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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도왔던 ‘선진국민연대’ 회원 450만으로 최대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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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6호 06면

사조직은 역대 대선 때마다 물밑에서 지지세를 확산시키고 조직표를 붙드는 역할을 했다. 대선이 끝나면 당선자의 사조직은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고, 패배자의 사조직은 소리없이 쪼그라들었다.

역대 대선 사조직

가장 규모가 컸던 사조직은 이명박 대통령을 도왔던 ‘선진국민연대’다.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 등이 주도했는데 회원 수만 450만 명이었다. 2007년 대선 때 무수한 네거티브에도 흔들리지 않고 지원했고, 집권 뒤엔 정부와 공기업의 요직을 휩쓸었다. 그래서 뒷말이 많았다. 일부 회원은 ‘영포회’로 바뀌어 국정을 좌우한다는 비판을 샀다.

팬클럽이 대통령 당선의 1등 공신이 될 수도 있다는 걸 보여준 건 2002년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다. 노사모는 2000년 총선 때 민주당 후보로 부산에서 출마했다가 낙선한 노무현 전 대통령을 지지하기 위해 만들어진 자발적인 모임이었다. 인터넷상의 감성 캠페인으로 노 전 대통령을 알리고 지지층을 넓히는 데 큰 기여를 했다. 사회 이슈마다 입장을 내 정치세력화됐다는 평도 받았다. 회원의 상당수는 올해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 측 사조직으로 흡수됐다.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연청(새시대새정치연합청년회)도 현재까지 영향력이 남아 있는 사조직이다. 1980년 DJ의 아들 김홍일 전 의원 등이 만들었고 97년 대선 승리에 기여했다. 소속원이 30만 명에 이르러 공공기관장과 정치권 등으로 대거 진출했다. 문희상 전 국회부의장, 정세균 전 대표 등이 이 모임 출신이다.

노태우 전 대통령에겐 ‘월계수회’(87년 대선에서 승리해 월계관을 쓰자는 의미), 김영삼(YS) 전 대통령에게는 ‘나라사랑운동본부(나사본)’와 ‘민주산악회’ 등이 있었다.월계수회를 주도한 박철언 전 의원은 ‘6공(共) 황태자’로 불렸다. ‘나사본’을 만들었던 YS 아들 김현철씨는 각종 비리 사건에 연루됐다.

미국에도 사조직은 있다. 버락 오바마대통령은 2008년 대선 때 1300만 명의 온라인·풀뿌리 조직을 지칭하는 ‘오바마니아(Obamania)’들의 지원으로 당선됐다. 당시 활동한 ‘오바마 포 아메리카’(www.barackobama.com)는 올해 대선에서도 가동됐다. 보수 진영엔 티파티(Tea Party Movement), 진보 진영엔 커피 파티(Coffee Party Movement)가 있다.

안병진 경희사이버대(미국학) 교수는 “미국에도 ‘티파티’ ‘무브온’ 같은 외곽조직이 많은데 정당보다 유연하고 편하게 가입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외곽조직 자체보다는 집권 후 (조직) 사람들을 잘못된 곳에 임명하는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사조직 출신을 연방재난관리청장으로 임명했다가 허리케인 카트리나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 비난을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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