즘 ‘믿고 보는 브랜드’로 뜨는 회사다. 지난달 내한한 A24 관계자는 “한국은 창의적 연출자의 산실”이라며 재미교포 창작자를 넘어 한국의 신인들을 직접 발굴하려는 의지까지 비쳤다. 지금껏 거장 감독 위주의 해외 진출과 다를 양상이다. K영화의 새로운 확장을 기대한다.  나원정 문화부 기자

    2024.03.13 00:17

  • [비하인드컷] ‘파묘’ 음양사의 놀라운 실존모델

    나원정 문화부 기자 영화 ‘파묘’가 개봉 11일만에 600만 관객을 동원했다. ‘검은 사제들’ ‘사바하’ 등 오컬트 영화 장인 장재현 감독의 신작이란 기대감도 있었지만, 생각지도 못한 일제강점기 역사 비화가 관람 열기에 불을 붙였다.   영화 속 독립운동가 이름이나 삼일절·광복절에서 딴 차량 번호판만큼 쇠말뚝을 박아 한민족 정기를 끊으려 한 일본 음양사의 정체도 화제다. 풍수에 훤한 ‘무라야마 쥰지’란 인물인데, 실존 일본 민속학자 무라야마 지쥰(1891~1968)과 이름이 거의 같다.   비하인드컷 무라야마 지쥰이 조선총독부 촉탁으로 20여년간 조선을 조사해 펴낸 책이 10권이 넘는다. 의식주, 사상과 성격, 시장, 전통놀이, 종교 등 폭넓고도 상세하다. 저서 『조선의 귀신』에는 “조선의 풍수설에서 자손의 운명은 조상 묘지의 좋고 나쁨에 영향을 받는다”고, 『조선의 풍수』에는 “임진왜란 때 명나라 장수가 조선 산맥에 쇠못을 박아 왕기를 제압했다”는 기록이 나온다. 중요한 사료지만, 비판적으로 보란 게 학계 평가다. 효율적인 식민통치를 위한 자료였기 때문이다. ‘파묘’를 계기로 찾아보지 않았다면 잘 모르고 넘어갈 뻔한 사실이다.   비하인드컷 ‘파묘’ 열기를 해묵은 반일(反日) 몰이로 보는 시선도 있다. 그러나 관객 반응에선 반일 감정보단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된 놀라움이 더 크게 느껴진다. 일제 쇠말뚝설은 괴담일지 몰라도, 조선총독부를 등에 업은 무라야마 지쥰의 이름은 우리 풍속사 연구자료 곳곳에 지금도 말뚝처럼 남아있다. 역사를 제대로 아는 데서 양국의 진정한 미래도 싹틀 수 있지 않을까.  나원정 문화부 기자

    2024.03.06 00:14

  • [비하인드컷] 페이백 마케팅과 영혼 보내기

    나원정 문화부 기자 영화 ‘파묘’가 나흘 만에 200만 관객을 돌파한 데 이어 다큐멘터리 ‘건국전쟁’이 개봉 27일만에 1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침체한 극장가에 모처럼의 낭보다.   그런데 ‘건국전쟁’은 최근 공동 제작사가 직접 ‘티켓값 페이백’ 마케팅을 진행한 게 사재기 논란을 불렀다. 미국 등 주요 국가는 매출액이 기준인 반면, 한국은 얼마를 주고 봤든 관객수를 흥행 잣대로 본다. ‘건국전쟁’의 경우 개봉 초부터 10~40대 청년이 영화 관람 후 인증·신청하면 공동 제작사가 이 영화 지지자·단체가 낸 후원금을 이용해 티켓값을 돌려줬다. 영화사측에 따르면 24일까지 4500여 명 관객이 혜택을 봤다.   비하인드컷 관객수 집계 방식은 그간 수차례 지적돼왔다. 많이 보는 영화가 볼만한 영화란 인식이 생기면서 초반 관객수가 최종 흥행 당락까지 좌우하는 사례가 많아져서다. 사전 시사로 관객을 확보하는 변칙 개봉도 공공연해졌다.   저예산·독립 영화의 경우 개봉 초 관객수가 첫 주말 상영관 확보와 직결되다 보니, 개봉 전 소정의 후원금을 받고 시사회 좌석을 제공하는 사전 크라우드펀딩을 진행하는 경우도 늘었다. 극장측에 작품을 보려는 예비 관객이 이만큼 존재한다는 걸 어필하려는 목적이다. 그런데 좌석은 사놓고 영화 관람은 안 하는 이른바 ‘영혼 보내기’ 관객들도 나온다.   지난해 ‘관객수 부풀리기’ 혐의를 받은 몇몇 작품도 이런 사례였다.   현재 경찰 관련 조사는 일단 멈춰선 상태다. 티켓 값을 내고 안 본 관객수와 영화사가 돌려준 티켓값 모두 투명한 흥행 집계를 위해 논의해볼 만한 문제다. 정부와 영화계가 머리를 맞대고 현장 실정에 맞는 결론을 도출해야 더 이상의 논란을 막을 수 있다.  나원정 문화부 기자

