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칼럼④] 주제문 찾으려면 however·therefore 접속사 주변을 살펴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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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외국어영역 지문에서 주제문을 찾는 방법은 어려운 영어 문장에서 주어를 찾아내는 요령과 비슷하다. 주어는 문장에서 주어가 나올만한 위치나 품사, 주어 앞에 사용되는 콤마(,) 등 표지를 이용해 찾는다. 주제문 역시 전체 지문에서 주제문이 나올 수 있는 위치와 주제문을 알려주는 표지를 활용하면 비교적 손쉽게 찾을 수 있다.

주제문 찾기를 요구하는 수능 외국어영역 지문은 대부분 설명문·논설문 등 실용문이 활용된다. 실용문의 경우 글쓴이는 독자가 자신의 글을 쉽고 빠르고,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애를 쓰기 마련이다. 수능 지문으로 출제되는 실용문의 경우엔 특히 글쓴이가 주제문을 의도적으로 표시해준다. 지문의 앞·뒤 부분 등 특정위치에 주제문을 위치시키거나 연결사 등 특정 어휘를 통해 주제문임을 표시해주기 마련이다.

설명문의 경우 단순한 양괄식 구조가 많다. 지문의 첫 번째 또는 두 번째 문장에서 주제문을 제시한 뒤 본문에서 주제문을 설명하고, 마지막에 다시 한 번 주제문을 정리한다. 글이 짧을 때는 두괄식·미괄식 등 주제문이 앞 또는 뒤에서 한 번만 나오기도 한다. 이런 형태의 지문은 주제문을 찾기가 비교적 쉽다. 과학·기술과 관련된 지문의 경우에도 글의 내용이 어렵지만, 대체로 글의 구조는 단순하다. 요령만 있으면 문제 풀기는 오히려 쉽다. 글의 내용이 어렵다고 겁부터 낼 이유가 전혀 없다.

하지만 글쓴이의 주관적 판단이나 주장을 피력하는 논설문은 다르다. 단도직입적으로 자신의 주장부터 펼치면 독자가 거부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글이 어느 정도 진행한 후에 ‘그러나(however)’ 등의 접속사를 활용해 주제문을 제시한 뒤 사례나 논거를 들어 글쓴이가 말하고자 하는 내용을 확실히 한다. 지문 마지막 부분에서는 ‘그러므로(therefore)’ 등의 접속사를 활용해 주제문을 다시 등장시킨다. 소위 말하는 양괄식 구조다.

주제문이나 주요 내용을 나타내는 표지어만 확실히 익혀도 문제풀이에 도움이 된다.

1 역접의 접속부사 (However, But, Yet 등)

글쓴이의 주관적 생각을 주장하는 글에서는 일반적으로 주제문을 지문 앞 부분에 위치시키는 것을 피한다. 독자의 관심을 유도하기 위해 자신의 주장과 다른 입장이나 일반적 견해로 글을 시작한다. 그리고는 지문의 3분의 1~4분의 1 쯤 되는 위치에서 ‘그러나’라고 하면서 자신의 진짜 의도나 생각을 드러낸다. 물론 짧은 지문에서는 ‘그러나’가 글의 중간이나 끝부분에 나오기도 한다. 이 때문에 접속사의 ‘위치’만 가지고 주제문을 찾으면 오류를 범할 수 있다. 위치는 물론, 표지어가 의미하는 바를 함께 봐야 한다.

 2 귀결의 접속부사 (Therefore, So, Thus 등)

주로 지문의 4분의 1이하, 끝 부분에 ‘그러므로’가 사용된 문장이 나오면 그것은 대부분 주제문이다. 지문의 논리적 귀결을 나타내기 때문이다.

 3 사례(For example, For instance 등)의 앞 문장

글쓴이가 독자에게 각인시키려 하는 내용을 예를 들어 구체적으로 설명하기 마련이다. ‘예를 들면’이 나오면 대부분 바로 앞 문장 또는 그 앞 문장이 주제문이 되는 경우가 많다. 물론 ‘For example’을 사용하지 않고도, 구체적 시간이나 장소, 인물, 사물 등을 사례로 드는 경우도 있다. 지문에서 글쓴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내용은 당연히 설명이 반복되거나 길어진다. 구체적 사례를 드는 것 외에도 구두점 (:, ;, -) in fact, that is, in short, in sum 등을 사용해 주요 내용을 다시 설명하거나 정리해준다.

 4 지시사 (This, Such 등)

지시사 this는 두 가지 기능을 갖는다. 하나는 바로 앞에서 언급한 내용을 지칭할 때다. 또 하나는 지시되는 내용이 글의 흐름 상 중요할 때 주로 사용된다. 따라서 지시대명사 this, such는 그것이 지칭하는 내용 또 지시 형용사 this, such는 꾸며주는 명사를 눈여겨봐야 한다. 특히 지시사 this는 학생들이 어려워하는 ‘빈칸에 연결사 채우기’ ‘글의 순서 정하기’ ‘문장 끼워 넣기’ 유형의 문제를 푸는데 쓸모 있게 사용된다.

 5 당위 또는 의무의 조동사 (Should, Must 등)

조동사 ‘should’ ‘must’는 글쓴이가 주장하거나 요구하는 내용에 주로 사용된다. 명령문과도 같은 효과를 낸다. ‘그러나’ ‘그러므로’와 함께 사용되면 대부분 주제문이다.

 6 강세형 표현 (반복, 비교급강조, 양보 구문, 의문문, 감탄문 등)

글쓴이는 독자의 주목을 끌기 원하는 내용에 강한 표현을 사용한다. 가령, 동사를 강조하는 do, 소유격 강조의 own, 강조 용법의 재귀대명사, much, even, far 등의 비교급 강조, It is ~ that 강조 용법, not A but B 용법, what is more, even 등의 점층법, 강한 긍정을 나타내는 이중부정, although 등 양보구문의 주절내용 등이다. 구두점도 눈여겨봐야 한다. 느낌표(!)가 있는 감탄문, 또는 의문문의 내용은 중요하다. ‘I love you’와 ‘I love you!’는 감정 전달의 정도가 현저하게 다르다. 지문 앞부분에 나오는 의문문은 주제를 암시하고, 끝 부분에 나오는 의문문은 강한 주장을 나타내는 수사의문문이 대부분이다. 주제와 직접 연관된다.

 수능 지문에는 해석 자체가 어려운 지문도 나온다. 그 지문을 한 번에 해석하고 이해하는 것은 무리다. 처음 지문을 훑어볼 때는 ‘그러나’ ‘그러므로’ ‘예를 들면’을 중심으로, 주제문 표지어가 많이 들어 있는 문장을 찾아서 집중적으로 해석해야 한다. 지문을 읽는 학생이 글 내용을 주관적으로 판단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글쓴이가 중요하다고 알려주는 대로, 글쓴이의 논리에 따라서 수동적으로 글의 내용을 이해하면 된다. 주제문의 표지어가 그 길잡이 역할을 충분히 해줄 것이다.

  문장 끼워 넣기, 순서 찾기 유형 등의 문제는 다음 칼럼에서 살펴보자.

기영인농어학원 남용호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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