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한국, 유엔 안보리 비상임이사국 선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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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비상임이사국에 선출됐다.”

1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제67차 유엔 총회에서 부크 예레미치 의장이 선포했다. 한국은 이날 아시아그룹 1개 공석을 놓고 캄보디아·부탄과 두 차례 경합을 벌인 끝에 전체 192개국이 참가한 표결에서 149표를 얻어 안보리 이사국에 진출했다. 1996~97년에 이어 15년 만에 두 번째다. 이로써 한국은 내년 1월1일부터 2년 동안 유엔 안보리 이사국으로 활동하게 된다.

이날 1차 표결에서 한국은 192개국 중 116표를 얻어 각각 62표와 20표를 얻은 캄보디아와 부탄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그러나 선출에 필요한 표(유효표의 3분의2인 128표)에는 못미쳐 아시아그룹에서 한국에 이어 2위를 차지한 캄보디아와 재경합을 벌인 끝에 이사국 티켓을 거머쥐었다.

안보리는 유엔 내에서 가장 힘이 센 기구다. 국제 분쟁에 직접 개입해 유엔평화유지군을 파견하고, 침략자에 대해 경제 제재나 무력 사용을 승인할 수 있는 실질적인 강제력을 가졌다. 지난 봄 리비아 사태 때 연합군의 공습을 허용한 것도 유엔 안보리다. 6·25 때 한국에 유엔군을 파견하기도 했다. 지난 4월 북한이 미사일 발사 실험을 했을 때 안보리는 북한을 규탄하는 의장성명을 채택한 바 있다.

유엔 안보리는 임기가 없는 5개 상임이사국(미국·영국·프랑스·러시아·중국)과 2년 임기의 10개 비상임이사국으로 구성된다. 안보리를 이끄는 의장국은 15개 이사국이 국가명 알파벳순으로 한 달씩 돌아가며 맡게 된다. 한국은 ‘K’로 시작해 2년 임기 동안 두 차례 의장국을 맡을 수 있다. 의장국이 되면 이사국들과 안보리에 상정할 어젠다를 조율하고 회의 일정을 조절할 수 있어 안보리 결정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그만큼 국격도 높아진다.

김숙 유엔대표부 대사는 “그동안 북한의 핵실험이나 미사일 발사 도발이 있을 때마다 미국 등 우방국을 통해 우리 목소리를 전했지만 앞으로 2년 동안은 우리가 논의에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게 됐다”며 “전세계에서 벌어지는 각종 국제 분쟁 해결에도 세계 10위권 경제 대국에 걸맞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선거에서 각각 1개 공석이 있는 아프리카와 중남미 그룹에서 르완다와 아르헨티나가 단독 출마해 비상임이사국이 됐다. 2개 공석이 생긴 서구그룹에서는 룩셈부르크와 호주가 선출됐다.

뉴욕=정경민 특파원 jkm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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