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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아산, 대북 협상력 약화 논란

중앙일보

입력

금강산 관광사업자인 현대아산의 대북(對北) 협상력 약화 논란이 일고 있다.

이런 논란은 육로관광, 특구지정 등 북한 조선아태평화위원회와의 `6.8합의서'성실 이행을 촉구하기 위해 지난달 중순 방북했던 김윤규 현대아산 사장의 대화상대가 종전보다 격하된게 계기가 돼 불거지고 있다.

김 사장은 8월16일 설봉호편으로 방북, 금강산에서 조선아태평화위 관계자와 협상을 벌이고 돌아왔으나 당시 김 사장의 대화상대가 강종훈 조선아태평화위 서기장이 아니었던 것으로 4일 확인됐다.

당시 김 사장의 대화상대는 강덕순 조선아태평화위 실장으로 그동안의 대화상대였던 강 서기장보다 직급상 한 단계 아래의 인물이다.

현대아산은 조선아태평화위와 공문을 주고받거나 협상을 벌일 때 정몽헌 회장이당사자일 경우 김용순 위원장 또는 송호경 부위원장, 김 사장이 당사자일 경우는 강서기장을 파트너로 삼았었다.

故 정주영 명예회장 생존 때는 김용순 위원장이 정 명예회장의 상대였으나 정명예회장 타계 뒤 정몽헌 회장이 김 위원장의 파트너가 됐다.

현대아산과 관광공사 일각에서는 지난 달 방북 때 김윤규 사장의 대화상대가 강덕순 실장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은 조선아태평화위에 대한 현대아산의 협상력이 약화됐다는 반증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특히 6.8합의서를 기초로 대북사업에 파트너로 참여한 관광공사 관계자들은 현대아산의 협상력 약화는 곧바로 대북사업의 `궤도 이탈'을 의미한다며 크게 걱정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현대아산은 이같은 우려의 목소리에 대해 `쓸데없는 걱정'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북한에서는 직급상 하위직에 지나지 않는 인물이라도 예상외로 실세인 경우가 있다"며 "강덕순 실장이 서기장보다 직급이 낮다고 해서 이를 크게 문제삼을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현대아산은 북한의 당국간 대화 재개 제의를 반기며 남북 당국간 대화 구도가 가시화되면 이달 중순 이후 김윤규 사장이 다시 방북, 조선아태평화위와 합의서 성실 이행문제를 논의할 방침이다. (서울=연합뉴스) 김영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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