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지상군 투입 1~2일 내 결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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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대니 아야론 이스라엘 외교부 차관은 17일(현지시간) 외신 인터뷰에서 “지상군 투입 여부에 대한 결정은 하루 이틀 안에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확전의 득실을 놓고 ‘저울질’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스라엘이 지상군을 투입한다면 목표는 하마스의 군사 조직을 와해시키고 무기를 제거하는 일이다. 사실 군사력으로 하마스의 뿌리를 뽑기는 어렵다. 이스라엘과의 ‘성전’에 기꺼이 목숨을 내놓고 무기 대금을 낼 무슬림이 무수히 많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은 2008년 12월 말부터 다음해까지 22일 동안 수만 명의 병력을 투입해 하마스 소탕 작전을 펼쳤다. 이른바 ‘가자 전쟁’이다. 그 과정에서 1400명의 팔레스타인인이 희생됐다. 하지만 전쟁이 끝나자마자 하마스의 세력과 로켓 등의 무기는 금세 복원됐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하마스에 대한 공격을 ‘잔디 깎기’에 비유하곤 한다. 잔디밭(팔레스타인 무장 세력)을 완전히 없앨 수가 없다면 너무 무성해지기 전에 주기적으로 한번씩 다듬어줘야 한다는 뜻이다. 실제로 2008년의 대규모 작전 이후 한동안 이스라엘에 대한 로켓 공격이 뜸했다. 그러다가 카다피 몰락 이후 리비아의 무기가 하마스로 대량 유입됐기 때문에 잔디를 깎을 이유가 다시 한번 생긴 것이다. 지상군 투입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이유다. 하마스 측도 공격을 바로 멈추진 않을 전망이다. 이스라엘과의 교전이 격화될수록 하마스가 정치적 이득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스라엘과의 협상을 통해 팔레스타인 국가를 세우려는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의 운신 폭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이스라엘의 공격에 하마스가 무력으로 대응하고 아랍 지도자들이 연대를 표명하자 가자지구 주민들은 하마스에 더 지지를 보내고 있다.

 이집트와 터키는 이스라엘에 가자지구 공격을 중단하라고 압박하고 있다. 이집트는 “지상군 투입을 좌시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미국도 “이스라엘의 자위권을 존중한다”고 말하고 있지만 이집트와 요르단 정부에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휴전 중재에 나설 것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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