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로봇산업 도시’ 만들기 본격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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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22일 대구시 산격동 엑스코에서 관람객들이 국제로봇산업전에 출품된 ‘드럼 치는 로봇’의 연주를 보고 있다. 일본 야스카와전기에서 만든 이 로봇은 전체 팔과 몸이 15축(마디)으로 구성돼 자유로운 관절운동이 가능하며 실제 제품의 조립과 용접 등에 활용되고 있다. [프리랜서 공정식]

22일 오전 대구시 북구 산격동 엑스코 1층 전시관. 싸이의 노래 ‘강남스타일’에 맞춰 말춤을 추는 미니 로봇 앞에 관람객이 모여들었다. 이들은 로봇을 보며 신기한 듯 연신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었다. 로봇을 구경하던 이영훈 (49·달서구 이곡동)씨는 “의료· 완구 등 다양한 로봇의 공연을 보니 SF영화의 한 장면 같다”며 “미래의 과학기술을 한자리에서 관람할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이날 개막해 24일까지 열리는 제1회 국제로봇산업전의 모습이다. 대구시 이승대 로봇산업담당은 “미래 유망산업 분야인 로봇을 시민과 해외 바이어에게 소개하기 위해 행사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대구시가 ‘로봇산업 도시’ 만들기 작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분위기 조성을 위해 로봇산업전을 열고, 로봇산업클러스터 조성에도 속도를 내기로 했다.

 국제로봇산업전에는 한국·일본·독일 등 3개국 50개 기업이 200 부스를 차려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일본의 야스카와전기는 조립용 팔을 내놓았다. 제품 제조과정에서 각종 부품을 결합하는 손 모양의 로봇이다. 국내 업체인 퓨처로봇은 이벤트 정보를 안내하는 로봇을 출품했다. 사람과 비슷한 모양의 로봇이 행사장을 돌아다니며 코너별 정보를 알려주고 안내도 한다. 지역 업체인 일심글로발의 유리창 청소로봇도 인기다. 유리창에 붙어 이리저리 다니며 청소하는 로봇이다. 디알비필드로봇은 소방보조로봇을 전시하고 있다. 탱크 모양으로 생긴 이 로봇은 소방관이 접근하기 어려운 화재 현장에 들어가 온도 및 일산화탄소·유해가스 농도를 측정하고 현장 영상을 전송한다. 로봇에 호스를 연결하면 진화도 가능하다.

 로봇 쇼도 볼거리다. 정교한 휴머노이드(인간과 비슷한 기계) 로봇인 ‘로보데스피안’과 소형 로봇들이 부채춤·태권무 등을 펼친다. 제니보·로보빌더 등 스타로봇도 춤 솜씨를 뽐낸다. 초·중·고생 2000여 명이 참가하는 로봇경기대회와 로봇격투기·로봇축구 등 다양한 종목의 전국모바일로봇기능경기대회도 열린다.

 로봇산업 육성을 위한 기반시설도 구축한다.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은 내년 1월 북구 노원동 제3공단 6600㎡에 진흥원 건물을 착공한다. 2010년 문을 연 지식경제부 산하기관으로 로봇 관련 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한다. 대구시가 이 기관을 유치했지만 전용 건물이 없어 기업 지원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진흥원 옆 1만3200㎡에는 로봇산업클러스터가 세워진다. 내년 상반기에 로봇혁신센터·로봇협동화팩토리·로봇표준화시험인증센터를 착공한다. 기업들이 로봇을 설계해 시제품을 만들고 성능을 테스트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시설이다. 시는 간호·재활보조·소방·경비 등의 로봇 개발을 지원하는 사업도 펼 예정이다.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의 실용로봇연구소와 로봇공학과는 의료용 로봇을 개발하고 있다. 동구의 첨단의료복합단지에 입주하는 기업들도 의료용 로봇 개발에 나선다.

 대구시 권성도 기계자동차과장은 “로봇산업의 토대인 기계·금속·정보기술(IT) 산업이 발달해 얼마든지 성장 가능성이 있다”며 “로봇이 지역경제 성장을 주도하는 효자 산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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