    2024.02.28 00:16

  • [비하인드컷] ‘파묘’와 성웅 이순신

    나원정 문화부 기자 영화는 시대의 무의식을 담는다. 올해 베를린국제영화제에 초청된 최민식 주연 영화 ‘파묘’(22일 개봉·사진)는 장재현 감독이 100년 넘은 무덤의 이장을 지켜보며 느낀 ‘복합적인 감정’에서 출발했다. 지금으로부터 100년 전이라면 1920년대 일제강점기다. 영화는 어느 갑부 집안의 묘에서 출발해 구악의 잔재를 줄줄이 끌어낸다.   비하인드컷 가톨릭 퇴마의식을 그린 ‘검은 사제들’(2015), 신흥 종교 비리를 파헤친 ‘사바하’(2019) 등 장 감독 전작을 잇는 오컬트 공포영화다. 선대가 부정하게 모은 부(富)만 챙겨 미국 LA로 달아난 후손들은 알 수 없는 유전병에 시달린다. 집안 악운을 끊어내려는 몸부림이 죄 없는 새파란 목숨까지 희생시킨다. 이 집안의 갓 태어난 손주부터 속사정을 모른 채 묘 이장에 동원된 이들이다. 여느 오컬트물의 나이 지긋한 무당 대신, 배우 김고은·이도현이 불경 문신을 새긴 ‘힙스터’ 무당을 연기했다. ‘먹고사니즘’을 위해 ‘존버’하는 젊은 세대가, 잘 알지도 못했던 역사의 잔재가 부른 화에, 자신도 모르는 사이 제물이 되어간다. 그런 과정이 요즘 고달픈 N포 세대의 반영처럼 다가온다.   이들의 윗세대이자 사건에 휘말린 풍수사 역을 최민식이 맡았다. 딸의 결혼식을 앞둔 그는 자식뻘 무당들과 적에 맞선다. 극 중 피투성이가 된 채 최후의 적에 맞서는 최민식의 모습에서 뜻밖에 ‘명량’(2014)의 이순신 장군이 겹쳐진다. 올해 마흔셋 ‘낀 세대’인 장재현 감독이 보고 싶은 ‘어른상’의 제시일지 모른다.   베를린영화제 현지에선 “영적인 것과 물질적인 것을 모두 망라한 영화”란 평가가 나왔다고 한다. 한국 관객이 ‘파묘’에 느낄 감정은 좀 더 복잡하다. 공포 너머에 잊어선 안 될 역사적 담론이 남는다.  나원정 문화부 기자

    2024.02.21 00:19

  • [비하인드컷] 영화관 비닐장갑 ‘관크’

    나원정 문화부 기자 ‘관크’란 타인의 영화·공연 관람을 방해하는 관객을 뜻하는 신조어다. 상영 중 휴대폰 불빛을 밝히는 ‘폰딧불이’를 비롯해 전화 받기, 지각 입장, 앞 좌석 차기 등 폭넓다. 팬데믹 거리두기 때 텅텅 빈 상영관에서 내 집처럼 관람하던 습관이 들어설까. 최근엔 ‘관크’의 만행도 심해졌다. 설 연휴 첫날이던 9일 기자가 첩보 영화 ‘아가일’을 보러 간 서울 강남의 한 멀티플렉스 영화관에서 만난 ‘가족 관크’는 대단했다.   비하인드컷 영화가 시작한 지 30분쯤부터 2칸쯤 떨어진 같은 줄 좌석에서 강한 음식 냄새와 함께 부스럭대는 소리가 1시간 넘게 이어졌다. 딸로 보이는 젊은 여성이 노부모를 모시고 영화관 나들이를 하며 종이상자로 몇 개나 되는 음식을 장만해온 모양이다. 냄새는 그렇다 쳐도, 거슬리는 소리의 정체에 놀랐다. 세 사람 모두 양손에 야무지게 낀 비닐장갑이었다. 어두운 영화관에서 손에 양념을 묻히기 싫었던 모양이다. 그런 ‘고민’에 굳이 사운드가 좋은 영화관을 찾아온 다른 관객에 대한 배려는 쏙 빠졌다.   족발·순대 등 냄새나는 음식물 취식이 관객 사이 갈등을 빚은 사례는 종종 있다. 2022년 ‘아바타:물의 길’ 상영관에선 회를 초장에 찍어 먹다 다른 관객의 불만을 사는 ‘초장 사태’까지 벌어졌다. 올 1월엔 영화관 ‘폰딧불이’ 관객과 시비가 붙어 주먹을 휘두른 관객이 재판에 넘겨졌다.   폭력은 어떤 이유든 정당화되지 않는다. 하지만, 적잖은 티켓값을 치르고 영화관에 간 자신의 관람 시간이 소중한 만큼 다른 관객도 배려하면 어떨까. OTT 대세 시대에 영화관을 찾은 ‘고전적 영화팬’끼리의 동지애를 되새겨볼 때다. 나원정 문화부 기자

