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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새 지하철' 개통…전셋값도 뛴다

조인스랜드

입력

[최현주기자] 요즘처럼 경기가 착 가라앉은 때 부동산 시장에서 웬만한 호재는 약발이 듣지 않는다.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서다.

하지만 어지간한 호재에도 꿈쩍 않는 주택 수요자들이라도 눈이 번쩍 뜨이는 호재가 있다. 바로 교통 호재다.

특히 전철(지하철) 등 대중교통여건이 좋아지면 주택시장에 온기가 돈다. ‘집값이 얼마나 오를까’라는 생각에 시큰둥한 주택 수요자도 ‘얼마나 살기 편해질까’를 기대하며 좋은 점수를 주기 때문이다.

최근에 새로 뚫렸거나 곧 뚫릴 예정인 서울ㆍ수도권의 주요 전철ㆍ철도역 인근 부동산시장을 살펴본다.

분당선 연장선 선릉~왕십리 구간

이미 온갖 교통망이 갖춰진 서울 도심에서 교통 호재는 드물다. 지하철만 해도 15여 개 노선이 얽히고 설켜 대중교통여건이 좋기 때문이다.

그래도 틈새 지역을 연결하는 교통망이 간간히 새로 뚫린다. 지난달 초 개통한 분당선 연장선 선릉~왕십리 구간이 대표적이다.

이번에 개통한 구간은 선릉~선정릉~강남구청~압구정로데오~서울숲~왕십리 등 총 6개역이다. 선정릉ㆍ압구정로데오ㆍ서울숲역은 신설역이고 나머지는 이전에 지하철이 지나던 기존역이다.

이전에는 선릉에서 왕십리를 오가려면 잠실을 거쳐야했다. 분당선 연장선 선릉~왕십리 구간 개통 후 10분대면 다닐 수 있어 이동시간이 절반 정도 줄었다. 전문가들은 “이 노선 개통으로 서울 강남권과 강북권간 이동시간을 줄일 수 있게 돼 간접적인 수혜를 보는 지역도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노선이 개통한지 한달 정도 지났지만 벌써 새 노선 인근 주택시장에 온기가 돈다. 매매값은 아직까지 별다른 변화가 없지만 전셋값이 상승세다. 강남권은 선릉역ㆍ선정릉역ㆍ강남구청역 등이 있는 논현ㆍ청담ㆍ삼성동 일대 전셋값이 많이 올랐다.

중앙일보조인스랜드 조사에 따르면 논현동(11월 초 기준)은 8월 초보다 전셋값이 0.15% 올라 3.3㎡당 평균 1157만원선이다. 강남구청역이 가까운 논현동 두산위브 105㎡형(이하 공급면적) 전셋값이 4억~4억5000만원선이다.

선릉역이 있는 삼성동도 0.27% 올라 3.3㎡당 평균 1554만원에 전세 시세가 형성됐다. 선릉역이 가까운 삼성동 삼성파크 119㎡형은 3억2500만~3억7000만원에 전세 물건이 나온다.

강북권은 서울숲ㆍ왕십리역이 있는 성수ㆍ행당ㆍ하왕십리동 일대 아파트 전셋값도 오르고 있다. 행당동 전셋값은 3개월새 2% 상승해 3.3㎡당 평균 967만원선이다. 왕십리역 인근인 행당동 삼부1차는 102㎡형 전셋값이 3억~3억3000만원 정도다. 성수동1가도 서울숲역 개통 효과를 보고 있다.

성수동1가는 8월 이후 전셋값이 2.3% 올라 3.3㎡당 평균 848만원선이다. 서울숲역이 걸어서 5분 거리에 있는 성수동1가 강변건영 95㎡형은 전셋값이 2억8000만~3억1000만원선이다.

