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시험이 끝난 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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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지원가능한 대학이나 전형을 결정하는 ‘지원 영역 결정’은 수능 6교시라 할 수 있는데 이는 수능시험 당일 저녁 가채점을 하는 순간부터 시작된다.

우선 가채점 결과에 따라 이미 지원해 놓은 수시 전형에 논술고사·적성평가 등 대학별 고사를 응시할지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또 수능과 학생부 성적을 토대로 수시 2차 추가 지원에 대한 고려도 필요하다. 수시 대학별 고사 응시와 수시 2차 지원 여부의 결정은 가채점을 통해 자신이 정시에서 어느 정도의 대학에 지원할 수 있는지 정확하고 객관적으로 파악하는 것이 핵심이다. 가채점 결과에 따라 기관에서 발표하는 예상 백분위와 표준점수를 참고하고, 배치서비스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좋다.

수능 이후 원서를 접수하는 수시전형의 경우 수능 성적이 좋지 않은 수험생들이 대거 지원해 경쟁률이 높다. 수능최저학력기준을 두는 대학이 많아 이에 대한 부담감을 느낀 학생들이 지원할 수 없다는 점에서는 유리한 측면도 있다.

2013학년도 정시모집은 내년에 대대적으로 바뀌는 입시제도 때문에 눈치작전이 될 가능성이 있다. 자신의 점수에 따라 3개의 군에서 모두 무리한 지원만 하지 않는다면 정시전형에서 얼마든지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

정시 지원의 경우 표준점수 활용 대학, 백분위 활용 대학, 표준점수와 백분위를 같이 활용하는 대학 등 크게 3가지 유형이 있다. 수능시험에서 어려웠던 영역에서 좋은 점수를 받았다면 그 영역의 표준점수를 반영하는 대학이 유리하고, 반대의 경우라면 백분위 활용이 유리하다. 수능영역에서 쉬웠던 영역의 점수가 좋다면 그 영역의 백분위를 반영하는 대학이 유리하다.

9월 수능 모의평가의 경우에서 원점수 합이 같은 인문계 A, B 두 학생의 사례를 들어보자. 간편한 비교를 위해 탐구영역 점수는 생략했다. 아래 표에서 알 수 있듯 가장 단순한 지표인 등급을 보면 B학생이 A학생 보다 불리해 보이지만 표준점수의 합은 B가 오히려 더 높고, 백분위 점수의 합은 A가 월등히 높다. 등급이 주요 지표로 좌우되는 수시 전형에서 A학생은 B학생보다 우위에 설 수 있다. 수능 2등급 2개라는 조건을 내거는 전형에서 A학생은 수능최저학력기준 충족이지만 B학생은 탐구 점수 여하에 따라 수능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정시에서라면 B학생은 표준점수가 반영되면서 수리와 외국어 영역의 반영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대학에 지원을 할 경우 A학생을 앞서게 된다. 반대로 A학생은 언어 영역 반영비율이 높으면서 백분위를 반영하는 대학에 지원하는 것이 유리하다. 서울시 중하위권 대학들에 있어 백분위와 표준점수 중 어떤 지표를 반영하느냐가 대학마다 각각 다르다. 백분위 반영이 많은 여대를 지원할 수 있는 여학생의 경우라면 특히 반영 지표에 따른 유·불리가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강성진 강북 노원 청솔학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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