    2024.02.14 00:16

  • [비하인드컷] 거장과 소년의 만남…11년 만에 수입가 20배

    나원정 문화부 기자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영화 ‘괴물’(사진)이 손익분기점 50만 관객을 돌파하며 최근 15년간 일본 실사 영화 흥행 2위에 올랐다. 일본 영화 강세가 확장하는 추세다.   지난해 일본 영화 매출은 애니메이션 ‘스즈메의 문단속’ ‘더 퍼스트 슬램덩크’가 극장가 흥행 4, 6위에 오르며 코로나19 이전 2019년의 10배인 1793억원까지 급등한 터다(이하 영화관 입장권 통합 전산망 집계). 2000년대 초 ‘러브레터’ ‘주온’ 이후 히트작이 끊긴 일본 실사 영화 시장도 덩달아 꿈틀댄다. 10·20 여성 관객 타깃 최루성 멜로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가 지난해 초 기대 이상의 110만 관객을 동원하며 15년간 일본 실사 영화 흥행 1위에 올랐고 곧바로 ‘괴물’이 2위로 부상했다.   비하인드컷 고레에다 감독에게도 이례적인 흥행 신기록이다. 그는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 ‘어느 가족’(2018)을 비롯해 19편의 연출작을 선보이며 예술영화 팬덤을 얻었지만, 관객수는 1만 이하부터 최고 17만 명 선이었다. 한국 자본으로 만든 영화 ‘브로커’(2022)는 송강호·아이유 등 스타 파워로 126만 관객을 동원했지만, 상대적 고가 제작비로 인해 손익분기점(150만)에 미달했다.   영화계에선 ‘괴물’의 흥행을 “고레에다 영화에 대한 애정이 주로 일본만화로 소비되는 BL물(소년 연애담) 팬덤과 시너지를 일으킨” 하이브리드 성공 사례로도 분석한다. 주류 작품이 외면해온 아동 성소수자 성장담을 다루면서, 새로운 관객층을 유입했다는 것이다.   업계에선 ‘괴물’ 한국 수입가격으로 11년 전 고레에다 영화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의 20배 뛴 가격이 거론된다. 다른 일본 영화들도 수입가가 들썩인다는 얘기가 들린다. 침체한 극장가의 흥행 단비가 출혈 경쟁의 기로 앞에 서게 됐다. 나원정 문화부 기자

    2024.02.07 00:15

  • [비하인드컷] 윤여정의 존재감…캐릭터 성별도 바꿨다

    나원정 문화부 기자 설 연휴 개봉하는 ‘도그데이즈’는 배우 윤여정(사진)의 본모습을 맛깔나게 살린 영화다. 극 중 그가 맡은 전민서는 세계적 명성의 건축가. 손자뻘 MZ배달 라이더 진우(탕준상)와도 스스럼없이 말을 튼다. 민서가 사는 큰 집이, 사별한 남편이 벌어다 준 재산일 걸로 넘겨짚는 진우의 구식 여성관엔 뼈 있는 농담으로 응수한다. “넌 나이 들지 마라, 이미 꼰대잖아.” 꼰대는 나이순이 아니라는 경험적 진리가 윤여정 특유의 톡 쏘는 말맛에 실려 유쾌하게 다가온다.   비하인드컷 청춘을 아깝게 보내지 말라는 민서의 조언이 공허한 잔소리로 들리지 않는 것도 나이·성공에 도취하지 않고, 살아온 경험을 솔직하게 나눠온 윤여정의 평소 이미지 덕분이다. 2021년 한국 최초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받은 뒤에도 그는 “달라진 건 없다. 나는 나대로 살다 죽을 거”라 소탈하게 소감을 밝혔다. 연기자이자 이혼한 워킹맘으로서 삶의 단맛, 쓴맛을 몸소 겪으며 정상에 선 스크린 밖 윤여정 인생사가 극 중 캐릭터와 겹쳐져 보인다.   노년에도 왕성하게 활동하는 좋은 배우들이 많지만, 요즘 윤여정이 개척하는 인물들은 독보적이다. ‘도그데이즈’에도 캐스팅 비화가 있다. 사실 최초 시나리오 상의 캐릭터는 은퇴한 남자 교수였단다. 이 캐릭터를 가장 잘 표현해줄 배우를 고민하던 김덕민 감독이 조연출을 맡은 영화 ‘그것만이 내 세상’(2018) 현장에서 직접 겪은 윤여정을 떠올렸다. 제작사와 만장일치로 캐릭터 성별까지 바꿔 1순위로 캐스팅했다고 한다. 배우 스스로의 존재감이 영감이 되어, 스크린 속 풍경까지 바꿔놨다. 그의 다음 작품이 더욱 궁금해진다. 나원정 문화부 기자

