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샘] 예술의전당 주말공연 줄인다고?

중앙일보

입력

예술의전당이 내년부터 매주 일요일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공연을 현행 2회에서 1회로 축소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최근 윤곽이 드러난 내년 콘서트홀 공연 일정에 따르면 지난 1997년부터 오후 3시, 7시30분 총 4회로 늘린 주말(토.일) 공연 중 토요일은 오후 3시.8시로 개막시간을 조정했고 일요일과 공휴일은 오후 4시 1회 공연으로 줄였다.

예술의전당측에선 "최근 연주단체나 기획사에서 일요일 저녁공연을 기피하는 경향이 있다" 며 "오후와 저녁 공연단체가 다를 경우 무대 리허설이나 분장실 사용 면에서 불편을 겪어왔다" 고 말했다.

그러면서 "같은 단체라면 일요일에도 2회 공연을 대관할 방침" 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최근 유료관객 현황을 보면 일요일 오후와 저녁 공연은 별 차이가 없다. 그래서 공연횟수를 줄이기로 한 것은 한전아츠풀센터와 LG아트센터 등 강남권에 1천석 이상의 공연장이 속속 개관하면서 콘서트홀 대관 자체가 예년보다 줄어든 속사정 때문이 아니겠느냐는 추측도 나돈다.

여하튼 새로운 방침은, 관객 입장에서 보면 주말공연을 즐길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드는 셈이다. 게다가 예정대로 내년 하반기부터 주5일 근무제가 실시되면 주말을 이용한 가족단위의 문화 나들이 수요도 늘어날 전망이다.

현재 여건만을 생각해 축소지향적으로 가기보다는 오히려 주말 관객을 노린 기획공연을 더 늘리고 오전 시간대의 활용도 검토해야 할 때다.

리허설이나 분장실 사용 등이 불편하다고 일요 공연을 줄이기보다는, 백스테이지 공간을 확충하고 공연 사이의 시간차도 벌리는 등의 방법으로 해결하는 보다 적극적인 발상은 나올 수 없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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