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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외국인 주주의 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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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KT가 민영화 2년째를 맞아 올해 투자 규모를 대폭 줄인다.

과거 공기업 시절 통신시장 부양과 중소기업 지원 등을 위해 관례적으로 했던 불필요한 투자를 줄이고 이익 중시 민간기업으로 변신하겠다는 의도다.

특히 지분의 49.9%를 갖고 있는 외국 투자가들은 '이익 중시 경영'을 요구하며 투자를 계속 줄이라고 요구하고 있어 향후 KT의 투자 규모는 더욱 축소될 전망이다.

KT 관계자는 8일 "올해 투자 규모를 지난해의 3조1백억원보다 4천억원 줄어든 2조6천억원대로 책정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투자 규모는 2001년(3조5천1백27억원)에 비해 9천억원 이상 적은 것이다. 이에 따라 KT의 투자는 2년 연속 줄어들게 됐다.

이 관계자는 "2001년까지는 경기부양 정책에 부응하고 초고속인터넷의 보급을 늘리기 위해 투자를 크게 늘렸으나 지난해 민영화 이후 외국 주주들을 중심으로 투자를 축소하라는 요청이 많았다"고 말했다.

KT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후 2000년.2001년까지만 해도 매출액의 30~34% 정도를 각종 설비.장비구축 등의 투자비로 써 왔다. 특히 초고속통신망 보급을 위해 매년 전체 투자의 39% 정도를 초고속인터넷 회선 구축을 위해 썼다.

하지만 지난해 민영화 이후 매출액 대비 투자비 비율이 22~25% 안팎으로 떨어졌다.

KT 이용경 사장은 "현재 외국인 주주 등 투자자들이 투자 규모를 선진기업 수준인 매출액의 15~20%대로 유지할 것을 주문하고 있어 이 수준에 맞출 계획"이라고 말했다.

李사장은 "민영 KT의 경영방침은 철저한 성과주의에 따른 주주 이익 중심이기 때문에 주주들의 이익에 반하는 투자와 비용 지출은 철저히 제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KT의 투자 축소에 따라 KT에 장비 등을 납품하는 중소 협력업체들은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KT는 현재 3천여개인 협력업체를 올해 중으로 1천5백~2천개 수준으로 줄일 계획이라고 이미 밝힌 바 있다.

KT 관계자는 "공기업 때처럼 협력업체에 일정 수준의 납품을 보장하는 식의 낭비요소를 앞으로 계속 줄여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김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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