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8 · 15 경축사에 담긴 뜻] 경기진작 의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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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대통령의 8.15 경축사 경제 부문과 이기호 경제수석의 설명은 내수를 진작하고 설비투자를 북돋워 경기 회복을 꾀하겠다는 정책 의지를 담고 있다.

◇ 봉급생활자 세금 감면=봉급생활자는 약 1천만명이다. 6백만명에게 세금을 10% 이상 깎아준다는 것은 소득이 적어 세금을 내지 않는 계층(45%선)을 제외한 나머지 봉급생활자 거의 전부에게 세금을 감면해 준다는 얘기다.

지난해 근로소득세가 6조5천억원 걷힌 점을 감안하면 단순 계산해도 6천5백억원, 봉급생활자 1인당 10만8천원꼴로 세금 부담이 줄어든다는 얘기다.

金대통령은 소득공제를 확대해 세 부담을 경감하겠다고 밝혔다. 소득공제를 통해 세 부담을 고르게 줄여주려면 모든 근로자에게 소득 규모별로 근로소득을 깎아주는 근로소득 공제를 확대하는 방안이 고려될 수 있다.

또 본인.배우자.부양가족 등에 대해 1인당 1백만원씩 공제하는 기본공제를 손질하는 방법도 있다. 보다 효과적인 방법으로 소득세율 자체를 낮출 수도 있다. 정부는 이같은 방안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이달 말 세제 개편안을 확정할 방침이다.

◇ 자영업자도 세금 감면=현재 자영업자에 대해선 늘어난 신용카드 매출 가운데 일부에 대해 세금을 깎아주고 있다. 李수석은 "신용카드 사용 증가로 늘어난 매출에 대한 세금 경감이 아닌 별도의 경감방안이 마련될 것" 이라고 말했다.

◇ 출자총액제한 제도 예외 인정=기업들이 출자총액제한 때문에 설비투자가 어렵다고 하는 데 대한 대응책으로 보인다. 李수석은 30대 그룹 지정 제도를 개선하면서 설비투자와 수출 등 핵심 분야에 대한 투자를 출자총액에서 빼주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미 지난 5월 재계의 건의를 받아들여 출자총액제한 제도 예외 인정 폭을 확대했는데 대부분 구조조정과 관련된 투자에 대한 것이었다.

이번에 추가로 출자총액 한도에서 제외할 것으로 예상되는 것은 우선 30대 그룹 계열사가 설비투자를 위해 증자할 경우 계열사가 참여하는 부분이다. 수출용 설비를 늘리는 투자도 출자총액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공정거래위는 밝혔다.

◇ 국민 임대주책 20만호 공급=당초 2003년까지 10만가구를 짓기로 한 것을 20만가구로 늘리기로 했다. 국민주택기금에서 지원하는 전.월셋값 한도도 50%에서 70%로 높이기로 해 서민의 주거비 부담을 덜어주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건설비의 30%를 재정에서 지원하는 국민 임대주택의 임대료는 전용면적 18평짜리의 경우 평균 보증금 2천만원에 월세는 10만원 정도로 일반 임대주택의 절반 수준이다.

건설교통부 관계자는 "임대료가 싸고 임대기간이 10~20년으로 긴 국민 임대주택을 많이 짓는 것은 서민층의 주거 안정을 위해 환영할 일이지만 문제는 돈과 부지 확보" 라며 "20일까지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하겠다" 고 말했다.

송상훈.차진용 기자 mode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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