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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2012 선택 … 릴레이 인터뷰 ② 존스홉킨스대 대니얼 서워 교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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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이 미국의 국제 관계에 미칠 영향에 대해 대니얼 서워(사진) 존스홉킨스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1기 행정부 말인 올해 초 발표한 아시아 중시 외교정책이 4년 임기의 2기 행정부에서 구체적으로 실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워 교수는 “오바마 재선과 맞물려 중국에서 10년 만에 리더십이 교체되는 건 미·중 관계의 새 틀을 짜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다만 중국에서 새 리더십이 자리를 잡을 때까지 미·중 관계에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6일 오후(현지시간) 워싱턴 프레스센터에서 ‘미국의 외교와 차기 대통령’이란 주제로 기자회견을 한 서워 교수를 e-메일로 인터뷰했다.

 - 오바마 대통령이 재선됐다. 미국의 외교에 어떤 변화가 올까.

 “지난 4년간 오바마는 중동정책에 심혈을 기울였으나 큰 성과는 없었다. 2기 정부에서도 그걸 반복하지는 않을 것 같다. 오바마는 올 초 새 국방 전략을 발표하며 아시아로 미국 외교의 중심축을 옮기겠다고 했다. 2기 정부에서는 이런 변화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특히 미국 외교의 앞날과 관련해 내가 주목하는 부분이 있다. 국내 원유 생산을 늘리고 중동이 아닌, 캐나다와 브라질을 새 에너지 공급원으로 중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정책이 성공한다면 중동 외교의 비중은 점점 낮아질 수밖에 없다. 앞으로 4년간 이런 변화를 지켜보는 건 흥미로운 일이다.”

 -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연말까지 그만두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후임 국무장관은 누가 될까.

 “후임을 예측하는 건 쉽지 않다. 클린턴 장관이 그만두겠다고 했지만 실제 그만둘지도 100% 확신할 수 없다. 다만 후보로는 존 케리 상원 외교위원장과 수전 라이스 유엔대사, 윌리엄 번스 국무부 부장관 등이 거론된다. 케리의 경우 국무장관이 되려면 상원의원을 그만둬야 한다. 그러면 보궐선거를 해야 한다. 민주당은 상원에서 근소한 의석 차이로 다수당이다. 그런 위험을 감수하고 케리를 국무장관에 임명할 수 있을까. 라이스 대사는 리비아 미 영사관 습격사건 직후 ‘이번 사건은 우발적’이라는 발언을 해 논란을 부른 인물이다. 이런 단점들 때문에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

 - 중국이 당 대표자대회를 열고 있다. 중국의 리더십 교체가 미국 외교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까.

 “미·중 관계는 무역과 투자, 지적재산권 보호 등의 측면에서 아주 중요해졌다. 경제뿐만 아니라 힘의 외교라는 관점에서도 중국은 단일국가로는 가장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시진핑의 리더십이 제 자리를 찾을 때까지 미·중 관계에 당장 큰 변화가 있지는 않을 것이다. 보통 어느 나라에서나 그렇지만 선거 기간 중 한 발언을 놓고 실제 외교 현장에서 적용될 것이라고 보는 건 무리다.”

 - 오바마 대통령이 북한 정책에 변화를 모색할 것이라고 보는가.

 “이 정부의 많은 사람은 북한이 내일 당장 붕괴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하지만 실제 그런 일이 일어나는 게 바람직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이견이 많다. 오바마 정부는 북한에 대해 그동안 강경한 입장을 취해왔다. 그런 정책이 대화 노력을 막았다. 북한이 현대화나 개방 쪽으로 변화된 모습을 보이지 않는 한 정책의 변화를 기대하긴 어려울 것 같다.”

 - 센카쿠를 둘러싼 중국과 일본의 갈등 등 동아시아 지역에서 영토 분쟁이 잦은데.

 “동아시아 지역에서 내셔널리즘(국수주의)이 커지는 건 위험한 징후다. 오바마 2기 정부가 신경 쓸 과제 중 하나다. 문제는 미국이 균형자로서의 제한된 영향력만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양측의 타협을 중간에서 강제할 방안이 없다. 동아시아 지역 내 안보조약 같은 국제 틀을 만드는 것도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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