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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육상선수권] 그린 100m 3연패 '총알 질주'

중앙일보

입력

출발 소리와 함께 그는 '총알처럼' 튀어나갔다. 스타트 반응시간은 불과 0초132. 라이벌 아토 볼든(트리니다드 토바고)과 팀 몽고메리.버나드 윌리엄스(이상 미국) 등 경쟁자들은 뒤로 뒤로 밀려났다.

그러나 마지막 스퍼트를 해야 할 때 순간적으로 멈칫하는 그의 동작을 눈치챈 관중은 거의 없었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 모리스 그린(미국)이 세계육상선수권 3연패에 성공했으나 기대했던 세계 신기록은 아깝게 놓쳤다.

그린은 6일 오전(한국시간) 캐나다 에드먼턴에서 벌어진 세계육상선수권 남자 1백m 결승에서 9초82로 골인, 1997, 99년에 이어 세계선수권 3연패에 성공했다.

9초79의 세계기록 보유자인 그린은 결승선을 불과 10여m 남겨놓고 왼쪽 다리 통증이 재발, 0초03 차이인 9초82로 아깝게 세계 신기록 작성을 놓쳤다.

그린은 결승선을 통과한 뒤 예전과 같이 혀를 내밀며 장난스런 표정을 지었지만 성조기를 흔들며 경기장을 돌 때도 왼쪽 다리를 절룩거려 2백m 출전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몽고메리는 9초85로 2위, 윌리엄스는 9초94로 3위를 차지해 미국선수들이 금.은.동메달을 휩쓸었다. 볼든은 9초98로 4위에 그쳤고 홈 관중 앞에서 고별전을 치른 96년 애틀랜타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도노번 베일리(캐나다)는 준결승 1조에서 6위(10초33)로 탈락했다.

여자 1백m에서는 매리언 존스(미국)가 준준결승을 예선 최고기록인 10초97로 통과, 대회 3연패의 가능성이 있다.

남자 해머던지기에서 일본의 무로후시 고지는 82m92㎝를 던져 시몬 지올코프스키(폴란드.83m38㎝)에 이어 일본 투척 사상 첫 은메달을 따내는 쾌거를 이뤘다. 무로후시는 98년 방콕아시안게임에서 우승, 70년부터 86년까지 해머던지기 5연패를 달성한 아버지 시게노부에 이어 대를 이어 아시안게임에서 우승했다.

여자 포환던지기에 출전한 한국의 이명선(익산시청)은 17m66㎝를 기록, 22명 중 14위에 그쳐 결선 진출에 실패했다. 야니나 코롤치크(벨로루시)가 20m61㎝를 던져 시드니올림픽에 이어 우승을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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