    2024.01.31 00:08

  • [비하인드컷] 예술영화 ‘마돈나’…‘미드’로 리메이크

    나원정 문화부 기자 무연고의 만삭 임산부가 혼수상태로 병원에 실려 온다. 같은 병원에서 생명을 연장해 온 재벌 노인 환자가 그의 심장을 노린다. 2015년 칸영화제 초청된 신수원 감독의 영화 ‘마돈나’다. 하와이국제영화제 대상 수상 등 주목받았지만, 흥행은 아쉬웠다. 같은 해 전국 60개 남짓 개봉관에서 관객 1만8000명에 그쳤다.   이 영화가 할리우드 시리즈로 리메이크 된다는 소식이다. 신 감독은 최근 ‘존 윅’ ‘헝거게임’ 시리즈의 제작·배급사 라이언스 게이트와 리메이크 판권 계약을 했다고 밝혔다. 영화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2018)으로 북미 시장에서 아시아계 티켓 파워를 입증한 타이완계 배우 콘스탄스 우가 ‘마돈나’를 보고 반해 직접 리메이크 제작을 맡았다고 한다.   비하인드컷 ‘마돈나’는 배우 포레스트 휘태커의 제작사에서도 할리우드 영화화를 제안받은 바 있다. 세계 어디서 벌어져도 이상하지 않을듯한 생생한 핍진성이 할리우드를 잇따라 사로잡았다. 기댈 곳 없는 임산부를 세상에서 영영 ‘삭제’할 장기 기증 동의서에 사인을 받으려던 여정이, 역설적으로 사회 사각지대에서 착취당한 한 젊은 여성의 한 많은 삶을 수면 위로 드러낸다. 주연 서영희·권소현의 인물묘사는 강한 인상을 남긴다.   독립·예술영화의 흥행 부진은 스타가 없는 데다 사회 비주류 소재 작품이란 거리감 탓이 크다. 각 관객 1만 명을 겨우 넘긴 독립 영화 ‘불도저에 탄 소녀’(2022), ‘혼자 사는 사람들’(2021)도 넷플릭스 출시 후 주간 인기 영화 1위와 5위에 오른 바 있다. 요즘 글로벌 시장에선 비주류 서사가 오히려 주류로 떠올랐다. 선입견을 벗고 보면 인생영화, IP(지적재산)의 새로운 보고가 열린다. 나원정 문화부 기자

    2024.01.24 00:10

  • [비하인드컷] 블랙핑크 60년전 김시스터즈 있었다

    나원정 문화부 기자 한국 원조 걸그룹들을 불러낸 쇼 뮤지컬 ‘시스터즈’가 15일 한국뮤지컬어워즈 대상을 받았다.   ‘시스터즈’는 뮤지컬 음악감독 박칼린 씨가 연출을 맡아, 지난해 초연한 작품이다. 남성 배우 팬덤 중심의 베스트셀러 뮤지컬에 관객 쏠림 현상이 심했던 지난해 흥행은 기대에 못 미쳤지만, 우리네 걸그룹의 역사·음악을 총망라한 무대가 빛났다.   비하인드컷 일제강점기부터 1960년대 한국전쟁 중 미8군, 베트남전 발발 후 미군 베이스 캠프가 이동한 동남아·북미 무대까지, 당대 걸그룹의 이야기가 지금과 다른 듯 또 얼마나 닮았는지. 예컨대 이 뮤지컬에서 조선악극단 출신 ‘저고리 시스터’ 멤버였던 이난영은 자신의 두 딸과 조카로 ‘김시스터즈’(사진)를 탄생시키며 조선 최초 아이돌 프로듀서가 된다. 김시스터즈를 미국 진출시키며 그는 이렇게 당부한다. “이것만 기억해라. 첫째 성공하기 전까진 남자를 사귀어선 안 된다. 둘째 악기를 배워야 경쟁력이 있다….”   그들의 삶이 곧 대중음악 역사였다. 미군 아버지가 물려준 외모를 감추려 수녀가 되려던 김인순은 음악으로 삶을 꽃피웠다. 판자촌 출신 윤복희는 루이 암스트롱과 한무대에 선 ‘한류스타’가 됐다. 여든을 앞둔 지금껏 현역으로 활동 중이다. 1990년대 기획사 출신 걸그룹을 ‘1세대’로 부르며 K팝이 지워온 80여년 역사다.   지난해 9월 ‘시스터즈’ 공연 후 커튼콜 무대에 초대된 윤복희는 왕년 못지않은 트위스트를 선보이며 “행복하다” 했다. ‘바니걸즈’ 멤버 고재숙, ‘이 시스터즈’의 김희선(김명자에서 개명)도 60년만의 관객 만남에 눈시울을 붉혔다.   ‘시스터즈’는 향후 2년 정도 각 가수의 인생사를 보강해 돌아올 예정이라고 공동 제작사 신시컴퍼니측은 밝혔다. 블랙핑크 등 K팝 걸그룹의 글로벌 제패가 반갑다. 그 뿌리를 더 정교하게 살핀 ‘시스터즈’ 두 번째 시즌을 기다린다.  나원정 문화부 기자

