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부터 보험료 10~20% 인상

중앙일보

입력

다음달부터 보험료가 줄줄이 오른다. 역마진을 우려한 보험사들이 종신보험과 장기보험 등의 예정이율을 1~2%포인트 내릴 예정이기 때문이다.

보험료를 산정하기 위한 기준금리인 예정이율을 1%포인트 내리면 보험료는 10~15% 올라간다.

현대해상은 다음달 중순 운전자보험과 암보험.상해보험 등 만기 환급금이 있는 장기보험의 예정이율을 현재보다 1~1.5%포인트 낮춘 새 상품을 판매할 계획이라고 30일 밝혔다.

이에 따라 보험료는 기존 상품보다 최고 20% 정도 오를 전망이다. 동부화재도 오는 10월 4일 1차로 연금보험과 상해보험의 예정이율을 내리고, 11월에는 나머지 장기보험의 예정이율을 최고 1.5%포인트까지 내릴 예정이다.

삼성생명은 이날 예정이율을 기존 상품처럼 고정하지 않고 주기적으로 바꿀 수 있는 변동금리형 종신보험 상품을 다음달 1일부터 판매한다고 발표했다.

이 상품에 처음 적용되는 예정이율은 종전처럼 6.5%인데, 회사의 자산운용 실적에 따라 1년 단위로 조정할 수 있다.

예정이율이 낮아질 경우 보험료는 처음 계약한대로 내지만 나중에 받는 보험금이 줄어들게 된다.

특히 최근 초저금리 추세와 주식시장 침체로 보험사의 자산운용수익률이 계속 떨어지고 있어 새 상품의 예정이율은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종신보험의 성격상 적정 보험금을 보장해야 하기 때문에 최저 예정이율을 4.5%로 한정했다" 고 설명했다.

이밖에 교보.대한생명과 삼성.LG화재도 예정이율을 내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어 이르면 다음달 중 보험료가 대폭 조정될 전망이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앞으로 보험사가 이미 상품 인가를 받아 판매를 시작한 뒤 나중에 보험 요율을 바꿀 때 금융당국에 보고하지 않아도 되도록 보험업 감독규정을 고쳐 시행할 예정이라고 이날 밝혔다.

종전에는 예정이율이 조정되면 신상품으로 간주, 보험개발원의 상품 검증을 거쳐 금감원의 승인을 받아야 했다. 이에 따라 역마진에 노출된 보험사의 보험료 인상이 더욱 잦아질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은 이와 함께 세금혜택을 받을 수 있는 종신연금 등 보험상품에 대해 지금까지 미리 승인받은 뒤 판매하도록 한 것과 달리 앞으로 먼저 판매를 시작한 뒤 15일 안에 보고만 하도록 규정을 바꿨다.

최현철 기자 chd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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