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컷은 죽고 수컷은 붕대 감고 소백산 토종 여우 고난의 겨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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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21일 왼쪽 앞다리가 찢어져 봉합수술을 받은 수컷 여우가 경북 영주시 종복원기술원 중부복원센터 인근 동물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사진 국립공원관리공단]

소백산국립공원에 방사한 토종 여우 수컷이 덫에 걸려 다쳤다. 암컷은 앞서 지난 6일 숨졌다.

 22일 국립공원관리공단 종복원기술원 중부복원센터에 따르면 전날 오후 2시쯤 수컷 여우가 방사 지점에서 서쪽으로 14㎞ 정도 떨어진 충북 단양군 가곡면에서 소규모 덫에 걸린 채 발견됐다. 왼쪽 앞다리 발목 부근이 덫에 걸린 여우는 피부가 찢어져 봉합수술을 받았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뼈에도 별 이상이 없었다.

 복원센터의 이화진 연구원은 “20일 오후 5시부터 전파 수신음이 잡히지 않아 야간 수색 작업을 벌인 끝에 21일 오전 6시쯤 수신음으로 여우의 위치를 확인했다”며 “이어 오후에 덫에 걸린 여우를 발견했다”고 말했다. 복원센터는 여우의 정확한 몸 상태를 진단한 뒤 재방사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21일 덫에 걸려 발견된 소백산 수컷 여우.

 암컷이 숨진 데 이어 수컷까지 다치자 일부에서는 준비 없이 무리하게 방사를 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복원센터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처음 시도하는 여우 복원 작업이라 시행착오를 겪고 있다”며 “이번 방사는 활동 범위 등을 파악하기 위한 시험방사 개념으로 진행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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