    2024.01.17 00:20

  • [비하인드컷] 원주민 배우의 수상…81년 백인 축제의 변화

    나원정 문화부 기자 매해 연초 할리우드 시상식은 역경을 딛고 최고로 인정받은 스타들의 무대다. ‘백인들의 잔치’란 비판 속에 수상자의 인종도 다양해졌다.   올해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선, 영화 ‘미나리’(2021)로 유명한 재미교포 배우 스티븐 연이 아시아계 최초 TV 미니시리즈 부문 남우주연상을 차지했다. 그가 주연을 맡은 넷플릭스 드라마 ‘성난 사람들’이 같은 부문 작품상과 남녀주연상을 휩쓸었다. 아시아계 남녀 배우가 이 부문 주연상을 수상한 건 81년 골든글로브 역사상 최초라고 한다. 백인 서사의 들러리가 아니라, 아시아계 이민자들의 삶을 그린 작품으로 거둔 값진 결과다.   비하인드컷 올해 골든글로브에서 눈에 띄는 ‘최초’는 또 있다. 바로 원주민 배우 최초로 영화 부문 여우주연상을 받은 릴리 글래드스톤(사진)이다. 마틴 스코시즈 감독의 영화 ‘플라워 킬링 문’에서 백인들에게 가족이 연쇄살인 당한 미국 오세이지족을 연기했다. 영어·오세이지어 대사를 오가면서다. 현지 외신은 그가 원주민 여배우 최초로 수상하며 골든글로브 역사를 다시 썼다고 주목했다.   수상 무대에 오른 그는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원주민 ‘블랙피트(Blackfeet)’ 언어로 “나를 키워준 아름다운 공동체 국가, 계속 배우 일을 하도록 격려해 준 사람들”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영어로 “이것은 역사적인 일이며 저만의 것이 아니다”고 수상 소감을 이었다.   최근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학(USC)의 연구에 따르면 2007년부터 2022년까지 16년간 흥행 영화 1600편 중 원주민이 주요 캐릭터로 등장한 건 단 한 편이었다. 단역인 경우에도 대사는 영어로 해야 했다.   그랬던 할리우드가 다채로워지고 있다. 더 많은 ‘최초’ 수상을 기다린다. 나원정 문화부 기자

    2024.01.10 00:21

  • [비하인드컷] 9·11테러 치유한 갠더의 기적

    나원정 문화부 기자 미국 뉴욕의 110층짜리 세계무역센터가 비행기와 충돌해 붕괴한 2001년 9·11테러 아비규환. 누구도 희망을 말할 수 없었던 그 날 캐나다 북동쪽 끝 ‘뉴펀들랜드’의 바위섬 마을 갠더에선 기적 같은 일이 벌어졌다. 인구 1만이 채 안 되는 이 작은 마을에 약 7000명의 승객을 태운 비행기 38대가 예기치 않게 불시착했다. 테러로 미국 영공이 닫히면서다. 소방관 아들 생사를 몰라 울먹이는 엄마, 중동 출신 탓에 의심받는 무슬림, 수화물 칸에서 굶어 죽을 뻔한 19마리 개·고양이·멸종위기종 등 대규모 승객이 들이닥쳤다. 누구든 타깃이 될 수 있었던 테러의 생존자들을, 갠더 주민들은 자신의 집까지 내주며 환대했다.   비하인드컷 테러 10주기인 2011년 한 캐나다 작가 부부가 갠더를 방문해 현지인과 당시 승객들을 인터뷰하며 이런 실화가 밝혀졌다. 이를 토대로 탄생한 뮤지컬 ‘컴 프롬 어웨이(사진)’는 흥겨운 켈틱 음악이 잔치처럼 어우러진 따뜻한 작품. 브로드웨를 거쳐, 지난 연말부터 한국어판이 서울에서 공연 중이다. 매 공연 남경주·고창석·최정원·신영숙·차지연 등 주연급 출연진 12명이 갠더 주민·승객의 1인 다역을 쉴 새 없이 오간다. 주민 역할일 땐 ‘굳이 저렇게까지 친절해야 하나’ 싶은 배려가 승객한텐 목숨을 붙드는 동아줄이 된다. 역할 바꾸기가 가르쳐주는 ‘굳이’의 마법이다.   이후 갠더는 떠난뒤에도  잊지 못한 승객들의 재방문·기부가 이어지며 관광명소가 됐다. 관광 자원은 바로 선한 영향력. 각박할수록 먼저 건네는 다정함이 세상을 밝히는 빛이 된다. 궂은 일 많은 새해 벽초 갠더의 기적을 곱씹게 된다.   나원정 문화부 기자

