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S세포로 심근 치료 … 하버드 “그런 사실 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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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유도만능줄기(iPS)세포로 만든 심근세포를 사람에게 이식하는 치료가 미국 하버드대 연구팀에 의해 성공적으로 실시됐다고 보도한 요미우리(讀賣)신문의 기사를 두고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중앙일보 10월 12일자 2면)

 요미우리는 11일자 1면 머리기사와 3면을 할애해 “모리구치 히사시(森口尙史·48) 객원강사 등 하버드대 연구팀이 세계 최초의 iPS세포 임상치료를 6명의 환자에게 실시했으며 그 획기적 결과를 10일(현지시간) 국제회의에서 자세히 발표할 것”이라고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신문은 같은 날 석간에서도 1면 머리기사로 모리구치와의 인터뷰 기사를 실었다.

 그런데 정작 예정됐던 발표장에 모리구치는 나타나지 않았다. 그때부터 사태가 급변했다. 하버드대 측은 성명을 내고 “모리구치는 1999년부터 2000년에 매사추세츠종합병원(하버드대 산하)의 객원연구원이었지만 이후 학교 측과는 협력관계가 없다. 모리구치의 연구와 관련된 그 어떤 임상연구도 하버드대와 병원 측의 윤리위원회에 의해 승인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요미우리는 12일자 1면에 하버드대 측의 성명 내용을 게재하면서도 “내 말은 사실이다. 왜 하버드대가 그런 말을 하는지 전혀 이해 못 하겠다”는 모리구치의 주장도 함께 실었다. 하지만 이후 하버드대 측은 “모리구치는 99년 11월부터 1개월여만 하버드대에 소속돼 있었으며 그가 이식치료를 했다는 매사추세츠병원에선 그런 이식이 이뤄졌다는 그 어떤 기록도 없다. 우린 그의 주장이 거짓말이란 확신을 갖고 있다”고 못을 박았다.

 결국 요미우리는 12일자 석간에서 “모리구치와의 취재 경과를 정밀 검증하고 관련 조사도 실시 중이다. 사실을 정확히 파악한 뒤 그 결과를 알리겠다”고 물러섰다.

 모리구치는 도쿄의대 치과대학을 졸업한 뒤 현재 도쿄대병원 특임연구원 신분을 갖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당초 의사 자격증을 갖고 있다고 주장하던 그는 12일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의사 조수 자격증”이라고 발언을 수정하는 등 경력에 대한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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