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20대 셋 중 한명 비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2면

20, 30대 비만 인구가 급증하고 있어 체계적 관리가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건강보험공단과 대한비만학회는 28일 "1992년 당시 20대였던 사람 가운데 8.1%에 불과했던 비만 인구가 2000년 32.3%로 네 배 가까이 늘었다"고 밝혔다. 92년에 건강검진을 받은 20대 이상 94만여 명을 대상으로 2000년까지 8년간 비만도를 추적 조사한 결과다.

이 조사에 따르면 92~2000년 30대의 비만율도 18.8%에서 35.1%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40대는 25.2%에서 37.8%, 50대 이상은 26.1%에서 36.6%로 증가 폭이 상대적으로 작았다. 전체적인 비만율은 23.2%에서 35.9%로 늘었다.

'비만'이란 몸무게(㎏)를 키(m)의 제곱으로 나눈 체질량지수(BMI)가 25 이상인 경우를 말한다. 30 이상일 경우 '고도(高度)비만'으로 분류된다. 예를 들어 키 1m70㎝인 남자가 체중 73㎏이면 BMI 25.3으로 비만, 87㎏이면 BMI 30.1로 고도비만으로 간주된다.

이번 연구를 진행한 인제대 일산백병원의 오상우(가정의학과) 교수는 "젊은 층이 피자.햄버거.치킨 등 고지방.고칼로리의 패스트푸드를 선호하는 데다 인터넷이나 컴퓨터 사용으로 운동량이 부족해 나타난 현상으로 보인다"며 "잘못된 다이어트도 요요현상 등을 일으켜 오히려 체중을 증가시키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오 교수는 "젊은 층의 비만은 당뇨병 등 비만 관련 질병 발생률이 중장년 층에 비해 높다는 점에서 위험성이 더욱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98년 실시된 국민건강 영양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하루 섭취 칼로리 양이 20대와 30대는 각각 2118.7㎉와 2188.2㎉로, 50대(1954.9㎉)나 60대(1735.7㎉)에 비해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지방섭취율도 20대 19.8%, 30대 17.7%, 40대 15.8%, 50대 14.1%, 60대 11.8%, 70대 이상 11.2%로, 젊은층이 기름진 음식을 더 많이 먹었다.

반면 BMI 32 이상인 경우 일반인에 비해 당뇨병에 걸릴 확률은 20대가 9배, 30대 7배, 40대 6.5배, 50대 이상은 4.5배로 조사됐다.

건보공단 건강증진부의 최창길 부장은 "젊은 층 비만 인구의 급증은 앞으로 당뇨병.고혈압.심혈관계질환 발생률이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과도한 사회.경제적 비용을 막기 위해서라도 20대 이전부터 체계적인 비만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정수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