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육환', 성분 분석해보니 실제로…충격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2면

시신을 재료로 만들었다고 해서 이른바 ‘인육환(人肉丸)’으로 불리는 한약환제에서 실제로 사람 유전자가 검출된 것으로 조사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청 이동희 의약품관리과장은 19일 “통합민주당 안민석 의원의 의뢰를 받아 서울 D시장에서 유통되고 있는 인육환의 유전자를 분석한 결과 사람의 장기와 피부조직 등이 섞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문제의 인육환은 약재를 가루로 만들어 반죽해 지름 0.3㎝ 크기로 빚은 환 형태다. 식약청 분석에서는 소와 돼지, 양, 말 등의 유전자는 나오지 않았다. 또 진통제·스테로이드 성분과 살모넬라 등 유해 미생물도 검출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인육환은 최근 논란이 된 인육캡슐과 함께 중국에서 만들어져 국내로 밀반입된 것으로 추정된다. 인육캡슐은 사산된 태아나 죽은 영아의 시신을 말린 뒤 갈아서 캡슐에 넣어서 만들었다. 만성신부전증과 중증 당뇨, 암 환자에 좋다는 근거 없는 소문이 퍼지면서 일부 지역에서 유통됐다.

 식약청 관계자는 “인육캡슐에는 슈퍼박테리아 등 인체에 치명적인 내용물이 들어 있어 면역력이 약한 사람에게는 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며 “인육환도 유사한 부작용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식약청은 인육환이 국제우편 등을 통해 밀반입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경찰·검찰·관세청 등 관계 기관과 공동으로 유통 조직 색출에 착수키로 했다.

윤석만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