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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OC] 로게 신임 IOC 위원장 가시밭길 예고

중앙일보

입력

자크 로게(59) 신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채 취임식도 치르기 전에 돌뿌리를 만났다.

로게 신임 위원장의 첫 출발에 재를 뿌린 것은 위원장 선거에 함께 출마했다 떨어진 리처드 파운드(59 · 캐나다)의 IOC 마케팅 분과위원장과 세계반도핑기구(WADA)회장의 사임 발표.

'미스터 머니'로 불리는 파운드는 지난 88년부터 마케팅 분과위원장을 맡은 후 IOC의 수입 증대에 가장 큰 공을 세운 인물이다.

이런 파운드의 도움 없이 정형외과 의사로 IOC 행정경험이 일천한 로게가 거액의 방송중계권료 등 복잡하게 얽힌 IOC 살림을 제대로 꾸려나가기 벅찰 것이라는 우려가 벌써부터 불거지고 있다.

더구나 파운드의 보직 사퇴는 로게의 당선을 노골적으로 민 후안 안토니오 사마란치에 대한 불만의 표시라는 점에서 '사마란치의 꼭두각시'라는 혹평을 받고 있는 로게에게는 큰 타격이 아닐 수 없다.

파운드 뿐 아니라 IOC 살림에 깊숙이 관여해왔던 김운용 전 집행위원마저 사마란치에 대한 섭섭함을 드러내고 있는 것도 로게에게는 가시밭길을 예고하는 사안.

사마란치가 IOC를 성공적으로 이끌어온 것이 바로 파운드와 김운용 위원의 강력한 보좌 덕분이었다면 로게는 지금부터 '맨손'으로 IOC 살림을 꾸려나가야 하는 셈이다.

재정 뿐 아니라 사마란치의 주도로 이뤄진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개최에 따른뒷수습도 로게의 힘으로 헤쳐 나가기 어렵다는 관측이다.

베이징의 개최지 결정에 대해 중국의 열악한 인권상황에 대한 우려가 완전히 불식되지 않은 상황에서 취임하는 로게는 세계 각국의 정치 지도자들과의 친분이 거의없어 정치적 해결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시선을 받고 있다.

특히 로게가 직면한 문제는 이번 선거에서 드러난 'IOC의 유럽 독식'에 대한 반발 무마. 아시아와 아프리카 뿐 아니라 미주까지 이에 대한 비판적인 눈길을 보내고 있어내년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 및 2004년 아테네 올림픽을 앞둔 로게의 앞길은 험난하기 짝이 없다.

로게 신임 위원장은 20일 스위스 로잔의 IOC 본부에서 취임식을 갖고 집무에 들어간다. (서울=연합뉴스) 이동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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