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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스페셜] KBS '미주이민 1백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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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부터 1백년전인 1903년 1월 13일. 하와이 호놀룰루 항에 이민선 갤릭호가 닻을 내렸다.

상투와 흰 저고리 차림의 조선인 최초의 공식 이민자들은 강렬한 햇살을 받으며 짐을 든 발걸음을 바삐 옮겼다. 그들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 그리고 그 후손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가.

KBS-1TV의 특별기획 4부작 '미주 이민 100년'(연출 장영주.김병민, 사진)이 새해 시청자를 찾아간다. '미국'에 대한 인식이 새로워지고 있는 지금, '코리안 아메리칸'이라는 단어에 함축된 의미를 음미해 보기 위해서다.

7일 밤 10시부터 한시간 동안 방송되는 첫 회는 '갤릭호를 탄 사람들'이다. 1900년대 초는 한반도에 살고있던 사람들에게 모진 시련기였다. 강대국들의 입김에 좌우되는 정치상황은 물론 극심한 가뭄과 흉년에 이르기까지 각종 악조건은 이들을 태평양 한가운데 섬으로 떠밀었다.

제작진은 하와이행 이민선을 탔던 세 명의 삶을 1편과 2편에서 집중 추적했다. 갤릭호의 두 가족 중 하나로 아내와 두 살난 딸과 함께 하와이에 도착했던 김치원, 몰락한 양반으로 조선 땅에서 설 자리를 잃고 이민이라는 대안을 선택한 함호영, 네 살난 아들과 아내를 한국에 남겨 두고 떠난 유공우가 그들이다.

특히 아직도 살아있는 김치원씨의 아들 조나 김과 중국계 며느리 로라, 그리고 손녀 그웬 김으로부터 들어보는 초기 이민자들의 이야기는 생생한 감동을 준다.

"최초 이민자들은 형편이 나아지면 돌아올 생각으로 고국을 떠났지만 결국 나라가 망해 그 곳에서 정착하고 말았다. 미주 이민의 역사는 곧 독립운동의 역사와 그 궤를 같이 하고 있다"는 게 연출을 맡은 장영주 PD의 말이다.

이어 2편 '캐슬게이트에 묻은 꿈'(8일)에서는 철도공사와 탄광개발을 위해 하와이에서 미국 본토로 들어간 유공우씨의 행적을 추적했다.

3편 '아버지의 아메리칸 드림'(14일)에서는 1965년 새로운 이민법 제정 이후 건너간 이민자들과 그 자녀들의 눈에 비친 '아메리칸 드림'이 어떻게 다른지 알아본다.

마지막 4편 '코리안 아메리칸의 선택'(15일)에서는 미국 사회에서 '코리안 아메리칸'으로 자리잡은 이민 사회의 현황과 잠재력, 나아갈 길을 같이 알아보는 자리를 갖는다.

정형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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