    2024.01.03 02:21

  • [비하인드컷] 북한과 ‘징글벨’…‘비욘드 유토피아’

    나원정 문화부 기자 “흰 눈 사이로/ 썰매를 타고~.” 크리스마스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캐럴 ‘징글벨’이다. 1957년 미국에서 추수감사절에 맞춰 발표됐던 이 곡은 유치원생도 따라 부르기 쉬운 멜로디, 경쾌한 가사로 성탄 단골 노래가 됐다.   북한에 처음 전파된 캐럴도 ‘징글벨’이라고 한다. 1979~81년 인기를 끈 20부작 첩보영화 ‘이름 없는 영웅들’의 성탄 파티 장면에 나왔다. 중독성 강한 멜로디가 단숨에 전파됐다. ‘이름 없는 영웅들’은 한국전쟁 시기를 무대로 반전을 거듭해 ‘북한판 007’로 통하는 시리즈다. 종교의 자유가 제한되는 북한에선 크리스마스가 금지됐지만, 이후 해외 유학파·무역업 종사자 등을 통해 성탄절 문화가 퍼지는 걸 막을 순 없었던 모양이다. 남파 간첩의 활약을 그린 영화가 오히려 바깥 문물을 전파했다. 필연적 아이러니다.   비하인드컷 이런 이야기를 들려준 탈북 소설가 설송아씨는 실제 경험에 기반한 신작 소설에서도 사회주의 체제를 뚫고 부상한 북한 여성 자본가들을 그렸다. 막는다고 막을 수 없는 게 생존과 자유를 향한 갈구다.   내년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예비 후보에는 북한 정부가 주장하는 ‘지상낙원’을 탈출한 5명의 가족의 참혹한 탈북 과정을 담은 미국 다큐멘터리 ‘비욘드 유토피아’(사진)가 선정됐다. 이 작품의 계기가 된 자서전 『나의 일곱 번째 이름』을 쓴 탈북민 이현서씨는 17세에 압록강을 건너 북한의 열악한 실태를 알리는 인권운동가가 됐다. “떠난 후에야 비로소 내 나라가 악의 대명사로 통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는 그의 바람은 “북한이 더 나은 나라가 되는” 것. 그 꿈의 실현이 너무 늦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다.  나원정 문화부 기자

    2023.12.27 00:20

  • [비하인드컷] 60살 원주극장 최후

    나원정 문화부 기자 영국 브라이튼의 113살 된 영화관 ‘듀크 오브 요크’에는 지금도 최신 블록버스터와 추억의 명화가 상영된다. 1910년 설립 이후 지금껏 변함없이 사랑받는 도시 문화재로 자리 잡았다. 1911년 첫 영화를 상영한 독일 베를린의 베트슈피겔 영화관은 2009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뻔했지만, 독일 최고령 영화관이란 상징성이 부각되며 독일 정부·지자체의 지원을 받아 설립 100주년인 2011년 재개관했다. 방식은 다르지만 두 영화관의 부활에 발판이 된 건 극장이 시민 문화유산이란 인식이다.   비하인드컷 우리는 어떤가. 지역 시민·문화예술가들이 수년간 되살리려 노력해온 원주 아카데미 극장(사진)을 최근 원주시가 끝내 철거했다. 1963년 개관해 올해 환갑을 맞은 이 극장은 멀티플렉스에 밀려 2006년 문을 닫았지만 추억을 간직한 지역민들이 뭉쳐 상영 및 전시 등을 진행하며 활용방안을 고민해왔다. 원주시를 설득한 끝에 2022년 1월 시가 부지를 매입하며 보존에 무게가 실렸지만 같은 해 새 시장이 취임한 후 철거 후 공연장·주차장 건설로 운명이 뒤집혔다. 시민들의 수년간 노력이 1년도 안 돼 물거품이 됐다.   당시 철거 반대 운동을 이끈 원승환 인디스페이스 관장은 “우리나라에선 유서 깊은 영화관의 사회·문화적 가치가 논의된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원주시가 투명한 논의 과정을 거부하고 철거를 강행한 것도 전임 시장 흔적 지우기가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앞서 1930년대 건축양식이 보존돼온 서울의 스카라극장·국도극장 등이 문화재 지정을 앞두고 재산권 제한을 우려한 소유주에 의해 철거된 적이 있다. 역사를 잊으면 미래가 없다. 올해 탄생 104주년을 맞는 한국 영화계는 무엇을 남길 것인가.  나원정 문화부 기자

