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불교’ 시진핑, 티베트 포용할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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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시진핑(習近平) 중국 공산당 총서기가 티베트 독립 문제와 관련, 자신의 친(親)불교 성향을 이용해 근본적 해결책을 찾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티베트 독립까지 허용하진 않겠지만 지금까지의 강경 대응에서 벗어나 티베트와의 소통과 협력을 강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는 지난 4일 일본에서 열린 한 설법에서 “시 국가부주석 중심의 차기 중국 지도부가 정치 개혁을 추진할 것”이라고 우호적인 발언을 했다. 그 배경에는 시 총서기의 친불교적 성향에 대한 기대가 있다는 게 중국 정치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실제로 시 총서기 자신이 불교에 부정적이지 않다. 위키리크스는 지난해 미 국무부의 중국 관련 외교 전문 내용을 근거로 “(시 총서기가) 지방에서 당서기로 일하면서 불교에 대한 관심이 컸으며, 특히 승려들의 기공과 초자연 능력에 대한 믿음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부인인 펑리위안(彭麗媛) 여사는 아예 독실한 불교신자라고 달라이 라마가 지난해 3월 인도 북부 다람살라에서 기자들에게 밝힌 적이 있다. 시 총서기의 부친인 시중쉰(習仲勳) 전 부총리도 불교와 인연이 깊다. 그는 1950년대 초 당 선전부장과 국무원 비서장을 하면서 티베트의 달라이 라마와 친분이 두터웠다. 그는 달라이 라마를 베이징(北京)으로 초청해 6개월 동안 마르크스·레닌주의를 공부하도록 배려하기도 했다. 시 전 부총리는 달라이 라마가 59년 인도로 가 티베트 망명정부를 세운 후에도 그가 선물한 시계를 차고 다니며 달라이 라마와의 친분관계를 숨기지 않았다. 그는 또 “티베트 문제는 티베트에 대한 이해에서 출발해야 한다”며 강경책에 반대하는 입장을 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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