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박찬호, 맥그리프에 빼앗긴 '승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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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은 ‘그’ 였다.

초년병 시절 공포의 대상이었다가 4년간 아메리칸 리그 탬파베이 데블레이스에 있다가 지난 7월말 4년만에 내셔널리그 컵스로 돌아온 ‘그’가 박의 승리를 앗아갔다.

‘코리아특급’ 박찬호가 4년만에 다시 만난 ‘천적’ 프레드 맥그리프 때문에 눈부신 호투에 오점을 남기고 다 잡은 승리마저 놓쳐 패전투수가 됐다.

시즌 11승 7패에 방어율 2.83.

박은 1-0으로 앞선 8회 1사 1루에서 맥그리프에게 우익선상 2루타를 맞고 승기를 놓쳤다.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은 후 이리 저리 유인했지만 볼카운트만 원스트라이크 스리볼로 몰려 결국 어쩔 수 없이 던진 한복판 변화구. 맥그리프는 4년전처럼 날카로운 타구로 2,3루의 기회를 엮었다.

다음타자 마이클 터커는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동점타. 홈송구를 틈타 3루까지 내달은 맥그리프는 론 쿠머의 좌중간 적시타때 역전득점을 올려 박을 울리고야 말았다.

6회까진 환상적인 투수전.

박과 컵스 선발 투수 캐리 우드는 똑같이 2안타만 내주며 상대타자들을 짓눌렀다.

다저스로선 2회말 선두타자 숀 그린이 2루타로 출루했으나 세타자 연속 범타로 기회를 날렸고 컵스역시 3회초 2루타와 볼넷으로 이룬 2사 1,2루의 기회를 무산시켰다.

그러나 컵스타자들은 맥없이 물러나는 다저스 타선에 비해 끈질겼다.

6회 소사와 맥그리프의 연속볼넷에 이은 희생번트로 1사 2,3루.

박은 론 쿠머의 강습타구를 동물적인 반사신경으로 낚아 채 3루주자를 협살에 몰아 투아웃을 잡고 계속된 1,3루에서 타드 헌들리를 2루땅볼로 처리, 위기를 넘겼다.

7회말엔 1사후 숀 그린이 다저구장을 정확히 반으로 가르는 솔로홈런을 터뜨려 승리를 눈앞에 두기도 했다.

하지만 8회 선두타자를 잘 처리한 박은 소사에게 초구 몸쪽 공을 던지다 유니폼을 스치는 몸맞는 공을 내줬고 결국 맥그리프와 원하지 않던 상황에서 맞닥뜨려 경기를 그르쳤다.

박은 7과 3분의 2이닝동안 탈삼진 4개를 곁들렸으나 4안타에 6개의 4사구를 내줬고 맞수 캐리 우드는 8이닝동안 3안타에 볼넷 2개를 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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