    2023.12.20 00:04

  • [비하인드컷] 신인감독 고사 위기

    나원정 문화부 기자 영화 ‘서울의 봄’이 700만 관객을 돌파했다. 곧 개봉할 이순신 3부작 마지막편 ‘노량: 죽음의 바다’ 전망도 낙관적이다. 모처럼 대작 흥행 덕에 극장가에 훈풍이 돌았지만, 차세대 감독을 육성해야 할 영화계의 수심은 깊어간다. 영화제 및 창작·제작 지원 예산이 대폭 삭감된 내년도 영화진흥위위원회 예산안이 현실로 다가와서다.   영화제 육성지원사업, 독립예술영화 제작지원 예산은 절반가량 쪼그라들었고 지역 관련 지원 예산은 아예 사라졌다. 피해를 보는 건 영화인생을 막 시작한 신인감독·영화학도들. 극장가 보릿고개 탓에 영화 투자가 말라붙은 현실도 그들에게는 더욱 가혹하다. ‘업계에 발붙이려면 OTT 드라마 제작에 투입되는 게 유일한 답’이란 얘기가 공공연한 요즘이다.   비하인드컷 최근 데뷔작을 개봉한 한 1990년대생 감독은 “극장에서 걸리는 저의 마지막 영화가 될 수도 있다는 각오로 연출했다”고 했다. 그는 ‘영화감독 사관학교’ 한국영화아카데미 출신, 이번 독립 영화로 국내외 여러 영화제에서 수상했다. 예전 같으면 여러 영화사에서 상업감독 데뷔를 제안받고 차기작 시나리오에 착수했을 법한 조건이지만, 코로나 팬데믹은 신인 감독의 비전이 실현될 가능성을 좁혀 놓았다. 그는 “제 목소리를 담은 시나리오를 써도 업계의 피드백을 받기 어렵다”고 하소연했다.   영화계도 ‘새싹’이 있어야 유지·발전된다. 그들을 키울 공공지원 창구가 좁아진 현실이 안타깝다. 세계적 거장으로 성장한 봉준호·박찬욱·나홍진 등도 한때 무명 감독이었다는 걸 잊어선 안 된다. 다양성이 사라지면 결국 그 피해는 관객에게 돌아온다.  나원정 문화부 기자

    2023.12.13 00:23

  • [비하인드컷] 하늘에서 휴가온 엄마의 만두

    나원정 문화부 기자 철없던 어린 시절, 학교 앞 분식집 떡볶이가 그리 맛났다. 알싸하고 달콤한 그 맛이란. 엉뚱하게도 불똥이 엄마표 떡볶이에 튀었다. 어머니가 간장 양념에 갖은 채소를 삼삼하게 볶아낸 떡볶이다. 설탕을 듬뿍 넣고 고추장 간이 센 분식집 떡볶이와 같을 리 없었다. 학교에 갓 들어가 친구들과 어울리며 ‘바깥 생활’에 한창 맛 들였던 시절. 집안보단 세상 밖의 기준이 뭐든 대단하고 좋아 보였던 것 같다.   그때 ‘진짜’ 떡볶이가 먹고 싶다는 딸을 바라보는 어머니 표정이 좀 미묘했다. 어머니도 30대 ‘초보 엄마’였던 때다. 그때 어머니 얼굴에 비친 감정은 의아함, 어쩌면 상처였을까. 어린 마음에도 미안했는지, 간장 떡볶이를 더 좋아하게 된 지금도 잊히지 않는 장면이다.   비하인드컷 간장 떡볶이가 기억난 건 영화 ‘3일의 휴가’(6일 개봉) 덕분이다. 이 영화엔 김치 대신 무를 다져 넣은 만두가 나온다. 남의 집 살림부터 백반집까지 안 해본 고생이 없는 엄마 복자(김해숙)가 입맛 까다로운 어린 딸을 위해 개발한 만두다. 딸 진주(신민아)는 엄마가 세상을 떠난 뒤 뒤늦게 시골집에 돌아가, 생전 미처 물어보지 못한 레시피를 애써서 재현한다. 엄마가 딸을 보러 딱 사흘간 이승에 휴가 온다는 줄거리. 각본을 쓴 유영아 작가가 스스로 어머니가 된 뒤 반성하듯 써내려간 사모곡이다.   어느덧 손맛을 닮은 딸을 유령이 된 엄마가 지켜본다. ‘국민 엄마’ 김해숙의 잔소리 연기에 우는 관객도, 웃는 관객도 있었다. 각자 살아온 대로 다르게 다가오는, 그런 영화가 있다.  나원정 문화부 기자