아직까지 상권에는 큰 변화가 없다. 개통 초기인 데다 신설역의 경우 아직까지 막바지 마무리 작업이 진행 중인 곳도 있다. 아직 역 인근 건물에 빈 상가가 눈에 띈다. 강남구청역 인근 지역은 이전에 7호선이 지났지만 강북은 물론 강남으로도 이동이 불편했다.

이번 노선 개통으로 더블역세권이 되면서 강남권 내 이동시간이 확 줄어 최대 10분이면 강남ㆍ역삼동으로 이동할 수 있게 됐다. 역을 중심으로 리모델링하는 상가가 늘어나고 유동 인구도 늘어나고 있다.

새로 뚫린 노선 인근에는 새 아파트 분양계획이 많지 않다. 내년 초까지 선릉ㆍ왕십리역 인근에서 4개 단지 2800여 가구가 분양될 예정이다. 선릉역 일대는 강남 8학군에 속해 교육여건이 좋은 편이고 생활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강남권에서도 주거 선호도 높은 지역에 속한다.

대림산업이 강남구 논현동 경복아파트를 재건축하는 논현 e편한세상이 내년 초 분양예정이다. 전용면적 56~113㎡형 376가구로, 일반분양물량은 49가구다. 선릉역이 걸어서 5분 거리에 있고 강남차병원ㆍ삼릉공원ㆍ코엑스 등을 걸어서 다닐 수 있다.

인근에 학동ㆍ논현삼릉초, 연주중, 영동고, 경기고 등이 모여 있다. 분양가는 3.3㎡당 3000만원을 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인근 입주 6~7년차 아파트 평균 시세는 3.3㎡당 2000만원대 초반이다.

왕십리역 역세권에는 성동구 왕십리뉴타운 1구역 1702가구(일반분양 600가구)가 분양 채비를 하고 있다. 현대산업개발ㆍ삼성물산 등이 공동시공하며 전용면적 59~148㎡로 이뤄진다. 단지가 청계천과 맞닿아 있어 일부 가구는 조망권을 확보한다.

▲ 12월 경의선 연장선 디지털미디어시티(DMC)~공덕 구간이 개통하면 인근 가재울뉴타운이 전철 덕을 볼 것 같다. 사진은 10월부터 입주 중인 가재울뉴타운 3구역 래미안·e편한세상 아파트.

경의선 연장선 디지털미디어시티(DMC)~공덕 구간

경기도 파주시 문산에서 서울 용산을 잇는 경의선 복선전철도 다음달 추가 개통한다. DMC(이하 디지털미디어시티)~공덕 구간이다. 이번에 개통하는 노선은 가좌ㆍ홍대ㆍ서강ㆍ공덕역 등 4개역이 있다.

이들 역 인근 주택시장도 전셋값이 상승세를 탔다. 가좌역이 있는 남가좌동은 8월 초보다 전셋값이 0.15% 올라 3.3㎡당 평균 786만원선이다.

남가좌동 삼성래미안2차 82㎡형은 2억2000만~2억3000만원에 전세를 구할 수 있다. 109㎡형은 2억4500만~2억5750만원선이다. 신설역인 서강역 인근 신수동은 같은 기간 전셋값이 6.51% 올라 3.3㎡당 평균 958만원선이다.

서강역 역세권인 신수동 삼익 80㎡형은 전셋값이 2억2000만~2억5000만원선이다. 113㎡형은 2억5000만~2억8000만원은 줘야 한다. 공덕역이 있는 공덕동 일대도 전셋값이 0.88% 오르며 상승세다. 공덕역에서 가까운 신공덕동 브라운스톤공덕은 81㎡형 전셋값이 3억2000만~3억5000만원이다.

상권은 홍대역 주변이 가장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이전에도 2호선이 지나는 데다 주변에 대학이 모여 있어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이었다. 파주?일산 일대 수요가 이곳으로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신설역이 서강역이나 가좌역 인근은 아직까지 상권에 큰 변화는 없다. 서강대역의 경우 대학을 끼고 있어 대학생을 중심으로 소규모 상권이 형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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