    2023.12.06 00:11

  • [비하인드컷] 아톰이 묻는다, 인간다움이란…

    나원정 문화부 기자 최근 넷플릭스가 내놓은 애니메이션 ‘플루토’는 인공지능 기술이 고도화한 미래가 배경이다. ‘로봇인권법’이 제정돼 로봇도 결혼하고 가족을 꾸리는 세상에서 되레 ‘인간다움’을 묻는다.   만화 『20세기 소년』 『몬스터』 『마스터 키튼』의 작가 우라사와 나오키(63)가 2003~2009년 연재한 동명만화가 원작이다. ‘슬램덩크’ 이노우에 다케히코에 비견되는 그가 거장 데즈카 오사무(1928~1989)의 ‘우주소년 아톰’ 시리즈 중 ‘지상 최강의 로봇’편을 재해석했다. 14년 전 연재가 끝난 작품이 AI가 일상화한 지금 거울처럼 와 닿는다. 비평 사이트 ‘로튼토마토’에선 100% 만점이 나왔다.   비하인드컷 인간에 가까워진 로봇은 마음도 닮아간다. 인간 대신 전쟁에 투입돼 무자비한 살육 탓에 악몽을 꾼다. 인간을 죽일 수 없게 프로그램됐는데 예외가 발생하는 것도 인간 때문이다. 자신을 살해하려던 인간을 구하다가, 치명상에 쓰러진 로봇 형사는 “인간의 증오는 사라지느냐”고 묻는다. 자신의 가슴에 싹튼 ‘증오’의 감정을 두려워하면서다. 잘못한 인간은 도리어 로봇을 탓한다. 반로봇 집단은 미국 백인우월주의 집단 KKK를 빼닮았다. 가장 인간과 닮은 아톰을 비롯해 세계 7대 로봇과 로봇 권리를 위해 싸워온 인물들이 연쇄 살해되는데, 수사과정에서 제국주의의 잔혹한 본성이 드러난다.   원작 만화 연재가 시작될 당시 이라크전이 벌어졌다. 만화에선 미국이 떠오르는 서방국가가 중동국과 전쟁을 벌인다. 현재 중동 유혈 충돌에 대한 서방의 태도도 읽게 된다. “증오에선 아무것도 태어나지 않는다”는 로봇 형사의 질문은 본질로 돌아간다. AI 시대, 새로운 고전이 탄생했다.  나원정 문화부 기자

    2023.11.29 00:44

  • [비하인드컷] 싱가포르 ‘아줌마’

    나원정 문화부 기자 한국 드라마 열성팬인 싱가포르 아줌마가 한국 패키지여행을 왔다가 소동에 휘말린다. 싱가포르 신인감독 허슈밍이 자신의 어머니를 모델로 만든 영화 ‘아줌마’(29일 개봉)다. 영어 제목 ‘Ajoomma’에도, 중국어 제목에도 ‘花路阿朱妈(꽃길 아줌마)’도 한국어 ‘아줌마’를 그대로 붙였다.   싱가포르 아줌마들은 K팝에 맞춰 체조하고, 김수현과 공유 팬들이 서로 입씨름도 한다. 그 열정이 젊은 팬덤 못지않다. 한류 드라마 원조로는 1997년 중국서 방영돼 1억5000만 명이 본 ‘사랑이 뭐길래’가 꼽힌다. 26년간 한류 콘텐트와 함께 나이 먹어온 해외팬들에 새삼 눈길이 간다.   비하인드컷 ‘아줌마’는 한국 홍보대사 역할도 했다. 싱가포르 국민배우 홍위팡이 영화의 80%를 한국 명소에서 찍었다. 지난해 대만 금마장 영화제에서 4개 부문 후보에 올랐고, 미국 아카데미 국제장편영화 부문 싱가포르 대표작으로 주목받았다.   ‘아줌마’는 한국·싱가포르 최초의 합작 영화다. 2015년 제작비 조달에 난항을 겪던 중 이 영화 프로듀서 앤소니 챈이 부산국제영화제 ‘아시아영화아카데미’에 참가한 걸 계기로 영화진흥위원회·서울영상위원회에 제작비의 약 20%를 지원받았다. 한-아세안 국제공동제작 지원을 받은 건데, 공교롭게도 올 6월 문화체육부는 관련 사업을 영화발전기금 낭비 사례로 낙인찍었다. 당시 영화계 일각에선 문체부가 실정을 면밀히 살피지 않고 일방적인 사업 축소를 강요한다고 비판했다.   내년도 영진위 예산안에서 영화제 및 지역 영화문화 지원 등을 대폭 삭감, 삭제한 것을 둘러싼 논란이 일고 있다. 투명한 논의 과정이 빠졌다는 지적이다. 어려운 시기일수록 머리를 맞대야 그간의 공든 탑이 무너지지 않는다. 나원정 문화부 기자

    2023.11.22 0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